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액 공제’ 겨냥 기부 행렬 올해도 재현
민간플랫폼 통한 지정기부도 ‘초과 달성’
연말이 다가오면서 고향사랑 기부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연말정산을 앞둔 직장인들이 세액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 12월에 기부를 집중하는 현상이 올해도 재현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는 홍보 규제가 완화되고, 민간플랫폼을 통한 지정기부가 공식화하면서 모금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어서, 지자체들의 실적이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지 주목된다.
22일 광주·전남 지자체에 따르면, 올해도 연말에 고향사랑 기부가 집중되고 있다. 기부금의 절반 이상이 12월 중순에 몰린 지난해 현상이 반복되는 것이다.
고향사랑기부제는 납세자가 자신의 고향이나 관심 있는 지자체에 기부하면 세액공제와 답례품을 받을 수 있는 제도로 지난해부터 시행됐다.
개인은 연간 최대 500만 원까지 기부할 수 있고, 10만 원까지는 전액 공제되며 이를 초과하는 금액도 일정 비율 공제가 가능하다.
때문에 연말이면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이같은 세제 혜택을 받으려는 기부가 몰리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12월 한 달 동안 전체 기부액의 약 40%가 집중됐다. 올해도 비슷한 양상으로 보인다.
특히 이달 2일부터 행정안전부의 디지털 서비스 개방 정책에 따라 민간플랫폼을 통한 고향사랑기부제가 가능하면서, 지정기부도 크게 늘고 있다.
전남 영암군은 ‘영암 맘(Mom) 안심 프로젝트’로 지정기부의 대표적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 영암군은 공공산후조리원 의료기기 구입을 위한 모금을 6월부터 12월까지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171일 만에 목표 금액인 5010만 원을 달성하면서 조기 마감됐다.
광주 동구의 발달장애 청소년 E.T 야구단 지원 프로젝트는 민간 플랫폼 ‘위기브’를 통해 이날 기준 목표 금액의 129%인 1억 2844만 원을 모금했다. 동구의 또 다른 프로젝트인 유기견 안락사 제로(0) 프로젝트 역시 민간 플랫폼을 통해 1억 700만 원을 모금해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반면, 일부 프로젝트는 공식 포털인 ‘e음 사이트’에서 더 많은 기부를 유치하기도 했다. 남구의 통일효도열차 지원 프로젝트는 e음 사이트에서 2632만 원을 모금한 반면, 민간 플랫폼에서는 185만 원에 그쳤다.
남구의 시간우체국 조성 프로젝트 또한 e음 사이트에서는 2914만 원, 민간플랫폼에서는 240만 원이 모금됐다.
각 지자체는 연말 기부를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홍보와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물 들어온 김에 노를 젓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전국 243개 지자체 중 기부금 순위 8위를 기록한 광주 동구는 답례품 선택 범위를 넓히고, 연말 이벤트로 답례품 증량 행사를 마련했다.
광주 남구는 10만 원 이상 기부자를 대상으로 연말정산 세액공제와 3만 원 상당의 답례품을 제공하는 추첨 이벤트를 29일까지 진행하고 있다.
연말 기부가 몰리면서 지난해 문제로 지적됐던 ‘사이트 불안정’ 문제는 올해도 반복되고 있다. 고향사랑e음 사이트는 접속자 급증으로 인해 답례품 서비스가 순차적으로 제공되고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동구 관계자는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연말 세액공제를 받기 위한 직장인들의 모금이 몰리면서 사이트 서버 불안정도 발생하고 있다”면서 “민간플랫폼을 통한 지정기부도 크게 늘어나고 있으며 마지막까지 모금을 장려하기 위해 연말 답례품 증량 등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향사랑기부는 개인이 주소지를 제외한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면 세액공제 혜택과 함께 기부액의 최대 30%에 해당하는 답례품을 제공한다.
박현아 기자 haha@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