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의 마르크스와 지혜의 공자가 맞붙으면 누가 이길까.’
19일 전남도청에서 열린 광주 민간·군공항 이전 관련 광주 국회의원들의 간담회를 지켜보며 떠올린 생각이다.
뚱딴지같은 소리일지 모르나 일면 들어맞지 않을까.
목표 의식을 갖고 밀어붙이는 강기정 광주시장, 순리에 맞게 해갈 것을 촉구하는 김영록 전남지사의 장면이 겹쳐서다.
강기정 밀어붙이기로 물꼬
강 시장은 단호히 올 연말까지 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를 결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전남도가 함흥차사다’, 빨리 움직이라고 다그친다.
여기서 운동권 86그룹의 냄새를 맡았다고 하면 기자의 코가 기능을 잘못한 것일까.
하지만 ‘뜨뜻미지근하다’며 연이어 강공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격정적, 과거 투쟁의 뚝심을 보는 것 같다.
이를 상대하는 김 지사는 이번 간담회에서 시종일관 전남도의 입장을 차분히 설명하며 국회의원들 및 기관장의 이해를 구했다.(참석자는 민주당 양부남 광주시당위원장, 박균택·정준호 국회의원, 김이강 서구청장, 한상원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통합공항 이전사업은 일방적 태도론 곤란하고 차근차근 상황에 맞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마디로 집약한 말이 ‘존중과 예우’였다.
김 지사는 “광주시가 전남도, 무안군민을 존중과 예우로 대해준다면 좋겠다. 그러면 저 자신도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무슨 말이냐면 대도시 광주가 시골 무안주민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하거나 그렇게 비치는 것을 삼가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민간공항 이전을 하겠다고 약속했으면서 파기한 광주시가 취할 태도를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현재 제시하고 있는 지원책도 무안군민을 설득할 정도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생에너지100(RE100) 국가산단과 인공지능(AI) 첨단농산업 융복합지구 등이 무안에 유치되도록 광주시가 앞장서는 모습을 보이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예비이전후보지가 아닌 이전후보지 결정 때 민간공항 이전, 1조 원 지원 수준으론 무안군민에 대한 존중과 예우에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다.
진정으로 무안군민을 위해 광주시가 중앙정부를 상대로 설득과 지원사업을 펼쳐보라는 것이다.
이런 지적은 이날 간담회가 아니면 좀체 들을 수 없는 것이다.
김영록 "존중과 예우"로 수습
지금까지 전남도는 무안군민에게 획기적인 대책, 통합패키지를 제시해야 한다는 식으로 표현했다.
그런데 이번에 광주시의 입장과 태도를 거론하며 무안군민을 움직이는 방법을 매우 구체적으로 적시한 것이다.
김 지사는 이날 또 다소 놀라운 발언을 했다.
‘존중과 예우’에 이어 이 같은 지원책 촉구는 전남도의 입장만이 아니라 무안군의 입장도 대변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니까 무안군수를 만나지 못해 속이 답답할지 모르나 현재 김 지사 자신이 말하는 것을 들어보면 무안군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는 뜻이다.(무안군이 직접 나서 원하는 것을 말하면 군공항 이전을 바라는 것으로 외부에서 받아들일 수 있어 함구하고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런 무안 현지의 상황을 살펴가며 공항 이전사업을 추진해 가야지 촉박한 시한을 정해놓고 밀어붙인다고 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전남도의 입장과 김 지사의 설명을 들은 광주 국회의원들은 이해한다는 표정이었다.
지난 6일 광주시청에서 광주시와 강 시장의 얘기만 들었을 때와는 공항 이전사업의 이해도가 달랐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강공 드라이브를 건 강 시장의 공이 없지 않다.
결과론적 얘기지만 강 시장의 정치권 움직임 촉구, 뒤이어 이 같은 광주 국회의원들의 전남도청 방문, 그리고 양쪽의 얘기를 듣는 상황 연출은 강 시장의 밀어붙이기가 가져온 것이랄 수 있다.
언제 국회의원들이 광주시와 전남도를 각각 방문해 숙원사업인 공항 이전사업에 대해 진지한 의견 청취를 했던가.
사실 국회의원들은 중앙 정치권의 업무와 임무에 바빠서인지 공항 이전사업에 대해 이번처럼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또 이날 간담회 자리로만 보건대, 공항 이전사업에 관한 전문적 지식을 갖고 있는 것 같지도 않았다.
광주 국회의원들 주도적 행보도 주목
그러나 이번에 전남도 방문으로 군공항 이전 특별법 보완의 필요성을 느끼며 확실한 국가적 지원책 마련에 뜻을 모은 것은 꽤 긍정적이다.
강 시장의 투쟁적, 마르크스식 방법론이 소득을 얻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존중과 예우, 마음을 얻는 지원책에 관한 구체적 언급을 한 김 지사의 지혜로운 대처도 빛나는 순간이었다.
여기에 협상교섭단으로 움직인 광주 국회의원들이 지역발전을 주도적으로 이끌겠다는 면모는 지역민에게 기쁨을 안겨주는 것이었다.
한편, 군공항 이전 같은 민감한 사업 추진 과정에서 관계당국자의 비공개회의도 필요하겠지만, 기자와 시민에게 열려 있는 공간에서 자유롭게 논의하는 간담회 방식도 큰 성과였다는 점을 덧붙인다.
정진탄 전남본부장 겸 선임기자 chchtan@gjdream.com

광주같은 경우는 전에 재외동포청 유치 시도할 때 힘써줬던 고려인들 네트워크가 있기도 하고 광주 소재에 중국 영사관이나 우즈베키스탄 고용노동부 사무소도 있는지라 그리고 대학과의 연계도 있을거고요. 목포대나 초당대 이 대학들은 이민자 연구 이런거 관련해서 미진한게 사실인지라 호남대가 좀 활발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