[드림이 만난 사람] 하상용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
“창업성공률 높이기 위해 창업생태계 중요”
“‘아이디어’와 ‘열정’ 가지고 도전하라”
“‘아이디어’와 ‘열정’만 있다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라”며 ‘성공 창업 전도사’로 기억되고 싶다는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를 이끌고 있는 하상용 센터장.
그는 1995년 광주 첫 창고형 대형 할인 매장인 ‘빅마트’를 선보이면서 창업 10여 년 만에 매출 2000억 대 기업으로 키워냈던 인물이다.
하지만 대기업의 무차별적인 지역 출점에 따른 경쟁력 약화, 무리한 사업 확장에 따른 자금난이 겹쳐 위기를 맞았고 급기야 법정관리와 청산에 내몰렸다.
이후 재기에 나서 청년 창업자들을 응원하고 지원하기 위한 멘토로 활동하며 지역 내 창업 붐 조성과 ‘창업 성공률 높은 광주’를 내세우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온 그는 지난 2021년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으로 선임됐다. 취임 이후 호남권역 최초로 민간투자 주도형 기술창업지원인 팁스(TIPS) 선정·제6대 협의회장 선정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그를 만나 지난 2년여간의 소회를 들어봤다.
28일 6월 광주창업포럼이 열린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본보와 만난 하상용 광주창경센터장.
그는 빅마트 정리 이후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을 돕고 공유문화 확산을 위한 비영리 기관인 광주재능기부센터를 설립하고, 2013년부터 ‘창업포럼’을 한 달에 한 번씩 개최하며 10여 년간 지역 창업자를 만나오는 과정을 거치며 2021년 6월 마침내 광주 창경센터장으로 선임됐다. 그는 “센터장 부임 후 지역 창업 생태계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다”면서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예비 창업, 초기 창업, 성장 도약, 글로벌 진출까지 전주기를 지원할 수 있는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로 도약하고 있어 기쁘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지난 2년을 돌아보며 가장 큰 성과로 ‘팁스’ 선정을 꼽았다.
‘팁스’ 운용사 선정 재임 최대 성과
팁스(TIPS : 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 Korea)는 세계시장을 선도할 기술 아이템을 보유한 창업팀을 민간주도로 선발해 미래유망 창업기업을 집중 육성하는 프로그램으로, 이는 광주창경센터에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2013년도부터 시작된 팁스는 호남권에서는 전무했는데, 지난해 호남권 최초로 광주창경센터가 선정되면서 기대감을 표한 것.
중소기업벤처부가 선정한 팁스 운영사는 6년간 540억 원을 투입해 매년 최대 10개사의 창업기업을 추천하고 이를 통해 △기술개발(R&D) 자금 5억 원 △사업화 자금 1억 원 △해외마케팅 자금 1억 원 △엔젤매칭펀드 2억 원 등을 최대 9억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지역 스타트업이 자금을 지원받아 고속 성장이 가능해지고, 자금난을 극복하기 위해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지역 우수 창업기업 유출 현상 등이 방지된다는 것이 하 센터장의 설명이다.
그는 “최근 5년 자료를 보면 팁스를 통한 창업은 생존율이 98%”라면서 “과거의 실적 성과이긴 하지만 선정이 됐다는 그 자체가 성공적으로 갈 수 있는 안전한 기반을 만들게 되는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약 2년간 230개 창업기업을 발굴했으며, 16개사에 23억 원을 직접 투자하고 800억 원을 간접투자 유치하는 등 성과를 보이며 스타트업 성장지원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하 센터장의 목표인 ‘창업생태계의 선순환 구조’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그는 “죽을 때까지 내가 할 일은 창업생태계를 만들고 도우는 일”이라고 강조했는데, 창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기반 조성부터 적극적인 투자까지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나 이는 긴 시간이 소요돼 이미 구축된 선진국에만 투자하게 된다는 것.
그는 “호남권 유일의 팁스 선정은 운영사로서 선순환이 가능한 창업생태계 조성에 선구자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투자했던 기업들이 활성화되려면 판로가 나야 하고 글로벌 진출을 돕는 역할 등이 필요한데 지역산업생태계 안에 부족한 것들을 어떻게 돕고 채워갈 수 있을지 연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 센터장은 지난해 10월 창조경제혁신센터 협의회장도 역임하게 됐다. 이는 창경 센터장들로 구성된 협의회로, 전국 19개 창경센터의 설립 목적 달성을 위해 지역의 경제 활성화와 지역 창업 생태계조성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요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
“창업 실패 확률 높아, 줄일 방법 고민해야”
하 센터장은 “전국 창경센터가 유기적인 협업 체계로 견고히 구축돼있는 만큼 지역과 지역을 연결해 한국형 창업생태계를 만드는데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
창업에 ‘성공’이 있다면 ‘실패’도 있는 법. 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원천적으로 창업자들은 ‘새로운 것’, ‘남들이 안하는 것’ 등 새로운 시장을 갈망하는데, 아쉽게도 그들은 청년들로 경험이 적고 경제적으로도 녹록지 않으며, 네트워킹도 약하는 등 강점이 없어 ‘실패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
이에 그는 린(Lean)스타트업을 강조했다. 이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꾸준히 혁신해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하 센터장은 “창업을 시작하는 친구들을 만나면 가장 먼저 하는 이야기는 창업은 ‘꽃길’이 아닌 ‘자갈길’로 3일이 나쁘고 하루만 좋아도 행복한 경험”이라며 “실패확률이 높은 창업자들의 강점은 오로지 ‘아이디어’와 ‘열정’인데 이 실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린 스타트업은 빨리 실패하고 가볍게 실패하고 그래서 성공확률을 높여보자”라는 것으로 “‘빨리 성공하세요’가 아닌 좋은 경험을 쌓고 제대로 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정부의 지원 자금도 다양하며 이를 거치며 단련하는 것으로 설령 여기서 실패해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의 실패는 경험으로 쌓아갈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그들은 더 많이 배우며, 개선할 수 있는 기회에 한 발짝 나아가는 것”이라면서 “필연적으로 창업은 실패가 연결돼있으며 좀 더 빨리 창업을 하고 경험해 내공을 쌓는다면 지금은 힘들어도 힘든 만큼 내공이 생기며 이는 성공 확률을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창업’에 성공하는 사람들은 ‘DNA가 다르다?’는 말은 옛말이다.
그는 “과거에는 창업에 성공하기 위해선 카리스마가 있어야 하고 리더십이 있어야 하며, 아이디어와 열정이 있는 사람만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요즘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좋은 ‘팀’의 영향이 크며 ‘나를 따르라’가 아닌 함께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리더가 중요해졌다”고 언급했다.
“광주시 주도 5000억 창업펀드 조성 협력”
광주시가 ‘창업 성공률이 높은 도시 광주’를 위한 핵심 로드맵 중 하나인 5000억 규모의 ‘창업펀드’ 조성과 관련해서도 ‘협력’을 언급했다.
그는 “2022년 벤처투자 지역별 현황에서 광주지역은 0.6%로 투자생태계가 매우 미흡한 실정”이라면서 “초기 스타트업 투자로 기업 성장 환경 조성이 지원된다면 지역 산업 성장 및 경쟁력 확보가 가능해 투자 펀드 조성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민선8기 공약인 광주시의 5000억 펀드 추진에 센터 역시 공공 액셀러레이터로서 투자생태계 조성을 위한 5000억 창업펀드가 실현될 수 있도록 긴밀한 협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창업’은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말한다.
그는 “너무 좋은 환경이면 창업을 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창업을 도와주고 있고 실패가 좌절이 아닌 기회로 삼을 수 있어 지금은 창업하기 참 좋은 시기”라고 언급했다.
하 센터장은 ‘지역 생태계’를 튼튼하게 만드는 것을 과제로 삼았다.
그는 “아마존 밀림이 가물어도 몇 년 동안 살아남는 것은 오랜 세월의 생태계가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런 것을 지역에서도 만들어 나가야 하고 창경센터에서도 그런 역할들을 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비 창업자들에게 든든한 응원군으로 언제든 이야기하고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성공 창업 전도사’로 기억되기까지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창경센터의 향후 계획과 목표는 특화산업인 ‘인공지능’ 등 구심점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고 창업 성공률이 높은 광주 실현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 센터장은 “아이디어 발굴부터 글로벌 진출에 이르기까지 전 주기적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면서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지역에서 유출되지 않고 지역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실무형 전문인력 양성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 친환경 스마트 모빌리티, 신재생 에너지 등 특화분야를 중점으로 지역 우수 기술창업기업, 로컬크리에이터를 발굴하고 있다”면서 “향후 지역 내 창업 및 투자생태계를 조성하고 창업 기업의 안전적인 성장 지원 및 우수창업기업의 발굴과 직접투자 확대 등 ‘스케일업’에 집중하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중소기업벤처부 지정 지역 창업거점기관으로 창업문화 확산에서 강소기업 육성까지 창업의 전방위적인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박현아 기자 haha@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