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중국차(茶)] (37) 차 등급 최후의 판결자 구감(口感)
시중에서는 자격이나 실력이 안 되는 자들이 되레 전문가인 척 행세를 하고 다닌다. 그래서 일부의 상인들은 “나는 차 모른다. 차 맛의 구분은 신만이 가능하다”라며 본인의 차에 대해 무지함을 자랑스레 이야기하고, 소비자들로부터 질책 대신 오히려 “정직한 사람”이라고 칭찬을 받는다. 이 무슨 해괴한 일인가. 파는 사람이 모른다면 그 물건을 사는 소비자는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무지함은 무책임으로 연결된다. 그 무책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서라도 소비자들의 실력이 높아져야만 한다.
차를 보고 그 등급의 고저를 판별할 때는 인체의 감각기관을 이용한다. 즉 눈으로 보고, 코로 맡고, 입으로 맛보는 순으로 진행된다. 물론 엽저(葉底)를 손으로 만지는 촉각도 있지만, 등급 고저 판단의 대부분은 시각, 후각, 미각에 의존해서 결정된다.
감각기관을 통해 전달된 시각, 후각, 미각 가운데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한가?
거두절미하고 색향미(色香味)의 순서는 바로 차를 감별하려는 사람의 실력을 보여주는 지표라고도 할 수 있다.
하수는 매사를 시각으로만 판단하려 든다. 실례로 보이차의 경우 찻잎의 크기가 작으면 작을수록 좋다는 것에만 매달리면 관목차를 적지 않은 돈을 주고 선택하는 우를 범하기 쉽다. 포장지에 인쇄된 글자의 형태나 종이의 재질 등으로 진위를 판단하면 포장지만 진짜인 차를 선택해서 적지 않은 금전적인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관련기사 [좌충우돌 중국차](34) ‘불량한 보이차’ 이야기(下)) 참고.
인체 감각기관 이용해 차 감별
중수의 실력은 코에서 멈춰있다. ‘시각+후각’을 같이 이용하지만, 차의 모든 것은 향기라 여긴다. 아울러 드센 향기가 나는 것이 높은 등급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틀리는 것이자, 무저갱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만드는 함정이다.
한국 녹차를 만들 적에 건조까지 마친 찻잎을 다시 솥에 넣고 볶아서 차의 향기를 높이는 가향(加香)을 많이 봤을 것이다. 다수의 한국 녹차는 구감이나 내포성 등에서 현저한 품질의 차이를 보인다. 가향을 통한 고소한 맛이 나는 향을 제외하고는 달리 내놓을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하면 지나친 것일까?
사실 향기로 치자면 치자꽃이 가장 높고 억세지만, 누구도 치자꽃이 제일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살랑이는 봄바람에 실려 오는 난꽃향과 같이 사람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향이 제일이라고 누차에 걸쳐서 설명한 바가 있다.
그렇다면 어느 단계에 이르러야 비로소 고수라고 할 수 있는가? 바로 구감(口感)이다. 차의 마침표는 입에서 느껴지는 감각이라고 할 수 있다.
‘시각’ 한 가지에 의존하기보다는 ‘시각+후각’을 이용하여 더 넓게 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시각+후각’만을 응용하는 것보다는 ‘시각+후각+미각’을 종합적으로 이용하여 분석 판단하는 것이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유일한 길이다.
차는 마시는 물건이다. 찻물이 입 안으로 들어와 쓴맛, 떫은맛, 단맛, 시원한 맛, 신맛 등의 오미(五味)에 두터움(후도·厚度)이라는 물질감이 더 해져 여러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관련기사 [좌충우돌 중국차](15) 기본 틀 잡기-1) 참고.
몸 안으로 들어온 차는 여러 장기를 거쳐 최종적으로는 이뇨 작용을 통하여 소변으로 배출된다. 이 과정에서 더 좋은 등급의 차를 마실수록 몸은 더 편안해진다. 좋은 등급의 차는 기본적으로 어리고 부드러운 외형, 맑은 탕색, 부드럽고 시원하며 회감이 뛰어난 구감의 형태를 보여준다.
반대로 낮은 등급의 차는 크고 거친 외형, 진하고 흐린 탕색, 쓰고 떫음이 강한 구감이 나올 뿐만 아니라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은 잠을 못 이루거나, 알칼로이드 성분에 의해 몸이 차가워지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다.
대부분 외형 위주로 등급 매겨져
우리가 만나는 차 대부분은 그 외형 위주로 등급이 매겨져 있기에, 자칫하면 맛이 떨어지는 차를 눈과 코가 하는 거짓말 때문에 더 비싸게 주고 사는 경우가 발생한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2022년 겨울 ~ 2023년 봄에 이르는 기간 동안 발생한 냉해와 가뭄의 영향을 동시에 받은 해일수록 그 정도가 더 심해진다. 이런 해일수록 ‘시각+후각+미각’을 종합적으로 응용하여 등급의 고저를 판단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다. 앞서 말한 내용을 한마디로 정리해 보겠다. “실력이 돈이다.”
물론 ‘시각+후각+미각’에 더해 무이암차나 보이차처럼 기감(氣感)을 느낄 수 있는 차도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자칫하면 약장수로 오해받을 수도 있기에 언급을 자제하도록 하겠다.
안타깝게도 여기까지 설명한 감각기관을 통해 차를 보는 방법은 그나마 차를 접해봤거나, 그 차의 품질에 대한 탐구욕이 있는 사람에 한정된다. 사실 문외한이 차를 처음 접할 적에는 눈코입이 아니라 귀를 통한 선택뿐이다. 자신이 모르기에 다른 사람이 하는 말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돌팔이가 하는 말을 듣고서 내린 선택은 잘 못 꿰어진 첫 단추와도 같다. 류광일(덕생연차관 원장) 시중에서는 자격이나 실력이 안 되는 자들이 되레 전문가인 척 행세를 하고 다닌다. 그래서 일부의 상인들은 “나는 차 모른다. 차 맛의 구분은 신만이 가능하다”라며 본인의 차에 대해 무지함을 자랑스레 이야기하고, 소비자들로부터 질책 대신 오히려 “정직한 사람”이라고 칭찬을 받는다. 이 무슨 해괴한 일인가. 파는 사람이 모른다면 그 물건을 사는 소비자는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무지함은 무책임으로 연결된다. 그 무책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서라도 소비자들의 실력이 높아져야만 한다.
차를 보고 그 등급의 고저를 판별할 때는 인체의 감각기관을 이용한다. 즉 눈으로 보고, 코로 맡고, 입으로 맛보는 순으로 진행된다. 물론 엽저(葉底)를 손으로 만지는 촉각도 있지만, 등급 고저 판단의 대부분은 시각, 후각, 미각에 의존해서 결정된다.
감각기관을 통해 전달된 시각, 후각, 미각 가운데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한가?
거두절미하고 색향미(色香味)의 순서는 바로 차를 감별하려는 사람의 실력을 보여주는 지표라고도 할 수 있다.
하수는 매사를 시각으로만 판단하려 든다. 실례로 보이차의 경우 찻잎의 크기가 작으면 작을수록 좋다는 것에만 매달리면 관목차를 적지 않은 돈을 주고 선택하는 우를 범하기 쉽다. 포장지에 인쇄된 글자의 형태나 종이의 재질 등으로 진위를 판단하면 포장지만 진짜인 차를 선택해서 적지 않은 금전적인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관련기사 [좌충우돌 중국차](34) ‘불량한 보이차’ 이야기(下)) 참고.
인체 감각기관 이용해 차 감별
중수의 실력은 코에서 멈춰있다. ‘시각+후각’을 같이 이용하지만, 차의 모든 것은 향기라 여긴다. 아울러 드센 향기가 나는 것이 높은 등급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틀리는 것이자, 무저갱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만드는 함정이다.
한국 녹차를 만들 적에 건조까지 마친 찻잎을 다시 솥에 넣고 볶아서 차의 향기를 높이는 가향(加香)을 많이 봤을 것이다. 다수의 한국 녹차는 구감이나 내포성 등에서 현저한 품질의 차이를 보인다. 가향을 통한 고소한 맛이 나는 향을 제외하고는 달리 내놓을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하면 지나친 것일까?
사실 향기로 치자면 치자꽃이 가장 높고 억세지만, 누구도 치자꽃이 제일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살랑이는 봄바람에 실려 오는 난꽃향과 같이 사람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향이 제일이라고 누차에 걸쳐서 설명한 바가 있다.
그렇다면 어느 단계에 이르러야 비로소 고수라고 할 수 있는가? 바로 구감(口感)이다. 차의 마침표는 입에서 느껴지는 감각이라고 할 수 있다.
‘시각’ 한 가지에 의존하기보다는 ‘시각+후각’을 이용하여 더 넓게 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시각+후각’만을 응용하는 것보다는 ‘시각+후각+미각’을 종합적으로 이용하여 분석 판단하는 것이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유일한 길이다.
차는 마시는 물건이다. 찻물이 입 안으로 들어와 쓴맛, 떫은맛, 단맛, 시원한 맛, 신맛 등의 오미(五味)에 두터움(후도·厚度)이라는 물질감이 더 해져 여러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관련기사 [좌충우돌 중국차](15) 기본 틀 잡기-1) 참고.
몸 안으로 들어온 차는 여러 장기를 거쳐 최종적으로는 이뇨 작용을 통하여 소변으로 배출된다. 이 과정에서 더 좋은 등급의 차를 마실수록 몸은 더 편안해진다. 좋은 등급의 차는 기본적으로 어리고 부드러운 외형, 맑은 탕색, 부드럽고 시원하며 회감이 뛰어난 구감의 형태를 보여준다.
반대로 낮은 등급의 차는 크고 거친 외형, 진하고 흐린 탕색, 쓰고 떫음이 강한 구감이 나올 뿐만 아니라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은 잠을 못 이루거나, 알칼로이드 성분에 의해 몸이 차가워지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다.
대부분 외형 위주로 등급 매겨져
우리가 만나는 차 대부분은 그 외형 위주로 등급이 매겨져 있기에, 자칫하면 맛이 떨어지는 차를 눈과 코가 하는 거짓말 때문에 더 비싸게 주고 사는 경우가 발생한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2022년 겨울 ~ 2023년 봄에 이르는 기간 동안 발생한 냉해와 가뭄의 영향을 동시에 받은 해일수록 그 정도가 더 심해진다. 이런 해일수록 ‘시각+후각+미각’을 종합적으로 응용하여 등급의 고저를 판단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다. 앞서 말한 내용을 한마디로 정리해 보겠다. “실력이 돈이다.”
물론 ‘시각+후각+미각’에 더해 무이암차나 보이차처럼 기감(氣感)을 느낄 수 있는 차도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자칫하면 약장수로 오해받을 수도 있기에 언급을 자제하도록 하겠다.
안타깝게도 여기까지 설명한 감각기관을 통해 차를 보는 방법은 그나마 차를 접해봤거나, 그 차의 품질에 대한 탐구욕이 있는 사람에 한정된다. 사실 문외한이 차를 처음 접할 적에는 눈코입이 아니라 귀를 통한 선택뿐이다. 자신이 모르기에 다른 사람이 하는 말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돌팔이가 하는 말을 듣고서 내린 선택은 잘 못 꿰어진 첫 단추와도 같다.
류광일(덕생연차관 원장)
류광일 원장은 어려서 읽은 이백의 시를 계기로 중국문화에 심취했다. 2005년 중국으로 건너가 상해사범대학에 재학하면서 덕생연차관 주덕생 선생을 만나 2014년 귀국 때까지 차를 사사받았다. 2012년 중국다예사 자격을, 2013년 고급차엽심평사 자격을 취득했다. 담양 창평면에 중국차 전문 덕생연차관(담양군 창평면 창평현로 777-82 102호)을 열어 다향을 내뿜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