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중국차(茶) (41) 백차라는 이름의 녹차 안길백차(安吉白茶)
서호용정-경산차-안길백차 봄철 절강성 차 기행 강추

극품과 특급 안길백차의 외형과 우려낸 모습: 극품의 외형이 특급에 비해 몸집이 작으며, 황색이 더 진하다. 특급은 그 반대로 몸집이 크고, 녹색이 더 진하게 보인다. 이는 차를 우려냈을 적에 둘 사이에 탕색은 미세한 차이가 나오지만, 그 구감의 차이는 크다. 엽저 역시도 크기와 빛깔 유연성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우려낸 차탕 속에서 백차라는 이름에 걸맞게 백색을 띤 황색이 보이고 이는 엽저에도 같은 빛깔이 나온다.
극품과 특급 안길백차의 외형과 우려낸 모습: 극품의 외형이 특급에 비해 몸집이 작으며, 황색이 더 진하다. 특급은 그 반대로 몸집이 크고, 녹색이 더 진하게 보인다. 이는 차를 우려냈을 적에 둘 사이에 탕색은 미세한 차이가 나오지만, 그 구감의 차이는 크다. 엽저 역시도 크기와 빛깔 유연성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우려낸 차탕 속에서 백차라는 이름에 걸맞게 백색을 띤 황색이 보이고 이는 엽저에도 같은 빛깔이 나온다.

 여러 차 중에서 녹차인데도 백차의 이름을 달고 다니는 차가 있다. 바로 안길백차이다. 동식물의 백화현상은 드물게 보이기에 영물이나 길조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백사, 백호, 흰 거북이 등이 발견되면 반드시 미디어의 가십거리로 등장하기도 하는 것이다.

 중국에서 안길백차가 문헌에 최초로 기재된 것은 북송 시대로 “잎은 희고, 싹은 종잇장처럼 얇으며 민간에서는 상서로운 차로 여긴다”라고 나와 있으며, 송휘종(宋徽宗)은 그의 저서 대관차론(大觀茶論)에서 말하기를 “백차는 예로부터 오직 한 종류만 있었는데, 다른 차와는 다른 점이 그 줄기는 넓게 퍼져있으며, 잎은 옥처럼 밝은 빛이 나고, 절벽의 숲속에서 우연히 한 그루씩 자란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까닭에 비록 민가에서 재배하고 있더라도 네댓 집에 불과하고, 살아남는 차나무도 한두 그루에 지나지 않는다. 싹이 많지도 않은 데다가 찌고 덖는 것은 더 힘들어서 불 조정을 약간만 잘못해도 그 맛이 변해 버리기 일쑤이다”라고 백차의 귀함을 극찬하였다.

 안길백차는 그 후 명대까지 문헌에 기재된 이후 역사에서 자취를 감추었다가 1930년 절강성 효풍진(孝豊鎭)에서 야생 백차나무 열 그루가 발견되어 관공서의 기록으로 남겨진 후 어찌 되었는지 아무도 모르게 되었다.

 그 후 1982년 천황평진(天荒坪鎭)의 대계촌(大溪村) 횡갱오(橫坑塢) 800미터 고산 위에서 순백의 어린잎에 주맥 부분만 녹색을 띠고 매우 작은 열매를 가진 수령이 백 년 이상 된 백차나무 한 그루를 발견했는데, 당시 류익민(劉益民) 등의 기술자들이 접붙이기에 성공하여, 1996년에 이르러서는 그 재배면적이 1000무(畝:200평), 생산 면적 200무에 이르렀다.

이조기(理條機)기 청소 모습. 안길백차는 제조 과정에서 이조기를 사용한다. 이조기는 홍청 녹차의 제다 특히 조형(條形) 녹차에서 과도한 유념으로 어린 찻잎의 모양이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살청과 함께 이조(理條: 사진에 보이는 틀을 좌우로 흔들어 약한 유념을 하는 것)를 동시에 하도록 만들어진 기계이다. 즉 살청과 유념이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이조기는 높은 등급의 안길백차와 황산모봉 등의 조형 녹차 제다에 사용된다.
이조기(理條機)기 청소 모습. 안길백차는 제조 과정에서 이조기를 사용한다. 이조기는 홍청 녹차의 제다 특히 조형(條形) 녹차에서 과도한 유념으로 어린 찻잎의 모양이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살청과 함께 이조(理條: 사진에 보이는 틀을 좌우로 흔들어 약한 유념을 하는 것)를 동시에 하도록 만들어진 기계이다. 즉 살청과 유념이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이조기는 높은 등급의 안길백차와 황산모봉 등의 조형 녹차 제다에 사용된다.

 안길은 천목산의 북쪽 산기슭에 위치해 높고 낮은 산들로 기복이 크고 수목과 대나무가 엉켜 짙은 그늘을 만들어 내고, 운무가 감싸고 돌며 우량이 풍부하고 비옥한 토양을 갖고 있는 곳이다. 안길의 대나무 숲과 부근의 죽림에서 나오는 차는 일반적으로 밤(栗)향과 두화(豆花) 향이 나고, 죽림에 가까운 곳에서 나온 것일수록 그 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안길백차는 보기 드문 일종의 변이 차종으로 저온민감형(低溫敏感型)에 속하며, 그 한계치는 23℃이고, 차나무에서 ‘백차’가 나오는 기간이 통상 1개월 전후로 매우 짧다. 이 시기에 생산한 백차의 아미노산 함유량은 6.19~6.92%로 여타의 녹차에 비해 1~2배가 많으며, 폴리페놀 함유량은 10.7%이다. 따라서 모든 녹차 가운데서 안길백차의 선상감이 가장 뛰어나다. 현대에 들어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안길백차는 여타의 유명 녹차에 비하여 가성비가 가장 높은 차라 할 수 있겠다.

 원산지인 절강성 안길을 예로 들자면, 봄철에 엽록소가 부족한 이유로 인하여 청명절 이전에 나온 새싹들은 모두 백색 위주이다. 그 빛깔은 곡우 이전까지 점점 묽어지다가 곡우와 하지 이전에는 백색과 녹색이 함께 섞인 화엽(花葉)으로 변해가며, 하지 무렵에는 모두 녹색으로 변해가는 과정은 일반 녹차와 다르지 않다. 이렇게 신기한 안길백차는 특정한 백화기(白化期)내에 채엽과 가공을 한 것은 차를 우려낸 이후의 엽저에 맑은 옥과 같은 백색을 보여주는 성질과 형상을 지니고 있다.

 봄철에 절강성 녹차 기행에 좋은 코스로는 항주 서호용정 - 경산사 경산차 - 안길 안길백차를 둘러보면서 시간 여유가 있으면 장흥(長興)의 고저자순(顧渚紫○)까지 둘러보는 코스가 1박2일 정도로 좋다. 좀 더 욕심을 내서 2박 3일로 잡는다면 안길현(安吉縣) 부근인 호주시(湖州市) 오흥구(吳興區) 묘서진(妙西鎭)에 차성(茶聖) 육우(陸羽)의 묘를 참배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인들이 중국으로 차 기행을 떠나면, 참가자의 대다수가 제다를 많이 접해 본 사람들이라서 중국의 기술자들이 차를 만들 적에 불쑥 끼어들어 손을 대는 경우가 있다. 진품 명우(名優:이름난 고급차)녹차를 만들 때는 차창의 관계자들이 나서서 미리 주의를 주거나 제지하지만, 그래도 손을 댔을 때는 손댄 사람이 그 차를 모두 사야 하는 것이 업계의 규칙인 것도 알아두면 좋다.

 류광일(덕생연차관 원장)

류광일 원장은 어려서 읽은 이백의 시를 계기로 중국문화에 심취했다. 2005년 중국으로 건너가 상해사범대학에 재학하면서 덕생연차관 주덕생 선생을 만나 2014년 귀국 때까지 차를 사사받았다. 2012년 중국다예사 자격을, 2013년 고급차엽심평사 자격을 취득했다. 담양 창평면에 중국차 전문 덕생연차관(담양군 창평면 창평현로 777-82 102호)을 열어 다향을 내뿜고 있다.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드림투데이(옛 광주드림)를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드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