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중국차(茶)] (61) 1000종류가 넘는 무이암차

동목관 일대 어느 곳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채차는 무이암차와 소종홍차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다. 동목관 농민들은 이 채차를 덖어서 녹차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무이암차를 이야기하자면 사실 두꺼운 책 한 권으로도 부족하다. 그만큼 무이암차의 품질이 뛰어나기도 하거니와, 모두가 비슷한 외형에 뛰어난 향과 구감을 지니고 있다.

 무이산 풍경구의 정암구역에서 나오는 차는 기본적으로 모두 앞서 설명한 ‘암골화향’의 ‘암운’을 가지고 있다. 이 ‘암운’을 바탕으로 각각의 차에서 서로 미세하게 차이가 나는 두터움, 고삽미와 함께 품종의 향기 등으로 구분한다. 이는 오랜 시간에 걸쳐 공부를 해도 무이암차를 만나면 품종 파악에 긴가민가하며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 사항 위주로 전개해 나가도록 하겠다.

 무이암차의 품종은 매우 많아서 현재까지 알려진 것만 해도 천 종류가 넘는다. 무이산에 사는 현지인들도 차나무를 가리키면서 어떤 품종이냐고 물어보면 소교목에 속하는 수선과 백차에 가까운 찻잎의 외형을 갖고 있는 백계관 정도를 제외하고는 쉽게 말하지 못할 정도이다. 게다가 현재도 계속해서 신품종이 개발되고 있는 관계로 인하여 그 숫자는 향후에도 지속해서 증가할 것이다. 무이암차 품종은 크게는 소교목이자 중엽종(中葉種)인 수선(水仙) 품종으로 만든 무이수선(武夷水仙)이 있고, ☞채차(菜茶)에서 갈라져 나온 기타 품종으로 만든 차가 있다.

 ☞채차(菜茶): 더 정확히는 무이채차(武夷菜茶)이다. ‘텃밭에서 기르는 채소처럼 주위에서 흔히 보이는 차나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채차는 특정한 차나무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현지에서 계속하여 자라난 차나무라고 할 수 있다. 무이산에서 약 70㎞ 떨어진 동목관(桐木關) 일대의 밭이나 개울가 언덕 등 어느 곳에서나 자라난다. 현재 무이산의 차나무는 이 채차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채차는 대대로 유성번식을 통해 씨앗으로 번식되어 온 품종이자, 무이산 일대에서 자라나는 많은 품종의 근원이고 정식 학명도 ‘군체종(群體種) 차나무’이다.

 일반적으로 복건성에서 자라는 모든 채차를 통칭하여 ‘복건채차’라고 부른다. 여기서 다시 ‘무이채차’ ‘단양채차’ ‘천산채차’ 등으로 나누고 교목형과 관목형으로 수종이 구분된다. 봄철에 싹이 늦게 나오고 그 양이 적은 편이며, 찻잎은 두터운 편이고 면역성이 강한 특징을 갖고 있다.

무이암차의 신품종은 부단히 개발되고 있다. 필자가 공부하던 시절인 2013년 무이산에서 찍은 신품종 기곡(奇曲), 이 이름은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기이한 모양으로 굽어 있기에 명명된 것이다.

 이와 같이 천 종류가 넘는 무이암차 품종 가운데서 크게는 품종적 특성이 우수한 것을 선별하여 ☞단총(單叢)과 ☞명총(名叢)으로 구분한다.

 명총 가운데 가장 많이 귀에 익은 것이 바로 대홍포(大紅袍), 철라한(鐵羅漢), 수금귀(水金龜), 백계관(白鷄冠)의 4대 명총이다. 이 가운데서 대홍포는 차중지왕(茶中之王)으로 불리고 있으며, 간단히 말하자면 이는 향과 구감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대홍포를 능가하는 차가 없기 때문이다.

 ☞단총(單叢): 단총은 유성생식을 통한 무이암차 차나무의 군체(群體) 가운데서 우량한 특성을 보이는 차나무를 한 그루씩 선별하여 재배한 것을 말한다.

 ☞명총(名叢): 명총은 그 단총 가운데서 우수한 품종을 다시 선별한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사람으로 치자면 학력고사에서 단총은 그 지역의 1등이고, 명총은 전국에서 1등인 셈이다. 따라서 그 등급을 매긴다면 단총<명총이라고 할 수 있다.

 4대 명총 가운데 대홍포는 설명할 것이 너무 많기에 뒤로 미루고, 다른 차들의 특징을 먼저 살펴보자.

 △ 철라한: 고요하면서도 길게 나오는 향기와 함께 수렴성이 있는 두터운 구감을 그 특징으로 한다. 여타의 무이암차와는 달리 함축적인 향기가 장점이다.

 △ 수금귀: 향은 육계(肉桂)보다는 약하지만 수선보다는 강하고 차탕의 구감은 비슷하다.

 △ 백계관: 차나무와 찻잎의 크기가 작으며, 백아종(白芽種)이라는 그 외형상의 특징으로 인하여 4대명총에 들어간 사례이다. 이는 여타의 무이암차와 비교해서 가격 면에서 차이가 나는 것으로 증명된다. 백계관뿐만이 아니라 모든 백색 찻잎의 공통된 특징은 향이 좋고 차탕이 담백함을 그 특성으로 하고 있다.

 여기서 사족을 달자면 전통적인 4대 명총에 더해 근년 들어 10대 명총까지 등장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말장난일 뿐이다. 차의 이름을 듣기 좋게 잘 지어 놓으면 곧장 판매 신장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심해졌기에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류광일(덕생연차관 원장)

류광일 원장은 어려서 읽은 이백의 시를 계기로 중국문화에 심취했다. 2005년 중국으로 건너가 상해사범대학에 재학하면서 덕생연차관 주덕생 선생을 만나 2014년 귀국 때까지 차를 사사받았다. 2012년 중국다예사 자격을, 2013년 고급차엽심평사 자격을 취득했다. 담양 창평면에 중국차 전문 덕생연차관(담양군 창평면 창평현로 777-82 102호)을 열고 다향을 내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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