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미래교실, 글로컬 교육에 이렇게 관심이 뜨거울까?’
기자는 14일 목포고에서 열린 김대중 전남도교육감의 신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순간, 이상열기를 느끼며 이같이 자문했다.
기자회견을 해당 기관인 도교육청에서 하지 않는 것도 극히 이례적인 데다 도교육청과 한참 떨어진 목포고에 집결한 기자들의 관심도 엄청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놀랐다.
지난해 7월 김 교육감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 때 기자 운집에 적이 놀랐다.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도 수백 명이 몰렸다.
이 같은 관심이 실제 글로컬 미래교육, 또 그것의 상징인 2030미래교실에 관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타 기관장 기자회견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였다.
2주년 회견이어 이번에도 수백명 몰려
“이번에 신년 기자회견을 목포고에서 한데는 교육감님의 현장 중시 정책과 미래교실 방향성, 또 곧 목포고와 목포여고의 통합 등을 반영한 것입니다.”
이날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도교육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기자회견은 애초 지난 7일 열릴 예정이었다가 일주일 순연됐는데, 당시에도 회견 장소가 목포고였다.
기자회견 연기는 지난 연말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에서 도교육청 인재 5명을 잃는 아픔이 크게 작용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김 교육감도 슬픈 분위기 속에서 이제야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며 운을 뗐다.
김 교육감의 전남 교육정책은 ‘글로컬 교육’에 응축돼 있다.
이 한마디를 풀어내기 위해 이번 신년 기자회견도, 올해 교육정책도 준비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로컬 교육은 ‘지역과 세계가 공생하는 교육’, ‘전남교육이 하면 세계에서도 통한다’는 의미다.
좀 더 구체적으로 풀어보면 미래교실에서 학생들은 환경, 국제,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 전문가와 소통하며 글로벌 의제를 탐구한다는 것이다.
올해 교육정책 ‘글로컬 교육’에 응축
무엇보다 인공지능(AI) 학습 분석시스템을 통해 학생 한 명, 한 명에 맞춘 개별 학습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목포고 현장에서는 목포고와 나주고 학생들이 원격 화상시스템을 통해 수업을 진행했다.
디지털 기기와 에듀테크 플랫폼을 활용해 저출생과 고령화, 지역소멸, 기후위기 등 여러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런 미래교실을 올해 상반기 125곳 운영하고, 하반기에는 추가로 더 도입하겠습니다.”
지난해 5월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 이후 글로컬 교육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김 교육감의 힘 있는 발언이다.
지역 및 인구소멸, 학령인구 감소 현실 속에서 전남교육이 살아갈 전략은 글로컬 교육이라는 데 이견이 없을 듯하다.
산간벽지 농촌에서 선진국 학생, 전문가와 교류할 수 있다면, 또 그렇게 해서 인재가 대량 배출된다면 전남교육의 미래는 밝아질 것이다.
그러나 시작이 반이란 말도 있지만, 반까지 끝낼 때까지는 시작한 것이 못 된다는 말이 있듯 이제 글로컬 교육은 초입에 있고, 가야 할 길은 멀다.
앞으로 5년 남은 2030년 미래교실로 전남교육이 K-교육 명품 브랜드가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미래교실과 현재교실 괴리감 극복 과제
주지하는 것처럼 미래교실의 운영을 위해서는 능력 있는 교사 양성도 꽤 필요할 것이다. 지금까지 400여 명의 선생님이 준비하고 참여했지만, 미래 상황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미래교실의 어젠다인 기후위기 문제만 하더라도 이른바 ‘사악한(Wicked) 문제’로 하나의 영역에서만 풀 수 없는 복잡다기한 성격을 지닌다.
다시 말해 기후위기이지만 과학 분야를 넘어선 국제 정치와 경제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 융복합의 시각과 접근이 요구된다.
미래교실을 열어가기 위해서는 폭넓고 다양한 지식, 그러면서도 전문성 있는 지도교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기자는 이런 질문을 하기 위해 손을 들었으나 끝내 진행자로부터 지명되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다.
다른 기자들의 질문은 글로컬 미래교육과는 결이 다르지만 현실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전남 학생들의 학력신장, 작은학교 운영, 교육청 인사 등이 주를 이뤘다.
흥미로운 질문 하나는 전남교육 가족들이 자녀교육 등을 위해 대도시 광주시에 거주하며 전남으로 출퇴근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었다.
“이 같은 사례가 17% 정도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교육을 위해 전남으로 오도록 하겠습니다.”
김 교육감은 이처럼 전남교육 향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학생 실력 향상을 위해 여러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곧 진일보한 방안을 발표하겠다”고도 했다.
미래교실과 현재교실의 사이의 괴리감을 어떻게 조정하고 해결해갈지 올해뿐 아니라 최소 2030년까지는 쭉 관심을 갖고 봐야 하지 않을까, 기자는 생각했다.
정진탄 전남본부장 겸 선임기자 chchtan@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