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삼성과 한국시리즈 광주서 1차전
31년만의 영호남 연고팀 맞대결 빅매치

20일 광주 라마다플라자 바이 윈덤 충장 호텔 라벤더홀에서 열린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양팀 감독과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가운데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KIA 김도영, 양현종, 이범호 감독, 삼성 박진만 감독, 강민호, 김영웅. 뉴스1
20일 광주 라마다플라자 바이 윈덤 충장 호텔 라벤더홀에서 열린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양팀 감독과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가운데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KIA 김도영, 양현종, 이범호 감독, 삼성 박진만 감독, 강민호, 김영웅. 뉴스1

기아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 대망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21일 광주에서 열린다.

KIA 타이거즈는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페넌트레이스 1위팀이고, 삼성 라이온즈는 페넌트레이스 2위로  플레이오프에서 LG트윈스를 꺾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달구벌과 빛고을을 연고로 하는 달빛매치의 1차전 무대는 저녁 6시 30분 광주 기아챔피언스 필드다.

이번 대결은 역대 42번째 한국시리즈로, 호남 연고지의 기아와 영남 연고지의 삼성 간에 펼쳐지는 31년 만의 영호남 자존심 대결이다.

양팀의 한국시리즈 경기는 31년 전인 1993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7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해태 타이거즈가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기아 타이거즈가 우승할 경우 통산 최다(12회)를 경신하게 되며 동시에 팀의 한국시리즈 불패 신화를 이어가게 된다.

또한 부임 첫 해인 이범호 감독은 KBO 리그 최초 1980년대 출생 감독의 우승이라는 기록도 더하게 된다. 이 감독은 1981년생이다. 한국 구기종목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최초의 1980년대 출생 한국인 감독의 우승 기록이기도 하다.

반대로 삼성 라이온즈가 우승할 경우 팀 통산 9번째 우승을 차지하게 되며, 기아 타이거즈는 최초로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기록하게 된다. 기아 타이거즈는 현존하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준우승 기록이 없는 구단이다.

이범호 체제로 첫 시즌을 맞이한 올해 기아 타이거즈는 초반부터 선발진의 이탈 등 악재가 있었음에도 김도영을 위시한 타선의 힘과 견고한 중간계투진에 힘입어 시즌 대부분의 기간 동안 1위를 유지했다.

기아는 팀 타율과 출루율, 장타율도 모두 1위다.

김도영ㆍ박찬호ㆍ김선빈ㆍ소크라테스의 3할 타율과 최형우ㆍ나성범의 20개 이상의 홈런 등으로 무장한 타선은도무지 상대 투수가 공략할 지점을 찾을 수 없는 강력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이와 같은 이번 시즌 페넌트레이스 1위는 두꺼운 선수층 덕이 크다.

양현종을 제외한 모든 선발진이 시즌 도중 부상으로 이탈한 최악의 상황에서 황동하, 김도현 등이 선발의 제 역할을 해냈다.

시즌 초 유격수 박찬호의 부상 이탈 상황에서도 박민이 대체자원으로 부족함 없는 모습을 보였으며, 높은 대타 타율을 보인 서건창, 최근 무섭게 성장 중인 공격형 포수 한준수, 정규시즌 부상자들의 공백을 메꿔준 외야수 박정우 등 당장 주전으로 뛰어도 손색이 없는 백업 자원이 풍부했다.

때문에 이번 시즌의 기아는 부상자가 생겨도 백업들이 경기를 잘 이끌어 갈 수 있는  강력한 팀이었다.

게다가 상대팀인 삼성 라이온즈에 압도적인 상대 전적을 기록하고 있는 점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삼성은 이번 시즌 가장 오랫동안 2위에 자리, 시즌 내내 기아와 1위 VS 2위 구도를 유지했다. 하지만 상대 전적에선 기아가 12승 4패를 기록할 정도로 압도했으며, 특히 정규시즌 8월 31일, 9월 1일 펼쳐진 맞대결에선 4경기차로 매섭게 추격하던 삼성을 모두 이기며 격차를 벌렸다.

시즌 종료 기준 기아는 삼성을 상대로 OPS .929, ERA 4.11로 투타 양면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기록했지만, 삼성은 기아 상대로 OPS .710, ERA 6.47로 저조했다.

불안한 대목은 수비디.

올 시즌 기아는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단일 시즌 146개라는 최다 실책을 기록했을 만큼 수비는 불안하다. 특히 정규시즌 6월 25일 롯데와의 경기에서는 14점차로 압도하던 경기에서 김도영의 송구 실책이 만루홈런으로 이어지는 등의 수비수들의 실책이 연달아 터져 15:15 무승부를 기록하고 끝나기도 했다.

7월 31일 두산과의 경기 역시 박찬호의 송구 실책에서 시작된 11실점 빅이닝으로 6:30이라는 KBO 역대 최다 실점 경기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 라이온즈는 정규시즌부터 플레이오프 경기까지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를 보여줬다. 정규시즌 리그 최소 실책 1위, dWAR 1위를 기록한 수비진은 플레이오프에서도 2개의 실책은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준수한 모습을 보여줬다.

한 번의 실수가 경기 흐름, 나아가 시리즈 전체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한국시리즈에서 기아의 수비 실책은 우승을 위한 최우선 과제임이 분명하다.

선발진의 불안정함도 고민거리이다.

시즌 초 5선발로 시작하여 끝까지 시즌을 완주한 선발은 양현종 뿐이며 윌 크러우, 이의리, 윤영철, 제임스 네일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선발진이 완전히 붕괴할 위험에 처하기도 했다.

대체 선발로 투입된 황동하와 김도현, 용병 제도를 활용해 영입한 캠 알드레드와 에릭 스타우트가 선발진의 공백을 잘 메워주며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했으나 한국시리즈와 같은 중요한 경기에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수 자원이 부족한 건 여전한 현실이다.

제임스 네일과 윤영철이 빠른 회복으로 엔트리에 복귀했지만 긴 공백 이후 맞이하는 한국시리즈 경기에서 제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1차전 양팀의 선발투수로 기아는 제임스 네일을, 삼성은 원태인을 내세운다.

제임스 네일은 이번 시즌 평균자책점 2.53으로 리그 1위를 기록하며 1선발로서의 역할을 확실히 해냈으나 지난 8월 24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맷 데이비슨의 타구에 턱관절이 골절돼 시즌 아웃의 위기를 겪었다.

다행히 집중적인 재활과 빠른 회복력으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어왔으며, 지난 9일과 14일 두번의 연습경기에서 호투를 펼쳤다.

그러나 실전 공백이 길었던 만큼 긴 이닝을 소화하는 데 지장이 있을 수도 있어 중간계투진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다.

삼성의 원태인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6과 2/3이닝 1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특히 이번 시즌 기아를 상대로 2차례 선발 등판해 승패는 없었으나 12이닝 3실점으로 호투한 바 있어 기아 타선에 어려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전망된다.

한편 기상 상황이 양팀에게 변수로 작용될 수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광주지역은 이날 오후 7시부터 1mm 내외의 비가 예보된 상황이다.

최종진 인턴기자 city@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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