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정신 하나면 무엇이든 이룰 것”
지난 8월 한국 스포츠클라이밍의 역사를 새롭게 쓴 광주 출신 스포츠클라이밍 스피드 국가대표 신은철(25) 선수. 그는 2024 파리 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스피드 종목에서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출전해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기량을 겨뤘다.
스포츠클라이밍 스피드 ‘남자 간판’인 그는 한국 스피드 클라이밍의 신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아쉽게도 8강 티켓은 얻지 못했지만, “한국 클라이머 처음으로 스피드 종목 올림픽 무대에 선 것만으로도 큰 자부심을 느낀다”는 그가 지난 2일 광주 무등산 선비바위 일대에서 열린 ‘2024 무등산 볼더링 축제’에 참가했다. V12 난이도의 바위 앞에 선 그를 만났다.
그가 이 바위 앞에 선 이유는 “다시 한번 도전하기 위해서”다.
신 선수는 “6~7년 전 마지막으로 끝내고 싶었던 등반 루트가 바로 이 루트였다”면서 “1년 만에 무등산에 다시 와 아쉬움을 씻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무등산 선비 바위에 대한 그의 애정은 특별하다. 이곳에 오면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
그는 “중학생 때부터 1년에 2~3번씩은 이곳을 찾았고, 개척을 할 때도 바위마다 루트를 만들어가며 추억을 쌓았다”면서 “이곳에 오면 당시 함께 했던 동료들과의 좋은 기억이 되살아나 꾸준히 축제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선비바위는 다른 바위들과 다르게 바위까지의 거리가 짧다”면서 “한 문제를 풀러 오기보다는 다양한 바위들의 문제를 경험할 수 있어서 좋은 곳”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대회 시작 전, “자연을 지키자”는 취지의 ‘에코 선언문’낭독도 그에게는 인상 깊었다고.
그는 “등반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후세의 클라이머들에게 깨끗한 환경을 물려줄 수 있도록 자연을 지키는 마음을 갖게 하는 에코 선언문이 인상 깊었다”면서 “이는 후세대의 클라이머들 혹은 새롭게 시작하는 클라이머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록 현재는 스피드 클라이밍에 집중하고 있지만, 볼더링은 여전히 그에게 각별한 의미다.
그는 “이렇게 바위에 나오고 자연에 나오게 되면 많은 사람들을 접하게 된다”면서 “등반 혹은 세계관, 매너를 배우고 교류를 쌓을수록 더 좋은 문화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피드 종목에 집중하게 된 배경도 설명했다. “14살 때 실내 암벽장에서 운동하며 리드 클라이밍과 볼더링을 같이 했는데, 부상도 수차례 있었고 몸도 다른 선수들과 경쟁할 만큼 자신있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대학에 진학하면서 스피드 클라이밍을 접하게 됐는데, 2020년도 도쿄올림픽의 컴바인 종목(스피드, 리드, 볼더링을 포함해 순위를 매기는 종목)을 준비하면서 그 중에서 스피드가 가장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했다.
파리 올림픽에서 아쉬움이 남았던 순간도 회고했다.
그는 “100%를 준비했지만 그중 30%도 못보여준 것 같아 아쉬움이 컸다”면서 “더 큰 무대에서 다시 한번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탄탄하게 다지겠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2028년 LA올림픽 도전 의지도 다졌다.
신 선수는 “2028년 LA올림픽을 목표로 내년과 그다음 해 부상 없이 기량을 한층 더 끌어올리기 위해 준비할 것”이라면서 “파리에서 느낀 아쉬움과 부족했던 점들을 보완해 한 단계 성장하는 시간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무등산 볼더링 축제에서 신 선수는 본인의 애장품을 경품으로 내놓아 참여한 볼더러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박현아 기자 haha@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