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전라도] 전라도 음식 특집④
남원(南原)은 마한 54국 중 하나인 고립국(古臘國)에 속했고 백제와 가야, 백제와 신라가 교대로 점령했다. 나당연합군이 백제를 정복하여 신라에 병합했고 신문왕이 백제의 옛땅을 통치하기 위해 남원경(南原京)을 설치했다. 고려 현종이 5도 양계로 개편하며 강남도와 해양도를 전라도(全羅道)로 통합했다. 전라도는 전주와 남원의 전남도(全南道), 전주와 광주의 전광도(光南道)로 개칭되기도 하였다.
남원시(南原市)는 전북특별자치도 동남부에 있는 곳으로 일제강점기에 남원도호부(南原都護府)와 운봉현(雲峯縣)이 통합됐고 남원시와 남원군이 통합된 도농복합형태의 시이다. 중앙으로 요천(蓼川), 서남쪽에는 섬진강이 흐른다.
동남쪽에는 지리산의 삼봉산·명선봉·반야봉·노고단·만복대·고리봉·세걸산·덕두산 등 고봉들이 솟아 있다. 남원에는 신라 때 축성한 남원읍성과 조선 때 축성한 교룡산성이 있다.
추어탕(秋魚湯), 전국 최고의 보양식
남원은 지리적 표시제 13호로 등록된 남원 미꾸라지로 만든 추어탕이 대표적인 음식이다. 미꾸라지는 잉어목 미꾸리속에 속하는 민물고기로 추어(鰍魚)라고 한다. 아가미호흡과 장호흡을 하여 주로 연못, 논, 도랑, 늪 등 물의 흐름이 약한 곳에서 서식하며 진흙에 들어가 겨울잠을 잔다.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에 보양식으로 소개됐으나 옛날 양반들이 진흙 속에서 사는 천한 음식이라 먹지 않았다.
미꾸라지는 가을에 가장 맛있기 때문에 추어탕(秋魚湯)이라고도 한다. 미꾸라지는 소금으로 씻어 기름과 해감한 후에 요리하며 크기가 작고 뼈가 연하여 갈아서 어죽으로 만들어 먹기도 하고 끓여서 추어탕으로 먹기도 한다. 전라도식은 삶은 미꾸라지를 뼈째 갈아서 끓이고 경상도식은 삶은 미꾸라지를 체에 쳐서 끓인다.
미꾸라지는 모기 유충인 장구벌레의 천적이며 미꾸라지의 천적은 메기, 수달, 두루미 등이다. 자연산 미꾸라지는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으로 크게 감소하자 남원 지역을 중심으로 벼 논에 미꾸라지를 놓아 사육하는 도전양식(稻田養殖) 방법으로 양식하며 추어탕이 보급됐다. 하지만 배양 및 시설 부담 등으로 양식 미꾸라지 공급도 어려운 실정이다.
남원 출신 류자광, 조선의 3대 간신
류규(柳規)는 종2품 가선대부와 경주부윤을 역임한 무신으로 남원에서 몸종과 사이에 류자광(柳子光)을 낳았다.
류자광은 이시애의 난이 일어나자 자원하여 종군하여 정5품 병조정랑에 올랐고 별시에 급제하여 정3품 병조참지에 올랐다. 남이를 역모죄로 고변하여 1등공신이 되었다. 김종직의 조의제문을 문제 삼아 무오사화를 일으켰고 폐비윤씨 사건으로 갑자사화를 일으켰다.
류자광은 중종반정에 가담하여 연산군을 폐위하고 중종을 추대했고 1등 공신에 책록됐고 종1품 좌찬성으로 승진했다. 무오사화와 갑자사화의 원흉으로 사헌부와 홍문관의 탄핵을 받아 흥양에 유배되어 공신록에서 삭제됐다 장님이 되어 곤궁하게 살다가 5년 만에 배소에서 병사하여 남원에 묻혔다. 류자광은 이이첨, 김자점 더불어 조선의 3대 간신(奸臣)으로 꼽힌다.
서일환 언론학 박사, 행복한요양병원 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