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명의 희생자를 낸 무안국제공항 참사가 난지 나흘이 지나면서 방위각 시설(로컬 라이저)이 사고를 키운 원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방위각 시설 ‘둔덕’이 제주항공 충돌시 희생자를 키운 원인 중 하나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국토부의 애매한 태도도 도마에 올라 의혹을 키우고 있다.

 로컬라이저는 여객기 착륙을 돕는 방위각 시설 지지 구조물이다. 무안국제공항은 공항 활주로 끝단에서 250m가량 떨어진 곳에 2m 높이의 콘크리트 구조물이 설치돼 있다. 무안공항 로컬라이저는 사고 직후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활주로 끝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을 언제, 어떻게 지었는지를 묻고 있는 것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내구연한(15년)이 다 된 로컬라이저를 교체하면서 기초재를 보강했다”면서 “관련 규정에 맞게 설치됐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비행기기 뚫고 지나갈 수 있는 구부러지는 재질로 만들지 않았다”는 아쉬움과 “콘크리트 둔덕만 없었어도 사고가 이렇게까지 크지는 않았을 것이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규정에 맞는지 다시 검토 하겠다”는 등 오락가락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설치 시기도 문제다. 로컬라이저는 무안 공항 개항 때는 평지에 설치돼 있었다. 그런 로컬라이저가 언제부터 콘크리트 둔덕으로 바뀌었는지 현재까지 불분명하다. 무안공항은 “로컬 라이저가 언제 설치됐는지 모른다”고 답변해 무성의한 태도라는 지적이다. 위험성이 큰 건물을 언제 설치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방만히 운영된 것이다.

 늦었지만 국토부는 전국 공항 로컬라이저에 대해 전수 조사를 실시키로 했다고 한다. 전국 공항 로컬 라이저 전수조사로 무안공항 같은 대형 사고를 막고자 한 것이다. 잘한 결정이다. 그렇게라도해서 대형 사고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 비록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이라는 비난이 나올지라도 지금은 외양간이라도 고쳐야 한다. 대형 참사는 우리의 작은 무관심에서 비롯된다는 것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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