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료 70만→100만→120만 달러 최종 제시
영입금지 광주, 선수 부족…ACL 병행 등 고민
광주FC의 유스 출신 프랜차이즈이자 공격진의 핵심인 엄지성이 유럽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광주FC는 앞선 두 번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스완지시티가 마지막 세 번째 오퍼를 보내면서 광주의 고심이 깊어졌다.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의 간판스타인 엄지성에게 이적 요청이 왔다. EPL의 2부 리그인 EFL 챔피언십에서 활동하고 있는 웨일스의 스완지 시티 AFC가 깊은 관심을 표출하고 있다. 1부 리그로 승격돼 활동한 적 있으며, 한국에는 기성용이 뛰었던 팀으로 유명하다.
스완지 시티는 오퍼 초기에 이적료로 70만 달러(약 9억 7000만 원)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에 광주가 난색을 표하며, 두 번째 오퍼로 95만 달러(약 13억 1300만 원)에 15경기 출전 옵션 5만 달러(약 7000만 원)까지 포함, 사실상 100만 달러(약 13억 8000만 원)짜리 제안을 넣었다. 여기 승격과 잔류 옵션까지 추가로 붙었으며, 향후 엄지성이 이적할 경우 이적료를 추가로 받을 수 있는 셀온 조항까지 삽입했다. 그리고 28일까지 최종적으로 답변을 요청했다.
하지만 광주는 옵션을 제외한 기본 이적료의 인상을 요구했다. 광주는 엄지성의 이적료로 200만 달러를 책정했다. 광주에 그만큼 엄지성이 의미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광주 유스에서 성장한 프랜차이즈 스타인 엄지성은 한국청소년대표팀 시절부터 활약해 온 광주FC의 에이스다. 또 이번 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속칭 ACL을 나가게 된 광주는 팀의 핵심인 엄지성과 같이 뛰고 싶어한다. 더군다나 광주는 올 시즌 처음으로 도입된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재정 건전화 제도를 위반한 첫 팀으로, 팀의 재정이 안정적으로 바뀌기 전까지는 선수 영입이 금지됐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전까지는 이번 여름을 포함해 선수 영입을 할 수 없다. 엄지성의 이적료 만으로는 이 기준을 충족시킬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엄지성을 팔아도 다른 대체 자원을 구할 수 없다.
이에 스완지시티도 마지막 오퍼를 넣었다. 최종 협상일을 연기하고 120만달러(약 16억6000만 원)로 인상된 금액을 제시했다. 승격과 잔류 옵션, 셀온 조항 등을 생각하면 20억 이상의 제안이 될 수 있다. 사실상 마지막 제안으로, 광주는 선택을 해야 한다.
스완지가 얼마나 엄지성을 절실하게 요구하는지 알게 해준다. 아직 군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엄지성에게 이 정도의 제안이 들어왔다는 것은 그만큼 관심이 크다는 이야기다. 스완지가 작년 여름 이적시장에 쓴 돈은 약 41억 원으로, 가난한 구난 사정에서 최대한 쥐어짜서 제시한 것이다.
엄지선 본인의 유럽 진출 의지도 확고하다. 과거 미국메이저리그사커 클럽 제안을 받았을 때 이를 거절하면서 유럽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던 광주였다. 2부 리그이긴 하지만, 유럽 전역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이기에 엄지성은 이를 놓칠 수 없을 것이다.
처음에는 이정효 감독도 스완지의 오퍼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했지만, 거듭된 스완지의 러브콜과 애제자의 미래를 진지하게 생각해 이적을 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 영입까지 금지된 마당에 핵심 자원까지 빠져나가면 광주로선 크나큰 타격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전에 했던 약속도 있고, 선수의 미래를 생각하면 마냥 붙잡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선택은 광주FC의 몫이다.
기탁영 기자 young@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