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이 볕
햇살은 공중부양으로 걷고
벼들은 제 자리에서 쑥쑥 걷는다
되돌아 볼 잔영 없이 제 갈길 가며 걷는다.
사람만이 길을 평가하며
고상한 존재도
즐기는 존재도
제 길을 걸을 땐 극락이라 여기고
제 길에서 멈추면 지옥이라 투덜거린다.
햇살은 공중부양으로 그림자 없이 걷고
벼들은 제 자리에서 흔들거리며 쑥쑥 걷는다.
지구는 되돌아 걷지 않고,
바람이 나를 스쳐 제 갈 길 간다.
오직, 호모사피엔스만이 미련을 가지며 자꾸 되돌아 본다.
이볕 시민기자
이볕 시민기자
icarus2c@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