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목은 제 자리에서 걸으며 다양성을 받아들인다. 소리없이.
고목은 제 자리에서 걸으며 다양성을 받아들인다. 소리없이.

걷기

       이 볕

 

햇살은 공중부양으로 걷고

벼들은 제 자리에서 쑥쑥 걷는다

되돌아 볼 잔영 없이 제 갈길 가며 걷는다.

사람만이 길을 평가하며 

고상한 존재도

즐기는 존재도

제 길을 걸을 땐 극락이라 여기고

제 길에서 멈추면 지옥이라 투덜거린다.

햇살은 공중부양으로 그림자 없이 걷고

벼들은 제 자리에서 흔들거리며 쑥쑥 걷는다.

지구는 되돌아 걷지 않고,

바람이 나를 스쳐 제 갈 길 간다.

오직, 호모사피엔스만이 미련을 가지며 자꾸 되돌아 본다.

이볕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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