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순의 호남의 명산] 영광 송이도 왕산봉(165m)
하얀몽돌해안서 큰내끼·작은내끼 10km 당일 트레킹

몽돌해변.
몽돌해변.

 ‘사흘칠산’이라는 말이 있다. ‘사흘 동안 조기를 잡아 일년을 먹고 산다’는 칠산바다를 두고 하는 전해오는 말이다.

 칠산바다는 조기의 고향이다. 영광군 송이도(松耳島)는 그 중심에 있는 아름다운 섬이다. 소나무가 많고 섬의 모양이 사람 귀를 닮았다고 해서 송이도라고 전한다.

 눈길을 끄는 잘생긴 소나무는 없다. 그래도 사람들은 보물섬이라고 부른다.

 썰물때면 송이도와 대각이도 사이에 하루 두 차례 열리는 신비의 바닷길은 직선거리로 무려 3km에 달한다. 이곳에서 채취하는 맛조개는 유난히 크고 맛이 좋아 명품 대접받는다. 주민들의 주된 소득원이다.

 조개잡이는 11월 말부터 3월까지 이어진다. 송이도의 상징처럼 알려진 하얀 몽돌해변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이고, 세계적인 희귀조 노랑부리백로(천연기념물 361호), 수달(천연기념물 330호)이 집단서식하고 있으며 전국 최대규모의 왕소사나무 군락지가 있는 보물섬이다.

송이도 선착장.
송이도 선착장.

 송이도 최고봉은 왕산봉(165m)이다.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아서 지금은 묵은 길이다. 작은내끼몽돌해안에서 왕산봉으로 이어지는 길이 완성된다면 제법 짱짱한 코스가 예상된다.

 해안선을 따라 구석구석 걷기에 좋은 트레킹코스가 있다. 많이 걷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선착장에서 큰내끼 몽돌해변까지만 2시간 정도 왕복해도 섬의 절반은 본 것이나 다름없다.

송이도선착장.
송이도선착장.

 향화도에서 오전 8시 출항하는 첫배로 들어오면 섬에 머무는 시간이 6시간 40분 정도여서 물때만 맞으면 맛조개잡이 체험도 가능할 정도다. 길이 여러 갈래로 흩어져 있지만 모든 길의 기준을 선착장으로 하면 된다.

 송이도 선착장에 내리면 ‘아름다운 섬 송이도’ 표지석과 안내도가 있다. 그 뒤편 언덕에 송이도가 고향인 광주대학교 설립자 고 김인곤 박사 동상이 보인다.

 섬 전체를 둘러보려면 우측 해안데크를 따라가는 것이 좋다. 선착장 바로 옆에 있는 해수욕장은 포물선 형태로 모래 대신에 아기 손바닥만한 몽돌이 약 1km 정도 깔려있다. 백령도에 있는 콩돌해안과 함께 국내에서 유일한 흰 몽돌해수욕장이다.

 해안에 접한 ‘송이도 트레킹길’데크를 따라간다. 커다란 느티나무 숲을 지나면서부터는 시멘트 방파제 길이 시작된다. 검은바위낚시터까지 1.2km를 해안선 따라가면 경사면에 폭약으로 채굴한 흔적이 남아있다. 송이도의 암질은 도자기와 유리의 원료인 규석(산돌)이 많아 목포에 있는 도자기 회사에서 많이 가져갔다고 한다.

 바닷물 빠지면 나타나는 길, 맛등

 검은바위낚시터 갈림길에서 왼쪽 언덕으로 올라선다. 계속 시멘트길이다.

 이정표는‘큰내끼1.3km’가리킨다. 헬기장을 지나면 좌우로 소나무와 사스피레 나무가 주종을 이루는 계곡지형이다.

 습지에는 짐승의 발자국이 많다. 10분 정도면 만나는 사거리 정자 갈림길에서 직진하면 큰내끼몽돌해안이고, 오른쪽 능선으로 올라가면 등산로다. 능선따라 1.3km 끝 지점 언덕에 사각 전망대가 있다. 서쪽으로 안마군도와 북쪽으로 위도까지 보이는 탁 트인 조망이 일품이다.

큰내끼몽돌해변.
큰내끼몽돌해변.

 나만이 알고 싶은 곳, 큰내끼몽돌해변

 전망대에서 시멘트도로를 따라 10분 정도 내려오면 큰내끼몽돌해안이다. 해안에 바다 쓰레기가 많아 조금은 실망스럽다. 멀리서 봤을때와 달리 바닷가에 내려가면 해변 면적이 결코 작지 않다. 송이도 선착장에 있는 몽돌과는 달리 식빵 크기만 한 몽돌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왼쪽 바위벽에 아는 사람만 아는 비밀스런 동굴도 있다. 코끼리바위라고도 부르며 송이도에서 일몰이 가장 아름다운 장소라고 캠핑족들이 귀뜸한다.

작은내끼해변.
작은내끼해변.

 큰내끼몽돌해안 입구에서 왼쪽 언덕으로 올라선다. ‘전망대(등산로)’까지 0.3km 거리다. 임도처럼 넓은 길이다.

 사각형 전망대에서는 바다 풍경과 해안 절벽지대를 두루 조망할 수 있다. 무장등(150,9m)까지 5분 정도 오르막이다. 무장등은 특징 없는 평범한 봉우리며 이곳만 지나면 줄곧 내리막이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는 왕소사나무군락지 방향이고 오른쪽으로는 작은내끼 방향이다.

 1.2km 25분 정도 내려가면 작은내끼몽돌해안이다. 여기도 쓰레기가 있어 첫인상이 좋지는 않으나 해안 가까이 가면 또 다른 매력이 있다. 크고 작은 몽돌이 해변 가득하며 왼쪽의 바위지대는 화산작용 당시 용암에 뒤틀린 지층의 모습을 확연히 보여주는 암석 전시장과 같다.

코끼리바위.
코끼리바위.

 산 위의 왕소사나무 군락지

 정수장 뒤쪽, 내막봉 언덕에는 전국 최대규모의 왕소사나무가 군락지가 있다. 100여 그루가 보호되고 있는데 이들의 수령이 약 30년~200년에 이르는 거목이다. 인천 옹진군 십리포 해수욕장에도 왕소사나무 군락지도 유명하지만, 규모면에서 송이도에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소사나무는 나무의 자태가 좋아 분재로 많이 기른다. 송이도 왕소사나무 군락지는 우람한 명품분재가 연상된다.(소사나무란 서어나무의 한자 이름인 서목(西木)에서 온 것이다. 서어나무보다 훨씬 작게 자라는 나무이니 소(小) 자를 넣어 소서목(小西木)으로 불리다가 소서나무에서 소사나무로 변했다.)

왕소사나무.
왕소사나무.

 맛등은 맛조개가 많이 서식한 곳이라 하여 맛등으로 불리기도 하고 풀등이라고도 한다. 하루에 두 번, 모세의 기적처럼 송이도와 대각이도 사이에 바닷길이 열리며 광활한 모래등이 나타난다. 호미나 갈퀴 모양의 도구로 뻘 속을 긁어내면 백합이나 동죽도 많이 잡힌다. 탐방객 누구나 조개잡이 체험이 가능하다.

 마을로 내려가는 길옆에는 눈길을 끄는 거대한 팽나무 두 그루가 있다. 세월을 가늠할 수 없이 선 모습이 영기가 서린듯하다. 마을 안쪽을 지나서 바닷가 쪽으로 나가면 몽돌해안데크다. 몽돌은 반출을 금지하고 있다. 은빛 파도에 부딪치는 하얀 몽돌들, 한때는 날카로운 각이 있었으리라. 함께 어우러지는 둥글둥글한 지혜를 배우라고 말하는 듯하다.

영광 송이도 개념도.
영광 송이도 개념도.

 ▲산행 길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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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

 영광 향화도 선착장에서 하루에 2번(08:00, 14:00) 출발한다. 하지만, 물때에 따라 배 시간이 불규칙하므로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향화도에서 송이도까지는 1시간 30분 소요된다. 송이도에서 나오는 배는 하루에 2회(09:50, 15:50)운항한다. 배삯은 편도 8200원, 문의 송이도 매표소 061-353-4277, 한진해운 061-279-4222, 신분증은 필히 지참해야한다.

 ▲주변 명소

 향화도 선착장에 있는 칠산타워는 111m 높이로 전남지역에서는 가장 높은 랜드마크다. 영광에서 무안을 가려면 승용차로 40분 이상 소요되던 곳을 2019년 개통한 칠산대교를 건너면 불과 3분이면 무안의 끝 도리포에 닿는다. 도리포는 작은 카페와 횟집들이 들어서고 있는 포구다. 영광의 대표적인 먹거리 모시송편은 두리담 모시송편 061-351-3904이 유명하다. 꼬들꼬들한 굴비백반을 맛 보려면 법성포로 가야한다. 정일품 061-356-5545, 동원정 061-356-3323, 일번지식당 061-356-2268이 맛집이고 1인분 2만 원.

 글·사진= 김희순 山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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