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나 가정임을 전제로 한다. 순천대가 목포대를 이길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현재 진행 중인 전남 의대 공모(외부기관 용역)에서다.
안타깝게도 순천대, 순천시, 시민들 상당수는 정부 추천을 위한 의대 공모에 응할 의사가 없음을 견지한다.
공모 일정상 8월 말까지 참여 의사를 밝혀야 의대 신설 로드맵이 완성될 수 있는데, 귀추가 주목된다.
여기서 8월 말이라고 함은 공모 의대설립방식선정위원회 구성 및 활동이 이뤄지는 시한이어서 이때 공모 응모자가 의견을 적극 개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시기를 넘기면 공모가 파국을 맞을지, 전남도와 용역기관이 다른 대안을 내놓으며 ‘계속사업’으로 진행해 갈지 드러난다.
관건은 뭐니 뭐니 해도 순천대의 입장이다.
반전을 보여주지 않으면 꽉 막힌 상황에 이를 것이고, ‘궁즉통’이라고 했으니 새 탈출구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한 번쯤 생각해볼 게 있다.
‘공모 운동장’은 정말 기울어져 있나?
순천대가 공모 참여 추가 조건을 내세우고 이를 전남도와 용역기관이 수용, 공모에 들어오면 승산은 얼마나 될까 하는 것이다.
산술상 50 대 50이다. 이길 확률은 순천대나 목포대나 반반으로 동일할 것이다.
하지만 공모 용역기관이 각종 기준과 평가 항목을 통해 의대가 가야 할 곳은 정해지고 하나가 선택 받는다.
물론 용역기관이 순천대와 목포대에 모두 의대를 설치해야 한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선 또 하나 가정의 영역으로 이 부분은 생략한다.
다만 순천대와 목포대가 공모에서 겨뤄 순천대가 승리할 가능성을 두고 보자는 말이다.
한때 논란이 됐던 2021년 ‘전남 의대 설립 관련 연구 용역’ 결과를 보면 순천과 목포, 어느 쪽으로 가도 경제성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 분석에서 서부권(목포) 1.44, 동부권(순천) 1.35로 평가돼 서부권이 조금 앞서긴 했지만 말이다.
반면 의대 및 부속병원 적합지 관련 도민 설문조사(2228명 응답)에선 목포권 27.7%, 순천권 34.1%로 순천권이 높게 나타났다.
이 용역은 순전히 전남지역에 의대 설립 타당성을 주장하기 위한 목적이었으며, 어느 지역으로 의대를 가게 할 것인지 결정하는 내용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이 용역 결과를 새삼스레 거론하는 것은 순천대가 이번 공모에 참여한다면 팩트상 특별히 불리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 공모에는 또 다른 여러 기준과 평가가 있을 것이나 순천대라고 해서 ‘기울어진 공모 운동장’에 있는 건 아니란 말이다.
순천대와 동부권 측에선 전남도가 ‘입김’을 불어넣어 공모 결과를 윤색시키지 않을까 우려와 의혹을 제기하는 인상을 주는 듯하나 그건 아직 팩트의 영역이 아니다.
공모 용역기관과의 절차적 정당성과 객관적 평가 기준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접근할 문제이지 전남도, 또는 행여 도지사의 의중에 따라 공모 결과가 영향을 받을까 우려하는 것은 예지의 영역이고, 불신의 영역일 수밖에 없다.
순천대, 동부권이 알고 있는 것들
어디까지나 가정이지만 전남도 주도, 용역기관 수행 공모에 순천대가 참여해 이길 가능성은 목포대보다 낮다고 볼 이유가 없을 것 같다.
순천은 순천시민이 긍지를 갖는 대로 역동적이고 산업, 상업도시의 면모를 보인다.
순천대는 교욕부의 글로컬 대학으로 선정돼 타 대학을 선도하는 대학으로 부상했다.
목포대와 목포시 쪽에선 이렇게 말하면 순천 쪽을 두둔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언감생심이다.
순천대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모에 응해 이길 수도 있음을 새삼 상기해봤으면 하는 충정인 것이다.
분명히 그런 선택지가 있음에도 애초부터 공모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안타까워 하는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남 의대를 어디로 할 것인지, 전남도가 의견 수렴해서 알려주면 추진하겠다고 했고, 그곳이 순천대가 될 수도 있고, 목포대도 될 수가 있다.
방법상 공모 길을 선택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교육부에 의대 신설을 신청해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쪽으로 하건, 그러니까 공모 참여 방식 또는 교육부 신청 방식 가운데 어디를 택하든 순천대의 자유 영역에 속한다.
그러나 순천대, 동부권은 이미 알고 있지 않을까?
본능적, 이성적으로 어떻게 해야 전남에 의대를 유치하는 데 유리할지를.
그리고 공모 참여로 의대를 따낼 성공률이 산술상 반반이라지만 실제 이길 수도 있음을.
정진탄 전남본부장 겸 선임기자 chchtan@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