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2주기 추모식
유족 “아픔 딛을 안전한 사회 만들어야”

11일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참사 현장에서 참사 2주기를 맞아 추모식이 열렸다.
11일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참사 현장에서 참사 2주기를 맞아 추모식이 열렸다.

 “세상은 빠르게 발전합니다. 그런데 혹시 좀 덜 발전하더라도 희생이 없는 세상은 어떨까요?”

 2년 전 광주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 중 16개 층이 무너져 6명의 하청 노동자가 숨졌다. 참사 발생 2년이 지난 11일 오후, 사고 현장에서 추모식이 열렸다.

 화정아이파크 희생자가족협의회 주관으로 열린 추모식에는 희생자 가족들과 강기정 광주시장,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 A1추진단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추모식은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으로 시작해 △유가족·내빈 소개와 △추모사 △HDC현대산업개발의 해체공사 경과보고 및 향후계획 발표 △추모시 낭독 △헌화 △폐회 순으로 진행됐다.

 현재 참사가 발생한 201동 해체 작업이 이뤄지고 있으나 이날은 추모식 개최 1시간 전부터 철거 공사가 중단됐으며 추모객들에게는 안전모가 지급됐다.

 이날 유족들은 참사를 잊지 말고 안전한 사회를 위해 바로 잡아 갈 것을 주문했다.

 이날 안정호 희생자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우리 사회는 얼마나 안전해졌느냐”며 “이날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책임있는 분들이 좀 더 애써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어 “갑자기 유가족이 됐고, 마냥 슬퍼할 순 없었기에 희생자들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고민했다”며 “슬픔과 아픔을 딛고 행복할 수 있는 아파트를 만드는 게 그들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모비와 추모관보다 안전한 놀이터를 만들고, 주민들이 편히 쉴 수 있는 정자를 지어줬으면 한다”며 “기억하지 않으면 참사는 반복된다. 지난 사고의 기억을 잊지 말고 하나 하나 바꿔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2년 전 붕괴사고가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2단지.
2년 전 붕괴사고가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2단지.

 이날 추모사에 나선 광주시와 지자체는 안전한 도시를 위한 행정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2년 전 기억은 아픔인 동시에 책임이었다”며 “2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광주시민이 다시는 이런 아픔을 겪지 않도록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 일에 시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이강 서구청장은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지켜내야 하는 지자체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안전에 있어서만큼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행정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1월 11일 광주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 현장에서 바닥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이던 39층이 무너지며 16개 층이 붕괴했다. 이 사고로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수사 결과 붕괴의 주요 원인은 구조 검토 없이 무단으로 공법을 변경하고, 상부층을 지지하던 동바리를 철거하는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맞물려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토대로 시공사인 HDC 현대산업개발 직원 등 공사관계자 21명이 검찰에 넘겨졌으나 지난해 11월 재하도급 업체 대표 2명이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을 뿐 나머지 관계자들에 대한 처벌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현재 화정아이파크는 전체 8동의 전면 재시공을 전제로 철거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HDC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7월부터 해체 공사를 시작했으며 내년 4월 중 완료될 예정이다. 리빌딩 공사는 2025년 1월부터 시작되며 최종 공사 준공은 2027년 12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시연 기자 youn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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