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속 공무원들의 ‘고객 우선’ 서비스
생활인구 늘리는 무형의 지역 자산 가능성 엿봐
폭우가 내렸던 지난 주말(21일) 순천정원워케이션 (https://www.suncheon.go.kr/tour/worcation/0004/) 을 다녀왔다.
“순천국가정원이 나만의 사무실로! 친환경 삼나무 캐빈에서 정원을 벗삼아, 쉬면서 일하고, 매력적인 워케이션 센터에서 업무의 능률도 올리세요!”
순천시는 202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찾은 여행객들에게 하룻밤의 낭만과 힐링을 선사한 ‘가든스테이 쉴랑게’ 공간을 전국 워케이셔너를 위한 복합공간으로 바꾸었다
정원워케이션은 숙박시설인 ‘케빈하우스’와 함께 업무공간인 ‘워케이션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참여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하여 맨발걷기인 ‘개울길 어싱', '센셋요가', '밤중 정원해설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차별화된 운영 방식으로 오픈 4개월 만인 8월 기준, 약 8000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특히 전국 기관 및 대기업에서 단체 참가 문의가 쇄도할 정도로 인기가 높아 사실상 금년 말까지 모든 주말은 이미 예약 완료돼 있는 상태이다..
현장을 지키는 순천시 관광과 양효정 과장·정원워케이션팀 양지현 팀장 등을 비롯한 많은 공직자들의 남다른 열정과 의지로 방문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 결과다.
잘 가꾸어진 ‘순천만국가정원’의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이어서 어느 정도 성공이 예견돼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번 방문을 통해 실제 체험한 결과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5성급 이상 호텔에서나 제공될만한 서비스가 시행되고 있었는데 이 모든 것이 담당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였기 때문이다.
필자가 방문했던 날은 아침부터 폭우가 내리는 주말이었지만 어렵게 예약한 기회였기 때문에 일정을 강행했다.
워케이션 입구의 안내데스크에서부터 느껴지는 친절함은 확실히 뭔가 다르다고 느껴졌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오후 5시부터 시작된 ‘밤중 정원해설 투어’는 비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은 담당 해설사의 열정적인 해설이 ‘순천국가정원‘의 아름다운 전경과 별개로 큰 감동을 선사했다.
하이라이트는 저녁 식사 때다.
폭우로 바뀌어 입구의 다리가 물이 넘쳐 출입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어 버리자 담당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정원워케이션 프로그램은 원래 다음 날 아침 조식만 제공하기 때문에 당일 저녁 식사는 외부로 나가서 해결하고 돌아오는 구조다. 때문에 숙소 내부에서는 일체의 음식 조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참가자들 100여 명의 저녁 식사를 해결해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때 담당자들은 발 빠르게 김밥과 컵라면을 준비해 숙박객들에게 제공함으로써 다시 한번 감동을 선사했다.
다음 날에도 감동은 이어졌다.
아침 7시부터 진행되는 맨발 걷기 프로그램인 ‘개울가 워싱’ 때 조금씩 비가 내리니 어디선가 담당자들이 비옷을 들고 뛰어오고, 걷기를 마치자 발 닦을 수건을 들고 기다리고 있는게 아닌가. 이같은 상황을 보며 ‘어떻게 저런 열정들이 나올 수 있지?’라며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워케이션 운영 담당 직원에게 “원래 이렇게 일찍 출근을 하시나요?” 했더니 “날씨가 워낙 안 좋아서 퇴근안하고 비상대기했다”는 말을 들었다. “아! 정말 고객들의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던 건 필자만은 아니었을 것 같다.
“어떻게 이렇게 친절할 수 있죠?” 담당자들께 물었더니 ”저희는 방문객들의 감사 인사를 먹고 삽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필자 역시 나름 규모가 있는 유통업체를 운영했고 지금은 공공기관인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을 역임하며 항상 ”고객 만족이 최우선이다” 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이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공직자들을 보니 ‘지역 소멸’을 걱정 이면, ‘우리에겐 많은 기회가 있구나’하는 확신이 들었다.
평소에도 ‘부족한 것들을 탓하기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몇가지 장점만이라도 잘 살려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필자로선 정말 큰 희망을 목격한 신선한 주말이었다.
전국 지자체 어디든지 순천만국가정원같은 훌륭한 인프라를 갖출 순 없겠지만, 또 공직자들과 민간의 적극적인 협업과 ‘고객 최우선’ 마인드로 정주인구를 늘리기는 어렵지만, 생활인구를 확보할 수는 있을 거라는 확신과 기대를 품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전국적이고 좋은 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는 순천시 공무원들께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하상용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