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전, 깔림 등 5개월 간 산재 사망사고 4건 발생
금속노조 “유해위험 확인하고도 개선하지 않아”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는 21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잇달아 발생한 금호타이어 산재사고에 대해 특별감독 및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금속노조 제공.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는 21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잇달아 발생한 금호타이어 산재사고에 대해 특별감독 및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금속노조 제공.

 금호타이어 국·내외 사업장에서 약 5개월 동안 4건의 사망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 필요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노동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낮 12시께 광주 광산구 소촌동에 위치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배전실에서 발전기 시험가동을 점검하던 60대 노동자 A씨가 고압 전력설비에 감전됐다.

 사고 직후 심정지 상태에 빠진 A 씨는 공장 자체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1시 30분께 숨졌다. A 씨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신규 발전기 설치 공사를 위해 투입된 하청업체 소속 직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감전사고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올해 두 번째 산재사고다. 지난달에는 40대 노동자가 지나가던 지게차 적재물에 깔려 머리를 다친 뒤 치료받던 중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타이어 원료인 고무 더미를 싣고 가던 지게차 운전자가 보행 중이던 근로자를 뒤늦게 발견해 급정거하면서 발생한 사고로 알려졌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노사가 사전에 보행자 통로확보 미흡(사각지대)으로 유해위험이 있음을 파악했던 곳이었다.

 또한 지난 4월에는 금호타이어 곡성공장에서 타이어 성형 작업을 하던 50대 노동자가 기계에 몸이 끼어 목숨을 잃었으며 같은 달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도 현지 직원이 설비 점검 중 끼임 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잇단 산재사고에 노동단체는 금호타이어 측의 안전관리체계에 ‘구멍’이 난 것을 확인해 주는 것이라며 노동당국의 특별감독과 안전보건진단명령, 책임자 엄중 처벌을 촉구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는 21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공장 발전기 설치 공사에는 3개 하청업체가 참여했고 도급인으로서 금호타이어는 총괄적인 안전관리책임을 다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게차 사망 사고는 앞서 위험성평가를 통해 유해위험 요인을 파악했고 이에 앞서 지게차와 보행자 부딪침 사고도 있었다”며 “유해위험 요인을 확인하고도 개선하지 않아 반복되는 중대재해는 금호타이어 안전보건관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동청은 이번 사고에 대한 조사뿐만 아니라 노조 참여를 보장하는 특별감독과 안전보건관리진단 명령을 통해 안전보건관리체계 및 안전보건사업 전반에 걸친 시스템을 점검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노동청은 금호타이어 각 공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가 ‘특별감독’ 요건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특별감독은 한 공장에서 1년에 3명의 노동자가 숨지거나 동시에 2명이 사망해야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경찰은 최근 사고와 관련해 하도급 관계와 업무상 과실 여부 등을 파악하는 수사에 들어갔다. 책임자로 지목된 광주공장 대표이사와 지게차 운전자 등을 입건해 조사 중이며 수사 경과에 따라 공장 관계자 추가 입건도 검토하고 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도 사고 현장에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리고 특별감독과 별도로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는 도급인의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명시하고 있는데, 도급인은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하는 경우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4조는 사업주와 경영 책임자 등의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명시하며 사업장에서 종사자의 안전·보건상 유해 또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사업자가 취해야 할 조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19일 감전 사망사고 발생 직후 입장문을 내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관련 기관의 조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유시연 기자 youn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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