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순의 호남의 명산] 군산 방축도 큰산(128.6m)
고군산군도의 섬, 배 시간 맞춘 3시간 산행지 제격

독립문바위.
독립문바위.

 군산 방축도는 ‘독립문바위’가 명물이다. 사진작가와 화가들도 수시로 찾을 정도다. 섬 주민들은 ‘구멍바위’라고도 부른다. 오래전 영화관에서 영화 시작 전, 애국가 상영할 때 배경화면으로 나왔던 바위라고 한다. 방축도(防築島)는 고군산군도 서북쪽에 말도, 명도, 횡경도와 함께 일렬로 나란히 있다. 방파제 역할을 한다고 방축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고군산(古群山)은 ‘옛날 군산’을 의미한다. 현재의 군산은 거대 도시를 연상하지만 ‘군산(群山)’ 앞바다에 떠 있는 섬들을 아우르는 지명이었다. 바다에 떠 있는 63개의 섬들이 새처럼 무리지어 있는 것처럼 보여 ‘고군산군도’라 부른다.

 방축도 최고봉은 큰산(128.6m)이다. 육산으로 능선은 거의 비슷한 고도를 유지하고 있다. 해안지대에 많이 자라는 사스피레, 황칠나무 등 관목류 상록수림이 울창하다.

 숲길은 한여름에도 햇볕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조밀하다. 섬 서쪽에 볼거리가 많다. 뒷장불, 독립문바위, 모래미장불의 노적봉 등 해식절벽이 집중적으로 발달해있다. 방축도는 평일에는 2번, 주말에는 3번 배가 운항하지만 배 시간을 맞추기 위해선 3시간 정도만 체류 가능한 단점이 있다.

 그렇다고 1박2일까지 머무르기에는 섬이 너무 작다. 방축도와 광대도를 잇는 출렁다리가 완성 되었고 오는 2024년 하반기에 말도와 명도, 방축도를 잇는 인도교가 완성되면 14km의 환상적인 트레킹코스가 인어공주 노래처럼 사람들을 불러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름다리.
구름다리.

 독립문바위 트레킹, 섬 산행 중 선택

 방축도 선착장에 도착하면 중대한 결정을 해야한다. 독립문바위를 목표로 트레킹을 하려면 여행자쉼터에서 왼쪽 방향으로 가면 된다. 독립문바위까지 왕복 다녀와도 배시간 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편이다.

 반면에 산행을 목표로 한다면 오른쪽 인어공주상 방향으로 가야한다. 독립문바위까지 가려면 어지간한 준족도 배시간 맞추기 빠듯하기에 코스를 잘 짜야한다.

 방축도 선착장 왼편으로 방축도 발전소가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전력은 인근 명도, 말도까지 보낸다고 한다. 선착장 우측 해안가에 심하게 뒤틀린 바위가 눈에 띈다. 거북바위다. 그 위에 하얀색 ‘인어공주’ 상이 있다.

화산지층.
화산지층.

 섬 주민들 사이에는 인어공주를 사랑한 거북이의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구전으로 내려오고 있단다. 그것을 형상화한 것이며, 거북이를 스토리텔링하여 등산로 전체에 안내도를 설치했다. 여행자 쉼터 오른쪽으로 나무데크 계단을 오르면 마삭줄이 무성한 조용한 숲길이다. 등산로는 잘 정비되어 있다.

 인어공주상을 만나려면 ‘인어공주’ 팻말을 따라 아랫길로 내려간다. ‘달님정’ 정자 아래쪽에 인어공주상이 있다. 세련된 조형물은 아니지만 인어공주가 거북이 등에 올라타고 수달과 함께 있다. 이곳에서는 멀리 선유도 대장봉, 관리도 등이 보인다.

 이정표가 없어 표지기를 촘촘히 달아놓았다. ‘바윗길’ 안내판 있는 갈림길에서 잘 살펴야한다. 121m봉에서 횡경도가 보이는 섬끝전망대 까지는 왕복 20분을 잡아야 한다. 진행 여부는 배 시간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정상까지는 안전로프가 설치되어있다. 오르내림 폭도 크게 힘들 정도는 아니다. 전망데크를 2개 지나도록 비슷한 풍경이다. 세 번째 전망데크를 만나면 비로소 숲은 벗어나고 바다가 드러나며 조망이 터진다.

 ‘방축도의 유래’ 라는 안내문이 있다. 실질적인 정상 조망처라 할 수 있다. 북쪽으로 십이동파도, 연도, 어청도가 아스라이 보이고 남쪽으로 방축도 선착장 너머 선유도, 내륙의 변산까지 보인다. 통신 철탑이 지도상의 정상이다. 정상을 알리는 어떠한 표시나 안내판이 없다.

인어상.
인어상.

 방축도의 매력은 뒷장불 부터

 뒷장불전망대는 “뒷쪽의 자갈이 있는 바닷가‘ 라는 뜻으로 서해 최고의 낙조전망대라고 주민들이 자랑하는 곳이다. 녹색의 전망대 너머로 광대도와 명도가 드러난다. 한 폭의 그림같다. 포토존도 마련되어 있다. ’뒷장불‘로 내려가는 길은 독립문바위로 가는 데크계단 아래쪽에 있다. 50m 정도 계단을 내려가면 아늑하고 깨끗한 몽돌해수욕장과 깍아지른 절벽이 숨어있다. 이 인근에서 질 좋은 수석이 많이 나는 곳이라고도 한다. 집집마다 마당에 수석 한두 개쯤 차지하고 있다. ‘뒷장불전망대’주변은 키다리 해송, 잘 조성된 넓은 쉼터, 마을에서 운영하는 붉은벽돌의 팬션(교육관)이 있다.

등산로.
등산로.

 독립문바위로 가는 길은 데크계단으로 되어 있어 매우 수월하다. 산허리를 감고 바다를 보며 20분 정도 간다. 이정표 갈림길 아래쪽 팔각정 근처에 있는 데크전망대는 출렁다리를 조망하기 좋은 곳이다. 해안쪽에 있는 ‘전망데크’는 독립문바위와 출렁다리, 거대한 해안절벽을 오롯이 감상하는 조망처다.

 독립문바위는 해안절벽 아래에 있다. 예전에는 깍아지른 절벽을 로프를 타고 내려갔었지만, 이제는 80m 높이의 경사면에 데크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바위 경사면에는 자연동굴이 여럿있다.

 절벽에는 횡압력에 의해 바위들이 썩은 고목처럼 뒤틀린 모습들이 보인다. 이곳이 격렬한 화산 활동지대였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아치 형태의 ‘독립문바위’는 가까이 다가갈수록 규모와 모양에 놀란다.

독립문바위 데크길.
독립문바위 데크길.

 썰물 때는 바위 아래까지 노출이 되어 바위 상부까지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밀물 때는 커다란 구멍 사이로 배 한 척이 지날 정도로 잠긴다. 천연기념물 제326호인 검은머리물떼새와 가마우지를 독립문바위에서 볼 수 있다.

 독립문바위 건너편에 있는 광대도는 무인도다. 길이 83m의 출렁다리를 건너면 독립문 바위 일대의 전경이 환상적이다. 데크계단은 동백나무가 터널처럼 무성하며 정상83.4m)까지 이어진다. 가까이는 말도를 비롯해서 북으로 어청도, 남으로는 왕등도, 부안 위도까지도 보인다.

 썰물로 해수면이 낮아지는 간조 때는 해안을 따라 모래미장불 명물 ‘노적봉’까지 길이 열린다. 하지만 갯바위 길이 물에 젖어 있어 무척 위험하므로 트레킹을 삼가야 한다. 데크 주변에서는 ‘멸치젓갈’냄새가 심하게 난다.

 데크 아래쪽 모래미 해변에 젓갈 저장고가 있다. 방축도 연근해에서는 많이 잡히는 멸치는 소중한 소득원이다. 뒷장불전망대에서 시멘트길이 마을을 감고 간다. 동백숲길, 소망교회 거쳐 2km 거리 선착장에 도착한다.

군산 방축도 큰산 개념도.
군산 방축도 큰산 개념도.

 ▲산행 길잡이

 방축도 선착장-인어공주상-능선삼거리-섬끝전망대-능선삼거리-통신기지국(정상)-뒷장불전망대-독립문바위-뒷장불전망대-선착장 (7.5km 3시간)

 ▲교통

 군산에서 오전 9시에 출발하는 고군산카훼리호가 있다. 선유도 장자도선착장에서는 방축도행 배가 오전 10시40분에 출발한다. 관리도를 거쳐 25분이면 방축도에 닿는다. 왕복 6600원, 장자도로 나오는 시간은 말도를 거쳐 돌아오기 때문에 55분 소요된다. 서해바다의 특성상 조수간만차이가 발생하므로 장자도선착장 (063-471-8772)으로 사전에 배 시간 및 출항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글·사진= 김희순 山 전문기자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드림투데이(옛 광주드림)를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드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