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은행에 40억 SOS”
6년 간 6730억 수익 배당 광주은행에 도움 요청

‘김피디의 비하인드캠’은 유튜브 ‘광주축구’, 광주FC 다큐 ‘2024 옐로스피릿’ 제작자 김태관 PD가 광주FC에 관한 생생한 현장 소식과 그라운드 너머의 흥미진진 뒷이야기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만국 공통어 ‘축구’가 빚어내는 다채로운 재미와 감동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가슴에 큼지막하게 새겨진 광주은행.
가슴에 큼지막하게 새겨진 광주은행.

 얼마 전, JB금융지주가 지난 6년간 광주은행으로부터 6730억 원을 배당받았다는 뉴스를 접했다. 평균 현금 배당 성향은 52.7%. 국내 상장사의 평균 배당 성향 26%보다 2배 높고,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인 예대 마진은 2.6%포인트로 시중 19개 은행 가운데 두 번째였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신용도가 낮고 자금 조달이 어려운 소상공인들이 주 고객이다 보니 예대 마진이 커졌다”고 해명했다. 달리 해석하면, 영세 소상공인들에게 고금리로 자금을 빌려줘 큰 수익을 얻었다고도 할 수 있다.

 광주은행의 배당 잔치 문제가 더욱 눈에 띄었던 건, 심각한 재정 위기에 빠진 광주FC 이사회를 앞두고였다. 광주은행은 오랫동안 광주FC의 메인 스폰서 역할을 해 왔다. 올해도 40억 원을 후원했다. 광주시를 제외하곤 가장 많은 액수다. 대신, 광주FC 선수와 팬들은 광주은행 로고를 큼지막하게 새긴 유니폼을 입고 ACLE 6경기를 포함해 총 48경기를 소화했다.

40억 후원금 협약식 사진.
40억 후원금 협약식 사진.

 2024~28년 4년 후원금 미리 받을 순 없을까?

 광주은행은 내년에도 1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런데, 광주FC가 FFP(Finacial Fair Play 재정 건전성)위반으로 연맹의 제재를 받게 됐다. 내년 예산 180여억 원의 약 33%에 이르는 54억 원을 채무 상환에 우선 투입해야 한다. 규정상, 남은 120억 원의 70%만 선수단 인건비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리그1 최하위권에 해당한다. 주전 선수들의 대거 이탈이 불가피하고, 유망 선수 영입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내년 2월에 시작되는 리그 일정을 감안하면,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구단 정상화에 필요한 예산은 약 30~40억 원. 지난 주 열린 이사회에서는 광주은행과 2028년까지 매년 10억 원, 총액 40억 원 가량의 장기 후원 계약을 맺고, 올해 그 지원금을 우선 받아 급한 불을 끄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내년에도 ACLE 대회에 최소 4경기 이상 출전하는 데다, 새로 바뀐 ‘킷 스폰서’와 ‘유니폼’에 광주은행 로고를 새긴다면,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광고 효과를 낼 수 있고, 매년 유니폼 판매량이 2~3배 이상 급성장하는 추세라서, 지역 안팎에 미치는 간접 홍보 효과도 갈수록 커질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구단도 3년 지원금을 당겨쓰는 부담은 있지만, 팬들이 등을 돌리고, 성적 부진으로 2부로 강등당하는 것보단 낫다는 입장이다. 관련 부서 및 단체와의 협의가 필요하지만, 만약 광주 월드컵 경기장으로 주 경기장을 옮기게 된다면, 경기장 네이밍 사용권을 광주은행에 내줌으로써, 충분한 후원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대구FC가 홈구장의 경기장 명칭 사용권을 DGB대구은행에 3년간 약 45억 원 규모로 판매한 사례를 참조한다면, 광주가 제안한 4년 40억 원은 그렇게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매년 유니폼 판매량이 2~3배 성장 중.
매년 유니폼 판매량이 2~3배 성장 중.

 지역 상생, 우리 모두의 사회적 책무

 ‘광주와뱅크경기장’ 네이밍 사용권 가치는?

 현재, 광주은행은 매년 막대한 순익을 지주회사에 배당하면서도 지역 사회에 대한 기여에는 인색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올 10월, 8조 원대 광주시 금고로 선정된 만큼, 지역 대표 은행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광주FC에 대한 후원은 지역 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광주FC도 다양한 홍보 콘텐츠를 개발해 지역 소상공인들을 위한 사회 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광주FC는 지난 3년간 이정효 감독과 선수들의 눈부신 활약으로 K리그의 흥행을 이끌었다. 하지만, 지금은 FFP 위반과 주요 선수 이탈로 팀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 광주FC가 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한번 도약하기 위해서는 광주은행을 비롯한 지역 사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김태관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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