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사회연 ‘고령자 노동시장 실태 분석’
“고령자 절반 이상 건강·고용보험 적용 못받아”

 지난 10년 사이 한국의 고용의 양과 질 모두 개선됐고 고령 노동자의 고용률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고령 노동자 절반가량은 여전히 저임금 상태로 파악됐다. 또 고령자 절반 이상이 건강보험과 고용보험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음에도, ‘계속 일하고 싶다’는 고령자 수는 증가 추세였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이 최근 발간한 ‘고령자 노동시장 실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 사이 저임금 노동자(중위임금의 2/3 미만) 비율은 감소했다. 월임금 기준으로는 2013년 21.3%에서 2023년 18.8%로 감소했다. 청년((15~29세)과 초고령자(80세이상)는 거의 변함 없지만, 준고령자(55~64세)는 33.6%에서 20.9%로, 고령자(65~79세)는 74.0%에서 57.7%로 감소했다.

 시간당 임금 기준으로는 24.7%에서 14.0%로 감소했다. 초고령자를 제외하면 모든 연령층에서 저임금 노동자 비율이 감소했는데, 청년은 29.7%에서 18.7%로, 중장년(30~54세)은 16.8%에서 6.4%로, 준고령자는 39.2%에서 13.9%로, 고령자는 77.5%에서 46.0%로 감소했다. 10년 전보다 개선되기는 했지만, 2023년에도 고령자 절반이 저임금 노동자인 셈이다.

 비정규직 비율은 2013년 8월 45.9%에서 2023년 8월 41.3%로 감소했다. 준고령자(55~64세)는 65.2%에서 49.9%로, 고령자(65~79세)는 92.1%에서 84.0%로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중장년(29.1%), 청년(47.5%), 준고령자(49.9%), 고령자(84.0%), 초고령자(96.9%) 순으로, 중장년을 저점으로 나이가 많을수록 비정규직 비율이 높아졌다.

 10년전에 비해 근로시간은 전연령대에서 전반적으로 감소했지만 주52시간 상한제를 넘어서는 초장시간 노동과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노동을 하는 비중은 다른 연령층과 비교했을 때 여전이 높았다. 준고령자와 고령자가 장시간 근로도 많고 단시간 근로도 많은 것은, 노동시장 내에서 교섭력이 취약한 상태에서 노동법상의 보호막조차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가입률은 10년 전과 비교해 높아졌다. 준고령자는 국민연금 가입률이 42.1%에서 56.4%로 높아졌고, 건강보험 가입률은 60.8%에서 76.3%로, 고용보험 가입률은 52.0%에서 78.2%로 높아졌다. 고령자는 건강보험 가입률이 33.8%에서 49.2%로, 고용보험 가입률이 5.9%에서 22.9%로 높아졌다. 그러나 고령자 절반 이상이 건강보험과 고용보험을 적용 받지 못 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한편 2023년 기준 준고령자(55~64세) 830만 명 중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 현재도 근무하는 사람은 297만 명(35.8%)이고, 주된 일자리를 그만두고 다른 일자리에 취업한 사람은 291만 명(35.0%), 다른 일자리에 취업하지 않은 사람은 228만 명(27.4%)이다.

 고령자(65~79세) 718만 명 중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 현재도 근무하는 사람은 142만 명(19.8%)이고, 주된 일자리를 그만두고 다른 일자리에 취업한 사람은 182만 명(25.4%), 다른 일자리에 취업하지 않은 사람은 365만 명(50.8%)이다.

 준고령자(55~64세)가 가장 오랜 기간 근무한 일자리에서 근속년수 평균값은 2013년 15.9년에서 2023년 15.4년으로 조금 짧아졌고, 고령자(65~79세)는 22.8년에서 18.5년으로 짧아졌다. 준고령자 근속기간은 남성 19년 여성 11.8년이고, 고령자 근속기간은 남성 23.9년, 여성 14.0년이다.

 준고령자가 가장 오랜 기간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둘 때 나이는 2013년과 2023년 모두 49.4세로 변함이 없고, 고령자는 56.8세에서 55.9세로 조금 빨라졌다. 준고령자 남성은 51.1세, 여성은 47.8세에 그만뒀고, 고령자 남성은 58.3세, 여성은 53.9세에 그만뒀다.

 준고령자(55~64세)를 대상으로 가장 오랜 기간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둔 이유를 물은 결과, 비자발적 이직이 50.1%로 절반을 차지한다. 남자는 65.3%, 여자는 36.6%가 비자발적 이직이다.

 준고령자는 ‘계속 수입있는 일을 하기를 원한다’는 사람이 2013년 74.1%에서 2023년 79.6%로 증가했고, 고령자는 43.6%에서 55.7%로 증가했다.

 65세 이후는 연금수령자가 80%를 넘지만 고령으로 갈수록 연금수령액이 줄어들었다. 2023년 연금수령자는 준고령자가 168만 명(20.2%), 고령자가 610만 명(85.0%)이다. 연금수령액은 준고령자가 99만 원(중위값 60만 원), 고령자가 68만 원(중위값 45만 원)이다. 고령자 다수가 노령연금 수급권이 없거나 액수가 적어 기초연금에 노후를 의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자산총액 중 부동산 비중은 71.5%로, 중장년(65.9%)과 준고령자(72.7%), 고령자(80.3%), 초고령자(86.7%) 모두 2/3가 넘는다. 청년은 부동산 비중이 32.5%로 낮지만, 전월세보증금이 38.4%다. 모든 연령층에서 가계 자산의 2/3 이상이 부동산에 묶여 있다.

 노인의 빈곤율은 고령자 27.8%, 초고령자 64.9% 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한편 보고서는 노인 일자리 대책으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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