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전시. 전남도 제공
2023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전시. 전남도 제공

‘황해를 넘어서(Somewhere Over the Yellow Sea)’란 말을 들어본 지역민이 얼마나 있을까.

올해 개최되는 제4회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주제인데, 기자는 뒤늦게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

주제 선정 관련, 전남도청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한 공식 언론 브리핑은 없었다.(도청 언론 브리핑은 모두 공개적이다.)

알고 보니 거의 열흘 전, 수묵비엔날레 사무국이 비엔날레 홈페이지에 주제 보도자료를 게재했고, 일부 언론 보도가 이 시기에 나왔다.

사무국 보도자료는 당시 도청 출입기자에게 전달되지 않았으며, 문화담당 기자들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전달됐을 수 있다.

기자는 여기서 사무국이 보도자료를 어떤 방식으로 내놓고 게재하든, 그 기준이 무엇이든 관여할 바 아니다.

그런데 설 연휴인 26일 도청 출입기자에게 거의 흡사한 보도자료가 전해지고, 도청 홈페이지에 올라온다.

이건 뭘까.

거의 열흘이 지난 보도자료가 아무런 설명 없이 도청을 통해 전달되는데, 제공자가 다름 아닌 사무국이다.

물론 기자 입장에서 때가 지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보도 안 하면 그만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전남의 중차대한 국제미술행사 주제가 정해졌으면, 이를 알리는 방식도 폭넓게 이뤄졌더라면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전남에서 열리는 행사이고, 전남도가 주체인데, 도청 출입기자에게 관련 브리핑 또는 설명회를 했더라면 홍보 효과도 더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황해를 넘어서(Somewhere Over the Yellow Sea)’란 추상적 주제에 관해 보충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이 강하게 느껴졌다.

“주제에서 말하는 황해는 국가의 경계가 상대적으로 무력화된 중립적이고 탈 영토 문명의 공간이다. 중국 중심의 대륙문명권이 아닌 한국과 일본, 중앙아시아와 인도 등 수많은 민족이 수천 년 함께 만들어온 인류 보편문명의 공간이다.”

사무국 홈페이지에 게재된 보도자료, 거의 같은 내용의 26일 도청의 보도자료가 이번 주제에 대해 이같이 설명한다.

그러면서 이렇게 설명이 이어진다. “타자로서의 서구뿐만 아니라 타자로서의 중국마저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아시아 문명의 새로운 미래와 새로운 수묵의 길이 열릴 수 있으며, 이는 기존의 중심 해체가 아닌 다양한 중심의 부상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함을 의미한다.”

여기서 해당 보도자료 내용을 모두 소개할 수 없지만, 대면 방식으로 해서 보충설명과 질문, 답변이 요구된다고 하겠다.(보통 대규모 국제행사 내용은 공식 언론 브리핑을 통해 전달하지, 기자 개개인의 취재와 인터뷰 방식으로 잘 하지 않는다.)

전시 방향과 목적, 수묵의 흐름을 기자뿐 아니라 지역민의 이해와 접근성을 높여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사무국이 전하는 주제 설명 내용만 단순히 보도하는 게 적절하느냐는 지적이다.

사무국과 전남문화재단은 이번 전시 주제가 결정되기 전,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성공적 수묵비엔날레 개최를 위한 심포지엄을 열었다. 또 지난해 10월 전남도의회에서 비엔날레 발전 논의도 했다.

하지만 지역 언론을 대상으로 한 브리핑과 설명회는 얼마나 가졌는지 묻고 싶다.

사무국은 지난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목포역, 순천역, 광주송정역 광장에서 설을 맞아 귀성객을 대상으로 수묵비엔날레 현장 홍보활동을 펼쳤고, 앞으로 온라인 누리소통망(SNS) 이벤트 등을 통해 홍보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당연히 이런 활동을 이어가야 할 것이며, 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동시에 지역 언론을 상대로 접촉하는 일 또한 못지않게 중요하리라고 본다.

수묵의 대중화와 이해 증진, 문화예술행사를 통한 지역민의 결집은 사무국이 바라는 바일 것이며, 이를 위해선 지역 언론의 관심·지원이 요구된다는 데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수묵비엔날레 개막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언론 소통의 방식을 전환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있다는 뜻이다. 사무국과 전남문화재단, 도청은 보다 전향적으로, 폭넓게 해갔으면 한다.

참고로 이번 수묵비엔날레는 오는 8월 30일~10월 31일 63일간 목포문화예술회관, 진도 소전미술관·남도전통미술관, 해남 고산윤선도박물관, 땅끝순례문학관 등에서 열린다.

전통수묵과 현대수묵이 조화를 이루는 국내외 다양한 작품이 선보이며, 수묵의 무한한 가능성을 펼칠 예정이다.

정진탄 전남본부장 겸 선임기자.
정진탄 전남본부장 겸 선임기자.

정진탄 전남본부장 겸 선임기자 chchta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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