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출신 후배 안타까운 죽음에 조문 갔다가 유족들 호소 들어
1년6개월여 만 이태원특별법 제정, J경감 순직 처리로 결말 맺어
유족 “모든 것 소 의원 덕분...봉안식 참석해달라” 소 전 의원 응답

소병철 전 의원이 26일 국립서울현충원 경찰묘역에 봉안된 순천 출신 고 J경감 묘역에 추모의 예를 표시하고 있다.     독자 제공
소병철 전 의원이 26일 국립서울현충원 경찰묘역에 봉안된 순천 출신 고 J경감 묘역에 추모의 예를 표시하고 있다.     독자 제공

2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동작동 국립묘지) 경찰묘역에서 한 경찰관의 봉안식이 간소하면서도 가슴 묵직한 분위기 속에서 개최됐다.

순천 출신인 고 J경감(용산경찰서 정보계장)이 용산참사 책임감 때문에 숨을 거둔지 1년 10개월만에 뒤늦게 치러진 행사였다.

이날 봉안식에는 동료경찰관들과 유가족 등 50여명이 함께 했고 소병철 전 국회의원(전남 순천시 지역구, 당시 법사위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22년 10월 29일 밤 10시 15분. 서울 이태원에서 느닷없는 압사 참사로 무고한 시민 58명이 목숨을 잃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난 날이다.

대참사가 일어난지 10여일 뒤인 11월11일 밤 J경감은 관할경찰서 경찰관으로서 사고를 막지 못한 책임감으로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J경감은 사망전에 동료경찰관들에게 “미안하다”는 전화를 했고 가족들에게도 “희생된 분들을 생각하면 너무나 고통스럽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이태원 참사에 책임을 져야 할 장ㆍ차관급 행정관료와 경찰관 고위급 관계자들이 모두 책임 회피에 급급할 때 하위급 J경감의 사망 소식에 많은 국민들이 안타까워 했었다.

순천이 지역구인 당시 소 의원은 동향의 J경감의 사망소식을 접하고 다음날인 12일 저녁 계절에 맞지 않게 비가 엄청 내리는 가운데 J경감의 장례식장을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소 의원이 조문후 자리를 뜨려는 순간 유가족들이 “잠시 후에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조문을 온다고 하니 의원님이 남아서 순직으로 처리될 수 있도록 유족들의 호소를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소의원은 장례식장에서 김 청장에게 유족들과 함께 그러한 뜻을 전달했고 김 청장도 눈물을 지으며 “노력해 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지 1년이 넘도록 이태원 참사 특별법 통과가 여당의 반대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까지 겹쳐 요원해보였다.

특별법 제정은 J경감 순직처리와의 상관관계 때문에 유족들의 요청사항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사건 발생 후 무려 696일 만에 온갖 진통 끝에 지난 5월2일 국회에서 의결됐다.

소 의원은 지역구 출신인 J경감의 유족들과 계속 접촉하면서 관계기관에 이러한 유족들의 호소를 전달했고 특별법에 대한 여야간 내부적 합의를 이뤄가던 지난 4월에 순직으로 인정되기에 이르렀다.

유족들은 순직 인정 소식을 듣고 곧바로 국회로 소 의원을 찾아 “이 모든 일에 소 의원 덕분이다”고 거듭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고 한다.

유족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현충원 봉안식에 소의원께서 꼭 참석해달라”고 간곡히 요청했고 소 전 의원은 이날 행사에 끝까지 함께 하면서 훈훈한 미담의 주인공이 됐다.

유족 한 관계자는 “오늘 행사는 이태원 참사의 진상과 책임 소재 규명이 철저히 진행되기를 모두가 한마음으로 염원하는 자리이기도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소 전 의원도 “J경감의 순직 인정과 봉안식이 이태원 참사의 진상 규명과 책임 소재를 밝히는데 새로운 동력을 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홍철 기자   youhc6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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