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정규직지원센터, 노동인식 조사결과 발표
광주 시민 10명 중 8명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정규직 노조의 양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광역시 비정규직지원터(센터장 정찬호)는 지난 11월 첫째 주에 광주시민 1047명을 대상으로 ‘비정규직 주요 쟁점’에 대해 인식조사를 진행, 13일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모바일을 통해 진행됐고, 각종 노동 이슈와 비정규직 쟁점 등 총 24문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정규직 노동조합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문항에 시민의 77.4%가 양보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긍정적 답은 정규직 77.6%, 비정규직 78.3%로 비슷했다. 반면 노동조합 가입자는 67.4%가, 미가입자는 81.4%가 긍정적으로 답해 큰 차이를 보였다. 노동조합이 소속 조합원을 위한 조직이라서 자신들의 문제가 우선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많고 미가입자의 경우는 정규직 노동조합이 일자리도 안정되고 기득권을 많이 누리고 있으니 양보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은 것으로 센터는 해석했다.
‘정규직이나 비정규직이 되는 것은 개인의 능력 차이 때문이다’라는 문항에 45.3%가 긍정적으로 답해 꽤 많은 시민들이 재산, 학벌, 친분 등 개인의 능력 차이로 비정규직이 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긍정율은 30대(50.4%)와 정규직(54.1%)이 평균치보다 높았다. 30대의 경우 직장생활에 적응해가는 시기에 느끼는 사회적 경험이, 정규직의 경우 일자리의 상대적 안정감이 작용한 것으로 센터는 해석했다.
‘기업은 인건비 절감과 쉬운 해고를 위해 비정규직을 선호한다’는 항목에는 긍정율이 86%였고 30명이 참여한 영세사업주 측은 93.3%로 압도적이었다. 시민들은 기업 이윤과 비정규직이 상호 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인식하고 있었다.
‘비정규직이 동일한 일을 하는 정규직과 비교하여 차별받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긍정이 87.5%였다. 여성이 91.4%로 남성보다 7.2%가 높았고 50·60대에서는 95~96%의 높은 긍정율을 보였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88%대로 비슷했고 영세사업주의 경우 93.3%가 긍정했다. 대다수 광주 시민들은 비정규직 차별이 심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경력이나 자격으로 인한 차이 이외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동일노동에 동일임금을 지급해야 한다’에는 80.2%가 긍정적이었다. 50대·60대의 경우 86.1%와 88.6%를 보였다. 50~60대는 은퇴 후 2모작을 하고 있거나 곧 해야 할 입장에서 대다수 일자리가 비정규직 저임금인 점이 동일임금에 대한 긍정율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특이한 것은 영세사업주의 긍정율이 90%를 보였다는 점이다. 센터는 “추가 연구조사가 있어야 하겠지만 고임금이 소비를 촉진시켜 가게 운영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노동조합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문항에는 61.2%가 긍정적이었으며 다른 문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긍정율을 보였다. 20~40대 젊은 층 긍정율이 60%대인 반면, 50대~60대의 경우 40%대 중반이었다.
‘비정규직 고용 제한을 통해 비정규직 양산을 억제해야 한다’는 항목에 시민의 73.8%가 긍정적이었다. 출산휴가 대체, 산재휴가자 대체, 정해진 기간의 프로젝트사업, 계절적 수요 등 불가피한 사유 등에 입각해 비정규직 고용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는 인식이었다.
마지막으로 ‘윤석열 정부는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성과를 거둘 것이다’는 항목에 대해서는 긍정이 37.1%, 부정이 63%였고, 여성이 67.7%로 더 부정적이었다. 비정규직 당사자들의 부정율은 68.7%로 정규직보다 14.6%가 높았다.
이번 조사에 대해 정찬호 센터장은 “지역 차원에서 비정규직 등 다양한 노동 이슈에 대해 광주 시민들의 생각은 어떠하고,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면서 “노사민정 각 주체의 활동이나 노동정책 수립에 기초 자료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번 ‘2023 노동 현안 및 비정규직 관련 광주시민 의식조사 보고서’는 광주광역시비정규직지원센터 홈페이지(www.gjcitybg.org) 자료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