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들 “산보위 부실 운영…노동안전 보장하라”
전국민주우체국본부 북광주우체국지부 기자회견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임시회의서 노측 서명 위조 확인

전국민주우체국본부 북광주우체국지부가 26일 오전 북광주우체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민주우체국본부 북광주우체국지부가 26일 오전 북광주우체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북광주우체국의 집배원들이 근로자의 안전 및 보건을 위해 운영돼야 하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이하 산보위)에서 대리 서명이 이뤄지는 등 부실 운영되고 있다며 집배원들의 안전을 위해 사측과 교섭대표노조의 사과와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전국민주우체국본부 북광주우체국지부가 26일 오전 북광주우체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배원의 노동안전을 보장하고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정상화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북광주우체국은 지난해 11건의 안전사고로 전남지방우정청 내에서 가장 많은 산업재해가 발생했다. 그 뒤로 목포·광양 우체국이 8건, 여수우체국이 7건 순으로 사고 건수가 많았다.

 이들은 이러한 높은 사고율이 북광주우체국의 산보위 부실 운영과 무관치 않다고 주장했다. 최근 몇 년 간 이뤄진 임시회의에서 각 위원들의 서명을 한 사람이 맡아 일괄 처리했고 노측에 회의 개최 안내도 제대로 없었다는 것.

 이날 김정욱 북광주우체국지부장은 “우정사업본부는 산재사고율 상위권에 분포된 사업장으로, 그만큼 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노사 공동으로 진행하는 산보위가 매우 중요한 협의체임에도 불구하고 북광주우체국에서는 부적절하게 진행됐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총 7번의 임시회의가 열렸고 이를 사측에서 교섭대표 노동조합 지부장에게 알렸으나 노측 참여 위원들은 산보위가 언제 어디서 열리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며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7번의 임시회의 모두 교섭대표를 포함한 노측 위원 전원의 서명이 위조 날인된 것이었다”고 밝혔다.

 덧붙여 “공개 청구한 자료에 따라 2021년부터 3년 간 이뤄진 산보위 회의에서 서명 위조가 확인됐고 해당 사안의 진위 여부에 대해 우체국장과 노측 대표에게 제기했으나 대표들은 과오를 인정하면서도 5개월이 지나도록 종사자들에게 사과와 해명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지부장은 “비리 행위에 대한 정당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음에도 당사자들에게 해명 및 사과 조차 없는 사측과 책임있는 역할을 다하지 못한 교섭대표 노조에 유감을 표한다”며 “사고 예방을 위한 위원들의 책임있는 자세가 없을 시 법적 조치할 것”이라 밝혔다.

 이어 고광완 민주우체국본부 위원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이 노동자의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시 결과에 따른 책임을 묻는 법률이라면 산업안전보건법은 노동자가 노동 재해를 당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고 그 의무가 사측에 있다는 것을 밝히는 법률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배원의 안전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어떤 문제를 개선해야할지 제기해봐도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의 안전의식이 부족하다고 이야기한다”며 “국가 부처 기관의 산보위부터 허위 개최와 회의록 위조가 일어나고 있는데 사고 예방 조치가 충분하다고 볼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고 위원장은 “ 집배원의 안전을 방치하지 않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집배원 안전 TF’를 구성하고 전국의 우체국을 전수조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산업안전보건위원회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근로자의 안전 및 보건에 관한 중요 사항을 심의·의결하기 위해 노사가 함께 구성·운영하는 기구를 말한다.

 노동자 측과 사용자 측 위원이 같은 수로 구성되며 분기별로 정기회의가 개최되고 필요 시 임시회의가 소집된다. 회의록에는 출석위원의 이름과 서명이 있어야하며 심의 내용 및 의결·결정 사항 등을 기록해야 한다.

 상시근로자 100인 이상인 사업장에 적용되고 있으나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제조업, 금속제조업 등 다른 업종과 비교할 때 근로자수 대비 산업재해 발생빈도가 현저히 높은 유해·위험 업종인 경우엔 50인 이상 사업장에도 적용된다.

 우편행정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기관인 우정사업본부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적용 사업장으로,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각 우체국은 산보위 구성 의무가 있다.

 유시연 기자 youni@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드림투데이(옛 광주드림)를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드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