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중국차(茶)] (56) 포유, 오룡차의 둥근 모양을 만들다

전열 홍건기: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홍건기 위를 올려다보면 차에서 휘발된 피톤치드가 서리처럼 뿌옇게 천정을 덮고 있다.
전열 홍건기: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홍건기 위를 올려다보면 차에서 휘발된 피톤치드가 서리처럼 뿌옇게 천정을 덮고 있다.

 오룡차의 대부분은 중국의 화남차구(華南茶區)에서 동남부에 속하는 복건, 광동, 대만의 세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다. 2023년 생산량은 33만 3000톤으로 집계되고 있고, 전국 총생산량 355만 톤 가운데 9.3%를 점하고 있다. 근년 들어 오룡차의 생산량은 소폭 증가하였으나, 점유율은 다른 차들의 생산량이 더 많이 늘어남에 따라 소폭 하락하였다.

 반발효차에 속하는 오룡차는 그 품종과 제다방식에 따른 발효 정도, 생장 지역, 홍배의 정도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발효 정도

 -경발효(輕發酵:발효도 10~25%): 문산포종, 청향형(淸香型)의 현대식 철관음 등

 -중발효(中發酵:발효도 25~50%): 농향형(濃香型)의 전통방식 철관음, 무이암차 등

 -중발효(重發酵:발효도 50~70%): 동방미인

 ▲지역별

 -민북오룡: 복건성 북부의 무이암차를 말한다. 대홍포, 육계, 수선, 철라한, 백계관 등

 -민남오룡: 복건성 남부의 안계현에서 나오는 철관음이 가장 유명하고, 황금계, 본산, 모해 등

 -광동오룡: 광동성 조주(潮州) 지역의 봉황단총, 봉황수선 등

 -대만오룡: 대만에서 나오는 차들을 말하며 동정오룡, 대우령오룡, 동방미인 등

 ▲홍배 정도

 -경홍배(輕烘焙): 현대식 철관음, 대만 오룡차

 -중홍배(中烘焙): 봉황단총

 -중홍배(重烘焙): 무이암차 

포유의 과정을 설명한 그림. 출처 http://fj.qfwh.work

 이와 같이 현대식 철관음은 경발효, 민남지역 생산, 경홍배의 특징을 갖고 있으며, 오룡차 가운데서 가장 뛰어난 무이암차의 경우에는 중간 정도의 발효, 민북지역 생산, 중홍배(重烘焙)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오룡차의 형상에 관해서 한 가지 더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오룡차의 외형을 보면 대만 오룡차의 과립형(顆粒形)이나, 민남의 철관음 같이 ‘과립형 + 조색형’으로 말려져 있는 것들이 많다. 동정오룡, 이산차, 아리산차 등등 대부분의 대만 오룡차와 함께 대륙의 철관음 등이다. 이러한 과립형이나 반구형(半球形)으로 만들어진 차들은 일반의 차에 비하여 그 부피가 대폭 줄어들 뿐만 아니라, 외부의 충격에도 강한 형태가 된다. 이런 특징 때문에 중국 현지에서는 진공포장기를 이용하여 5Kg의 대용량부터 시작하여 수g 무게의 1회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규격으로 포장이 되어 편리함을 더 해 주고 있다.

 앞서 차의 외형은 유념을 통하여 이루어진다고 설명한 바가 있다. 과립형의 모양을 만드는 것도 유념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 과정을 일컬어 포유(包揉) 라고 부르며, 각각의 품종과 등급에 따라 포유의 강도 및 시간을 달리해서 둥근 형상을 완성해 나간다.

 그림에서 보이는 기계식 포유는 좌측의 초청기(炒靑機)에서 살청을 마치고 나온 찻잎을 면포로 싸매주고, 우측의 포유기(包揉)에서 다시 유념을 진행해 준다. 포유기의 상면과 하면 및 측면은 서로 압력에 눌림을 받게 되어있고, 이러한 과정에서 보자기 속의 찻잎은 갈 곳이 없어 서로 부딪치며 둥글게 말려간다. 포유는 두 번에 걸쳐 진행되는 데 초벌 포유를 마친 찻잎은 다시 불을 대어 약간의 건조를 진행시킨 부홍(復烘)을 거쳐, 재벌 포유를 진행한다. 물론 지금도 일부 지역에서는 포유를 수공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아울러, 포유를 마친 과립형 차는 앞서 열거한 대만이나, 복건성 이외의 지역에서도 만들어지고 있다. 비록 소량이지만 보이차로 유명한 운남성에서도 과립형의 오룡차가 만들어지고 있으며, 동남아의 미얀마 등의 국가와 심지어는 뉴질랜드에서도 생산되고 있다. 특히 동남아 지역의 차들은 기후와 해발의 영향으로 인하여 외형은 검푸른 빛깔이 나고, 맛은 쓰고 떫다는 정도로 알아두면 좋다. 녹차에서도 사천성이나 귀주성의 분지에서 나오는 묵녹색(墨綠色)의 녹차는 쓴맛이 강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차에서 따져봐야 할 변수는 너무 많다.

 류광일(덕생연차관 원장)

 류광일 원장은 어려서 읽은 이백의 시를 계기로 중국문화에 심취했다. 2005년 중국으로 건너가 상해사범대학에 재학하면서 덕생연차관 주덕생 선생을 만나 2014년 귀국 때까지 차를 사사받았다. 2012년 중국다예사 자격을, 2013년 고급차엽심평사 자격을 취득했다. 담양 창평면에 중국차 전문 덕생연차관(담양군 창평면 창평현로 777-82 102호)을 열고 다향을 내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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