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탑 자리 붙박이…공간 이동 업무로 에너지 절감
공유오피스 구축·자칭 ‘ESG형 EMS’도 꼭 구축해야
노트북이 건물 탄소 중립과 무슨 연관 관계가 있을까? 지난해 회사 사택에서 근처 광역지자체 건물을 지켜보면 일과시간 후 건물 전체 층에 불이 들어와 주변을 훤하게 밝히고 있는 모습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 특히 여름철, 겨울철 늦은 시간까지 근무하고 있는 모습에 같은 직장인으로서 고생한다는 측은지심과 함께 에너지 소비량이 많겠구나 하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아무리 신재생에너지로 구축된 건물이라 할지라도 사용량을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서 정부에서 공공기관·지자체 평가할 때 사용량을 얼마나 줄였는가라는 계량 평가를 하는 것이다. 자 이제 탄소중립과 노트북 연관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고 한다.
일반적으로 건물에 대한 탄소 중립은 관련시설 구축을 통한 절감 방식과 능동적인 활동을 통해 사용량을 줄이는 방식이 있다. 건물 구축시 관련법에 의거해서 태양광·지열냉난방·제로에너지빌딩·단열 등의 시설물이 구축되지만, 준공되고 나면 더 이상 탄소 중립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시설 구축만으로 탄소 중립은 끝났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사용량을 줄이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예를 들어 총 5층의 제로에너지 인증을 받은 신축 건물을 구축했을 때를 가정하자. 지하층에 설치된 중앙집중식 열원 설비는 시동만 걸었을 때 50% 에너지를 소비하고 한 개층 냉난방할 때마다 추가로 10% 에너지를 소비한다고 하면, 일과시간에 100%의 에너지가 소비된다. 만약 일과시간 후에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한 개층만 냉난방 하더라도 결국 중앙열원설비는 작동해야 함으로 총 60%의 에너지가 소비된다.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일과시간 후엔 1개층만 운영해야 하고, 그 1개 층 열원 설비도 일과 시간에는 중앙집중형 방식, 일과시간 이후에는 개별공급형 방식 등 하이브리형으로 제공되도록 설비를 보강하면 일과시간 이후에 사용하는 에너지의 양은 20% 이내로 줄일 수 있다.
(이미 시장에는 기존 공기조화기에 열원 설비를 추가로 장착해 동작할 수 있는 일체형 방식의 하이브리드형 공기조화기 설비 뿐만 아니라 가스/전기 다 사용가능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에어컨 등이 이미 출시돼 있다.)
결국 관련법에 의거한 구축과 그 후 사용량을 줄이는 노력이 병행되었을 때에 탄소 중립 효과가 극대화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업무용 노트북이다.
공공기관 컨설팅시 한결같은 답변이 업무용 노트북이 없다는 것과 본인 자료가 들어있는 데스크탑 PC 없이는 업무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맞는 말이다. 만약 노트북이 제공된다면 얼마든지 자리를 옮겨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건물 탄소 중립의 첫 번째 해법은 결국 노트북 제공이다.
두 번째 해법은 일과시간 후 근무할 수 있는 건물 내 공유오피스의 설치다.
직원들이 고생하는 만큼 반드시 설치돼야 하는 시설은 두뇌 회전이 잘되고 산속에서 근무하는 느낌이 나도록 산소 농도가 표출돼 보이는 산소공급발생장비, 완벽한 온·습도조절 설비 등이다. 그래야만 다시 찾는 공유오피스가 되고, 건물 전기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으니 1년중 7, 8, 9월과 12, 1, 2월 즉 여름과 겨울철에 먼저 운영해 보고 기간을 점차 확대시키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세번째 해법은 각 층·실의 ON/OFF 판단 유무, 기간/층/실별 전력사용량 성과 분석, 기저부하 통계를 통한 불필요한 전력량 파악을 가능하게 하는 EMS(에너지관리시스템·Energy Management System) 가 반드시 설치돼야 한다. 예를 들어 일과시간 후 공유오피스 운영 중인데 그 시간대 나머지 층의 각 실 조명 또는 열원설비 등의 작동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EMS가 설치·운영돼 성과 관리를 통한 건물 탄소 중립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즉 핵심은 눈에 보이는 전기를 만들어 주어 전 직원이 동참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 몇몇 시설 담당 운영자들만 사용하는 BEMS(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도 필요하지만, 추가로 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자칭 ‘ESG형 EMS’를 꼭 만들어야 한다. 이점이 바로 건물에 대한 전기 사용량을 추가 절감할 수 있는 핵심요소다.
결론적으로 노트북 제공 및 공유오피스 구축, 자칭 ‘ESG형 EMS’는 결국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고 투자를 수반한다. 따라서 세가지를 한번에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순서를 바꾸어 현재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ESG형 EMS’를 먼저 구축하고 노트북·공유오피스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또 다른 방안이다.
추가로 정부에 건의하고 싶은 사항은 △ 전기요금을 기준대비 절감한 만큼 일정부문 타 에너지 절감 투자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예산 전용 △ 둘째, 공공기관·지자체 등 탄소중립 세부 평가 방식 일원화 △셋째 △탄소 중립 관련 자치단체·공공기관 등이 민간 아이디에 대해 시범 적용을 통해 우수성이 입증되었을 때 평가가점 부여(단, 자체 시설은 제외, 민간대상 건물로 한정 ) 등이다.
또 ‘RE100=신재생에너지/전기사용량’ 인데, 분자인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분모인 전기 사용량을 줄이는 것 2가지이다.
건물에 대한 탄소중립도 RE100과 마찬가지로 관련 설비 구축 및 사용량 절감 활동 두가지를 병행해 추진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중 후자인 사용량 절감 활동은 노트북 공급, 공유오피스, ‘ESG형 EMS’ 구축 등관계자들의 의지에 달려 있다.
류평 ·전남대 경영연구소 수석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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