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과 여야의 지지율이 모두 30% 대 박스권에 장기간 머물고 있는 상태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대선 패배의 원인을 ‘민주당 정부’의 실패로 규정해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지난 18일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간한 녹서(Green paper)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에서 “2021년 재보궐 선거부터 2022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까지 연이은 선거 3연패는 민주당이 민심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성적표”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이어 “민주당은 부동산값 급등 등 불평등·양극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국민적 지지와 신뢰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전현직 을지로위원장 등의 대담에서도 자못 신랄한 자아 비판이 쏟아졌다.

 L 의원은 “탄핵을 하면서 자유한국당이 무너지니까 우리가 국민의 지지를 갖고 독자적으로 정권을 유지해 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 오만했다는 생각”이라고 평했다.

 그는 “정권의 출발이 청계광장에 모인 민심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사회경제개혁을 해야 되는데 첫 해를 다 놓친 것도 문제”라며 “소득주도성장,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같은 의제를 다 제시했지만 준비가 전혀 안 돼 있었다”고도 했다.

 P 의원은 “우리가 여당이 되면서 생겨난 장점은 동시에 단점이 되기도 했다”며 “행정 권력을 십분 활용해서 효과적이고 성과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진 장점이 있는 반면, 행정 권력이란 수단이 생겨서 안이해진 측면도 생겼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1기 을지로위원장이자 녹서발간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은 발간사에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극심해진 부동산·자산 등 부의 양극화, 고용 불안정,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사회경제적 약자의 고통을 해결하는 ‘정치적 효능감’을 주지 못했다”며 “정권 재창출로 다음 민주당 정부에서 해결하겠다는 확고한 믿음도 주지 못했다. 이것이 패배의 원인”이라고 썼다.

 # 보고서는 나름 해법도 제시했다. “양극화와 불평등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유능한 민생정당으로 거듭나는 길만이 민주당의 유일한 생존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선택받지 못한 약자에게 강요되는 불평등과 희생을 끝내는 것이 대한민국을 지속가능한 사회로 만드는 해법이라는 신념으로 전진하겠다”며 “불평등·불공정과 강력하게 맞서 싸울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네 번째 민주당으로 진화해야 이길 수 있다”고 부연했다.

 보고서는 ‘을(乙)과 함께 나아갈 사회경제개혁의 길’을 목표로 민생개혁의 길, 공정경제의 길, 주거보장의 길, 노동존중의 길, 산업전환의 길, 돌봄 국가 등 6개 의제에 대한 정책 제언을 제시했다.

 이어 “위선·내로남불로 덧씌워진 태도를 바꾸고, 지속된 내부 분열을 극복해야 한다”며 “불평등·불공정과 강력하게 맞서 싸우는 당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민주당 내부에서 공식적으로 ‘반성’이라는 단어가 나온 건 이례적이며 일단 긍정적 반응을 얻고있다. 그러나 민주당과 그 지지자들이 숙고해야 할 대목이 있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당시 국민의힘 텃밭이라는 대구에선 당 대표로 30대 이준석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자당 소속 대통령에 대해선 상당수 의원들이 탄핵 찬성표를 던졌다. 그 뿐인가? 그 박근혜 대통령을 수감시키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한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을 영입시켜 대통령 후보로 만들기까지 했다.

 민주당에 이런 ‘파천황’적 역동성과 상상력, 그리고 정치력이 존재할지 의문이다. 국민의힘 다음 대선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이 아니라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서울본부장 겸 선임기자 kdw34000@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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