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시와 단편소설 그리고 장편소설을 함께쓴다는 것’을 주제로 강연하는 한강 작가. 뉴시스
지난해 11월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시와 단편소설 그리고 장편소설을 함께쓴다는 것’을 주제로 강연하는 한강 작가. 뉴시스

“2000년 고 김대중 대통령님의 노벨 평화상에 이은 우리 고장 출신의 두 번째 쾌거다. 전남도는 앞으로 우리의 감성을 바탕으로 한 지역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힘껏 뒷받침하면서 K-문학을 선도하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김영록 전남지사)

“노벨 문학상에 한강 작가가 수상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아 대단하다. 가슴이 뜨겁다. 한강 작가는 광주 중흥동에서 태어나서 효동초등학교를 다녔다. 문학계의 노벨상이라 일컫는 맨부커상을 받았을 때도 감동이었는데 이번 수상은 더더욱 의미가 깊다.”(강기정 광주시장)

‘10월 10일’은 충격이었다.

지구촌을 깜짝 놀라게 한 작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인류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한강이 누구인가. 광주의 딸이다. 한 작가는 한국 문학사, 세계 문학사에 신기원을 열었다.

“역사적(역사상의)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다.”

그의 작가적 역량에 감동한 스웨덴 한림원은 이렇게 평했다. 반복해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생생함을 느끼기 위해 이를 영어로 들어보면 어떨까. 한림원은 보도자료에서 문학상 선정 이유를 이렇게 전했다. “for her intense poetic prose that confronts historical traumas and exposes the fragility of human life.”

2000년 노벨위원회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할 때 발표한 내용은 이렇다.

“한국과 동아시아 전체 민주화와 인권, 그리고 특히 북한과의 평화 및 화해에 기여했다”(for his work for democracy and human rights in South Korea and in East Asia in general, and for peace and reconciliation with North Korea in particular.)

한국의 노벨상 수상자 2명이 전남과 광주에서 각각 나왔다.

가슴 뭉클하고 벅찬 일을 전 세계인에게 지속해 알리고 ‘레거시’를 만들어가는 일은 우리 모두의 일이다.

김 지사와 강 시장이 밝힌 것처럼 이 지역 출신 K-문학에 대한 지원을 어떻게 해갈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다.

DJ의 고향 신안 하의도와는 달리 한 작가의 고향과 성장기는 아직 잘 모른다.

한 작가의 작품세계, 유년기, 그리고 광주란 톡득한 역사적 사실과 배경을 전하고 알릴 방식을 강구해야 한다.

기자는 일명 ‘노벨 로드’(Nobel Road)를 조성할 것을 제안한다.

신안 하의도에서 한 작가 고향 광주 중흥동에 이르기까지의 물리적 공간 연결성, DJ 노벨 평화상의 역사성, 한 작가 노벨 문학상의 문학성을 통틀어 보여주는 프로젝트다.

핫플레이스 신안을 포함한 전남 서부권, 한 작가 모교 효동초등학교, 그리고 5·18 사적지 전남대 등을 중심으로 한 광주 북구권을 연결하는 것이다.

변방으로, 지독히 소외당한 전남과 광주에서 위대한 인류 역사 정신을 꽃피운 과정을 제대로 알리는 일이다.

우선 문학인들의 순례 코스, 평화운동가들의 답사지에서부터 광주와 전남의 역사성과 특수성을 오롯이 전달하고 현대적으로 조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해당 지자체장들이 감격하고 있는 만큼, 지역민들이 가슴에서 뜨거움을 느끼고 있는 만큼, 이 같은 ‘노벨 로드’를 만들어 가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담을지에 대해선 많은 지역민과 문학 관계자, 관광산업 전문가 등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했으면 한다.

반드시 광주와 전남이 한국의 정신적 원류, 평화의 기둥이 되고 나아가 전 세계인의 위대한 정신의 등불이 되는 곳으로 만들어 가보자.

‘10월 10일’의 놀라운 일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도록 모두 힘을 합쳐보자.

‘한강의 기적’이 한 차례, 두 차례로 끝나지 않고 이제부터 시작이란 마음으로 힘차게 전진해 가보자.

정진탄
정진탄

정진탄 전남본부장 겸 선임기자 chchtan@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드림투데이(옛 광주드림)를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드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