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지역구 8곳 중 현역 1곳…전남 절반 바뀌어
현역 물갈이 ‘혁신’ 이면 중량감 후퇴 정치 지형
이낙연·송영길 ‘3지대’ 선전 여부도 관전 포인트

국회 본회의장.
국회 본회의장.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전남 지역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냈다. 퍼즐 한 조각은 아직 완성 전이다. 광주에선 선거구 8곳 중 1곳을 제외한 전원 현역 의원이 물갈이됐고, 전남에서는 10곳 중 절반이 생환했다. 경선 과정에서 크고 작은 잡음이 잇따랐지만 민심은 ‘현역 물갈이’가 우세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과 중앙 정치 무대에서 존재감을 보이지 못한 현역 의원에 거센 회초리를 들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광주에서는 광주 광산을 선거구의 민형배 의원을 제외한 전원이 탈락하면서 ‘초선’들로 대폭 채워지게 됐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현역 물갈이는 새인물로 교체한다는 기대감도 있지만 초선의 한계점도 분명해 이번 총선에도 반복될 우려로 제기된다.

 민주당에서 공천을 받은 이들은 서구갑 조인철 전 광주시 부시장, 서구을 양부남 민주당 법률위원장, 북구갑 정준호 변호사, 북구을 전진숙 전 청와대 행정관, 광산갑 박균택 민주당 당대표 법률특보, 광산을 민형배 의원, 동남갑 정진욱 당대표 정무특보, 동남을 안도걸 전 기획재정부 차관이다. 민형배 의원을 제외하곤 중앙정치 무대 경험이 없다.

 또한 북구갑의 경우 경선에서 승리한 정준호 후보 측 불법 선거운동 의혹이 불거져 후보 인준이 보류된 상황 속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과 조상호 변호사 등 제3의 인물을 전략공천설까지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현역 의원 물갈이는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정치의 활력을 불어넣는 수단으로도 여겨진다. 특히 정치에 무관심한 이들에게 흥행이라는 측면에서도 참여할 기회를 높일 수도 있다. 하지만 초선 일색의 상황이 반복되면 호남 정치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찮다.

 광주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재선인 송갑석 의원을 제외하고 7명 모두 초선이었다. 통상적으로 3선 이상에게 상임위원장을 맡기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지역의 목소리를 반영하려면 중량감 있는 정치인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지역에서는 송 의원이 최고위원을 지낸 것이 고작이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와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큰 정치’를 앞세우며 빈틈을 공략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민형배 의원만이 민주당의 텃밭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지만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와 맞붙게 되면서 긴장감을 놓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민주당 대표를 지낸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등도 광주 서구갑 출마를 선언하면서 3지대의 선전 여부가 이번 총선의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특히 여론조사에서 줄곧 상위권을 유지해 왔지만 경선에서 컷오프 되면서 이에 따른 반발로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들이 여의도에 입성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특히 정당을 떠나 중앙정치 무대에서 지역의 목소리를 무게감 있게 전달하려면 중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유권자들 스스로가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영태 전남대학교 명예교수는 “옥석을 가려야하는데 불만이라고 바꾸다 보면 초선으로만 있을 수밖에 없으니 지역에서 인물이 클 수가 없어 인재가 발굴되기 어렵다”며 “국회라는 것은 선수 중심으로 운영되는데 그러려면 지역에서 3, 4선 의원도 있어야 상임위원장도 하고, 똑같은 발언해도 뉴스거리가 되는 것인데 존재감 없다고 또 바꾸니까 계속 초선만 남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정치가 변화하려면 8곳 중 5~6석은 민주당에서 가져가고 2~3석 정도는 비민주당인 사람이 진출했으면 좋겠다”며 “다른 정당들도 윤석열 정부에 대한 견제 등을 할 것이기 때문에 3당이나 무소속 후보들도 국회에 진출해서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게 하고, 또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의 극단적 대립도 지향할 수 있도록 해야 민주당도 좋은 후보를 내는 노력, 뽑힌 후보는 시민을 바라보고 재선 이상을 하려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고 밝혔다.

 전경훈 기자 h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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