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끝난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 당시 마이클 샌델 미 하버드대 교수가 행사장인 여수세계박람회장을 찾는다기에 가슴이 좀 뛰었다.
‘정의란 무엇인가’ 저자가 글로컬 교육이란 무엇인가를 설파하는 모습이 여간 기대되는 게 아니다는 생각은 기자만이 갖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에서 그를 추앙하는 듯한 이상열기가 있는 만큼 남도에 내려오면 학생들에게도 적잖은 영향력을 미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샌델 교수의 등장이 박람회를 띄우는 효과가 컸음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한번 이렇게 상상해보자.
어느 날 무안국제공항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탄 점보제트기가 착륙한다면?
지역민들이 흥분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기자만인가?
지역민뿐 아니라 온 국민이 들썩일 것이다. 아니 국제적으로 그럴 거다.
내년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에 정상과 각료, 언론인 등 2만여 명이 방문할 것으로 보여 이 지역은 축제 분위기다.
더욱이 개최지에는 1년 내내 국제회의가 이어지고 각국 고위급과 관계자, 관광객이 몰려와 경제적 효과는 어마어마하다는 전망이다.
한국의 글로벌 가수 싸이가 이번 주말과 휴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공연한다고 해 숙박과 음식점 등 지역 상권이 아연 활기를 띠었다고 한다. 하물며 21개국 정상과 고위급이 떼 지어 오면 어떻겠는가?
APEC 같은 국제회의가 광주·전남에서 열린다면 무안국제공항은 서남권 관문임을 인증받는 셈이고, 속된 말로 ‘뒤집힌다’고 할 만큼 지역 내부 파급 효과는 대단할 것이다.
뿐인가. 청년들이 떠나는 메마른 곳에서 좀 과장해 말해 젖과 꿀이 흐르는 곳으로 변하는 기회를 맞는다.
최소한 일시적으로나마 그럴 것이고, 국제행사 유산이 강하게 남으면 더 오래 갈 것이다.
아쉽게도 기자는 여태 광주·전남 광역단체장, 국회의원 등 유력인사로부터 이런 빅이벤트를 준비하겠다는 포부를 들어본 적이 없다.
물론 이런 세계적 행사를 열려면 그만한 인프라가 있어야 한다. 공항과 특급호텔, 컨벤션시설 등이 필수적이다.
아직은 충분치 않지만 특급호텔(여수)과 DJ컨벤션시설(광주)은 갖춰진 셈이고,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연장공사가 내년 완공 예정이어서 국제적 면모는 드러나고 있다.
단체장이며 정치인들은 선거시즌이 오면 골목상권을 활성화하겠다고 약속하는 게 관습화돼 있다. 좋은 일이지만, 거기서 그치지 말고 시야를 넓혀 지역 미래성을 담아 준비해보시길 권한다.
샌델 교수가 온다고 하니 전남 학생들이 그의 저서를 모조리 읽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고 한다.
세계 정상이 몰려오면 지역 청년들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리더십 및 인물론부터 아태지역 경제·외교, 국제적 비즈니스 동향은 물론, 언어와 문화, 매너 등을 익히며 전면적 업그레이드 과정을 겪을 것이다.
왠지 모를 지역민의 뿌듯함과 자긍심은 측정이 블가능하다. 남도의 수려한 자원과 역사문화를 선보이는 장인데 가슴 벅차지 않겠는가?
총선은 지나갔고 이제 지역 현안 해결의 시간이 다가왔다. 곧 지방선거의 바람도 불어온다.
올해 안에 군공항 및 민간공항 이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광주와 전남, 무안군이 노력하고 있지만 어떤 결론을 낼지 알 수 없다.
일주일 전후로 해당지역 단체장 3인이 회동해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기자가 관련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느낀 건 ‘베일 속 3자 회동’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시 말해 모처에서 비공개로 만나 협상할 것으로 보여 우려된다. (기자는 협상은 비공개적이더라도 무안국제공항에서 회동하는 공개적 모습을 바라고 있다.)
워낙 민감한 문제여서 그럴 수 있겠다고 이해하는 측면이 없지 않으나 지역민 관점에서 너무 답답하다.
영감을 주기는커녕 숨겨야 하는 행정, 뭔가 관료적 접근이 그렇다.
어떻든 생산적 협상을 통해 무안국제공항의 문을 활짝 열어주는 날을 앞당겼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지역민에게, 특히 청년들에게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회의 창을 엿보게 하고 영감을 줘야 하지 않겠는가?
정진탄 전남본부장 겸 선임기자 chchtan@gjdream.com

촌넘들 워낙에 골수분자들 입니다 (무식)
그들에게는 죽어야 끝난다
해서 군공항이전 정치적 쇼
이루어져 질수 없는 사랑 입니다
영원한 영세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