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 준비 김대중 전남도교육감
“글로컬·미래 교육이 무엇인지 보여줄 것”
29일~6월 2일 여수세계박람회장 세계가 주목
‘글로컬 교육 공동선언’으로 구심점 역할 할 터
10여일 뒤면 차원이 다른 교육 세상이 펼쳐진다.
학교·교실·교사·학생이란 전통적, 도식적 교육 틀을 벗어나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미래교육이다.
오는 29일~6월 2일 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 막을 올리는 ‘대한민국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는 지역 중심의 미래교육 경쟁력을 보여주게 된다.
인공지능 기반 최첨단 교육기술,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인재, 교육 가치를 모색하는 교육 대전환의 자리다.
이번 박람회는 또 일회성으로 끝나는 여느 행사와는 다르다.
박람회 이후 미래교육 새 패러다임이 전남은 물론 전국, 세계 교육 현장으로 뻗어 나가는 ‘K-에듀’ 물결을 기대하는 이유다.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를 준비하는 전남도교육청 김대중 교육감은 “미래교육 대전환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무대”라며 “전남에서 미래교육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국제 행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보는 지난 15일 박람회 준비에 여념이 없는 김 교육감과의 e메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글로컬 미래교실’ 공간 구성 등 착착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가 곧 펼쳐진다. 현재 준비 상황은.
△박람회 개막이 이제 눈앞으로 다가왔다. 박람회에서 보여줄 섹션별 프로그램은 모두 확정됐고, 세부적인 사항들을 보완·점검하고 있다. 실무진들은 일찍부터 여수세계박람회장 현장에서 프로그램 구현을 위한 작업에 매진해 왔고, 현재는 관람객을 맞이할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장 공간 구성 작업도 착착 진행 중이다. ‘글로컬 미래교실’의 경우 이미 여수(여수교육지원청 영재교육원)와 목포(목포창의융합교육관)에 사전 교실 구축을 완료해 수업 진행 교사들의 연수가 이뤄지고 있다. 박람회장 현장 미래교실 구축 작업도 순항 중이어서 26일까지 완료될 계획이다.
대한민국교육관도 전남교육관, 시도교육관, 교육부관 및 국민권익위원회관, 경북교육관 등으로 나눠 개막일에 맞춰 전시시설 조성 공사가 마무리될 것이다.
국제 전시관의 22개 국가별 부스도 26일까지는 꾸밀 계획이고, 내셔널지오그래픽관도 별도로 조성된다. 에듀테크 밸리의 플랫폼관, 에듀테크 기업관, 전남교육물품전시관, 미래특수교육체험관 구축 공사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행사의 성패는 ‘디테일’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박람회가 개막해 끝날 때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세부 사항들을 점검하고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박람회는 전남교육, 나아가 대한민국 교육의 새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자리로 주목받는다. 간략히 설명해주면.
△이번 박람회는 ‘미래교육 콘퍼런스’ ‘글로컬 미래교육 전시’ ‘글로컬 미래교실’ ‘글로컬 문화예술 교류’ ‘글로컬 미래교육 축제’ 등 5개의 섹션별로 다양하게 펼쳐진다.
박람회는 ‘지역 중심 공생 교육’이라는 미래교육 대전환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무대다. 막연했던 미래교육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게 될 것이다.
전남 교사들이 제안하는 2030년 미래수업의 모습부터 마이클 샌델 등 세계적 석학들과 논의하는 미래교육의 방향성, 해외 22개국, 대한민국 17개 시도교육청의 특색있는 교육과정까지, 지역 중심 글로컬 미래교육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글로컬 교육이 무엇인지, 앞으로 우리 학생들이 어떤 환경에서 공부하게 될지 궁금했던 분들이 많았을 텐데, 박람회장에 오시면 그 답을 얻어 가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글로컬 교육 틀서 보면 전남은 변방 아닌 중심”
-전남에는 인구 및 지방소멸 대응이란 절체절명의 과제가 있다. 글로벌 교육 경쟁력 제고와 이를 조화시켜 가는 방안은 어떤 것인지.
△우리 사회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 심각한 기후 위기, 그리고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육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공생의 교육, 지속가능한 미래’란 박람회 대주제는 이 변화와 위기를 지역 중심의 글로컬 교육으로 극복해 나간다는 의미다.
이 글로컬 교육이라는 틀 안에서 보면, 전남은 더 이상 변방이 아니라 얼마든지 미래교육의 중심이 될 수 있다. 교육만큼은 ‘서울 강남을 따라갈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지금까지의 교육이 중앙 주도 아래서 지역이 뒤따라가는 모양새였다면 이제는 각 지역이 세계를 무대로 대등하게 마주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것이다.
실제로 여수 소라초 학생들이 세계 로봇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하고 나주 금천중 학생이 뉴욕 카네기홀 무대에 서는 등 전남에서 배우고,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는 좋은 사례들이 많다.
특히 이번 박람회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대한민국 미래교육의 대전환을 이룰 신호탄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는 박람회 구상 단계부터 염두해 온 가치다. 다른 교육박람회들이 미래교육을 소개하며 로봇·코딩·인공지능 등 기술·기자재 경쟁력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두었다면, 이번 박람회는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 교육 현장에 안착할 수 있는 수업 모델·방향성·가치를 제시하는 데 공을 들였다.
이와 더불어 박람회 폐막날에는 ‘글로컬 교육 공동선언’ 세리머니를 통해 글로컬 교육감 네트워크가 창설될 예정이다. 이번 박람회를 기점으로, 전남은 세계적 글로컬 교육 네트워크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다.
박람회 본 행사는 5일이지만, 박람회장에 제시되고 공유된 미래교육의 방향성, 그리고 국제적 교류와 연대의 가치는 지속할 것이라 믿는다.
-박람회에는 ‘글로컬 미래교실’이 운영된다. 이 교실은 기존 교실과는 차원이 다른 미래 교육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다른가.
△이번 박람회의 핵심 콘텐츠는 전남 교사들이 제안하는‘글로컬 미래교실’이다. 이 자리에는 전남 교사 400여 명과 장학진들로 구성된 수업 지원단이 지난 1년여간 개발해 온 미래수업의 모습이 공개된다.
글로컬 미래교실은 유치원부터 초·중등 교실, 프로젝트 교실까지 총 6개 실이 구축되며, 5일간 1100여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총 59시간의 수업이 진행된다. 수업 주제는 세계시민(다문화), 디지털, 지역 연계, 생태전환 등 네 가지다.
이곳은 교육기술·기자재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실제 흑산도부터 가거도까지 교육 현장 곳곳에 안착해 활용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뒀다.
이들이 그리는 미래교실은 △인공지능 기반 학습 분석으로 개인별 맞춤형 학습 △실시간 번역으로 언어의 제약이 없는 수업 △온·오프라인 공동교육과정 운영이 자유로운 공간 등이다.
글로컬 미래교실에 교육계 안팎의 관심이 뜨거운 만큼, 지난달 30일 여수 미래교실을 공개한 데 이어 9일 목포에 문을 열어 선공개했다. 이번에 구축된 사전 미래교실은 박람회장에서 선보일 총 6개 글로컬 미래교실의 방향성을 함축한 모델이다.
미래교실 전면 중앙에는 대형 전자칠판이 들어서 수업 자료를 볼 수 있고, 로봇이 교실 곳곳을 돌아다니며 학습 지원을 돕는다. 교실 공간은 학생들 간 적극적인 토론·소통·협력이 가능하도록 모둠형으로 배치됐으며 1인 1미디어 활용 환경을 조성했다. 인류가 오래 상상해 온 미래학교의 모습이 실제 눈앞에 구현된 셈이다.
무엇보다 개별학습 맞춤 지원이 가능한 게 큰 특징이다. 일반적인 교실 환경에서는 학생 한 명 한 명에 맞춘 수업 진행이 어렵지만, 미래교실에서는 인공지능 기반 학습분석을 통한 수준별 학습 활동이 가능하다.
마이클 샌델·탄운셍 등 세계적 석학 강연 주목
-박람회에 해외 석학이 대거 초빙된다. 특히 ‘정의란 무엇인가’ 저서로 잘 알려진 마이클 샌델 하버드 명예교수의 강연, 그리고 전남 학생들의 질문·응답이 이어진다. 주목할 점이 있다면.
△이번 박람회의 콘퍼런스 기조강연에는 내로라하는 글로벌 석학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를 비롯해 탄운셍 전 싱가포르 국립교육원(NIE) 총장, 토마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장, 폴킴 미국 스탠퍼드대학 부학장,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 등 세계적 석학들이 선다. 특히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를 모시기 참 어려웠지만 ‘공생의 교육, 지속가능한 미래’라는 박람회의 방향성에 공감해 초청에 응해주셨다. 샌델 교수는 한국사회가 당면한 지역소멸 위기 극복과 미래 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가 주창해 온 정의, 공생, 그리고 공동체주의의 가치가 이번 박람회 대주제와 맞물려 어떤 메시지로 전해질지 주목된다. 실제 이 샌델 교수의 강연을 듣기 위해 사전 신청에 치열한 경쟁이 붙을 정도로 관심도 뜨거웠다.
이와 함께 ‘교사 교육 및 전문성 개발의 혁신’을 주제로 한 탄운셍 전 싱가포르 국립교육원 총장의 강연에 교육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탄운셍 전 총장은 교육 강국으로 꼽히는 싱가포르의 교사 양성 시스템을 소개하며 한국 교사 양성의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이 자리에서 우리 학생들이 세계 석학들에게 질문하는 시간도 마련돼 있어서 주목된다. 학생들은 좋은 질문을 하기 위해 석학들의 책을 읽고, 토론하는 등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세계적 석학과 전남 학생들 간 ‘대화의 장’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미래 교육생태계에서 ‘문제 해결 역량을 갖춘 인재상’을 추구하고 있다. 어떤 특징과 자질을 말하는가.
△눈앞 현실로 다가온 미래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고력’이다. 챗GPT 기술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이제는 인공지능이 문제의 답을 해주는 시대가 도래했다. 자신이 필요한 정보를 취사선택하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자질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것이다.
쉽게 말해 챗GPT 기술을 활용해 자신이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서는 ‘질문하는 능력’을 갖추는 게 필수다. 이 능력이 없다면 인공지능이니, 가상현실이니 그 아무리 좋은 기술·기자재를 갖췄더라도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우리 교육청이 독서인문교육 전담팀을 설치하고, 독서인문교육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다.
이를 위해 교사의 자질도 함께 중요해졌다. 이는 현장 대부분 선생님도 공감하는 바일 것이다. 미래교육은 단순히 지식 전달을 넘어 학생들의 종합적 성장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교육과정에 디지털 기술을 적절히 활용하고, 학생들이 학습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전남 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말씀해주신다면.
△오는 7월이면 민선 4기 전남교육이 임기 4년의 반환점을 돌아 하반기에 접어든다. 2년도 중요했지만, 남은 2년은 더 중요한 시기인 만큼 취임하며 약속했던 ‘전남교육 대전환’의 완성을 위해 주력해 나갈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를 계기로 지역에서 세계로 나가는 글로컬 교육을 우리 전남이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겠다. 이를 위해 박람회 폐막날에는 ‘글로컬 교육 공동선언’을 통해 글로컬 교육감 네트워크가 창설될 예정이다. 이를 기점으로 전남은 앞으로 세계적 글로컬 교육 네트워크 구심점으로 역할을 할 것이다.
교육의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박람회가 끝나면 그 변화의 물결은 학교 현장으로 이어질 것이다. K-컬쳐가 한류 바람을 일으켰듯, 이번 박람회가 K-에듀를 일으키고, 전남이 K-에듀의 본산으로 세계인들에게 각인될 수 있도록 주력하겠다. 도민과 교육가족들의 변함없는 성원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정진탄 전남본부장 겸 선임기자 chchtan@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