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전남도청 왕인실에서 열린 2월 전남도 정례조회. 전남도 제공
6일 전남도청 왕인실에서 열린 2월 전남도 정례조회. 전남도 제공

 “올해 을사년 지혜를 상징하는 뱀의 해를 맞아 세밀한 ‘스네이크 센스’(Snake Sense)와 도전 정신을 발휘해 내수와 세계경제 모두가 어려운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전남의 미래 100년을 만들어갑시다.”

 여기서 ‘전남’ 대신 ‘대한민국’으로 바꾸면 대권후보의 발언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상기 인용 문장은 6일 김영록 지사가 도청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2월 정례조회 발언 중 일부다.

 최근 김 지사의 발언과 메시지 하나하나가 광의의 뜻을 지니는 느낌이다.

 사실 그는 SNS를 통해 매일같이 대정부 촉구성 발언을 띄우고 있으며, 언론이 이를 적극 전하고 있다.

 김 지사의 호남대망론이 공식적으로 언제 띄워질지 지역 안팎에서 주목한다.

 최근 대선 출마 결심을 굳혔다고 했으나 아직은 공식 선언은 아니며, 적절한 타이밍에 ‘치고 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대중(DJ) 대통령 5년을 제외하곤 대통령 불모지인 호남이기에 ‘영웅’ 갈구는 최고조다.

 기자는 김 지사가 호남대망론의 배경으로 호남 소외론을 거론한 것에 대해 고무된 바 있다.

 ‘기울어진 국토’를 바로 잡고, 대한민국 미래 100년을 창조하는, 진정한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서다.

 군공항 이전 대권후보로서 입장은

 호남 소외는 지금과 같은 양극단적 정치 속에서 대한민국 엘리트와 이데올로그(논객)로부터 외면받으며 참 얄궂은 운명에 처해 있다. 호남 소외를 정면으로 거론해야 왜곡된 우리 정치를 바로 잡을 수 있다는 점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관심하던 차였다. 호남 소외를 ‘호남 팔이’ 대상으로 여기고선 자신의 정치적 욕심을 채우면 팽개쳐지는 행태론 운명을 바꿀 길이 없다.

 이런 때에 호남 소외를 타파하는 호남대망론을 들고 나온 김 지사이니만큼 주목받을 만하다.

 그러나 김 지사가 어떻게 호남 소외를 해결하고 청사진을 제시할지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된 바 없다. (대선 출마 공식 선언 때 나올 수 있다.)

 기자가 도청이 소재한 남악신도시를 거의 1년간 매일같이 다니고, 도정을 한 발짝 가까이 들여다보면서도 김 지사의 호남 소외 타파론이 무엇인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

 물론 도정 자체가 호남 소외를 극복하기 위한 과정이긴 하나, 호남이 전남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니만큼, 다시 말해 광주, 나아가 전북까지 포함하기에 하는 말이다.

 호남 소외 극복의 바로미터 중 하나가 광주 민간·군공항 통합 이전이라는데 이견이 없을 듯하며, 지역민 대부분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는 이유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불의의 여객기 사고가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이후 서남권 관문공항을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리를 맞대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통합공항 이전을 기존의 로드맵대로, 그러니까 예비이전후보지가 결정되면 즉시 민간공항을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아직도 유효한지에 대해 생각해볼 때라는 것이다.

 광주지역에선 이제 통합공항 이전을 원점에서 재검토해보고, 광주공항을 국제선 재취항으로 활성화하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강기정 광주시장은 창의적인 방안을 강구해보자고 한다.

 분명히 나올 법한 제안이라고 본다. 전남도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지만, 무조건 반대만이 아니라 호남 미래 100년을 위해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는 통합공항 이전 문제가 전남의 입장에서만이 아닌 광주와 나아가 전북까지 고려해 대권후보로서 생각해볼 것을 권유하는 것이다.

 현재 김 지사가 광주에서 어떤 위상을 갖는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지역민이 많지 않을 듯하다.

 김 지사가 광주를 자주 방문할 이유가 없고, 특별히 호남 소외를 거론하며 광주까지 생각해 발언할 필요가 이전엔 없었기 때문이다.

 ‘특자도 추진’ 광주와 실질적 통합 멀어져

 기자는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할 당시 이런 생각을 해봤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과 연계하는 ‘노벨 로드’(Nobel Road) 관광 프로젝트를 짰으면 했다.

 그러나 광주에서도, 전남에서도 각각 개별적으로 이를 기념하는 크고 작은 행사를 치렀을 뿐이고, 관련 사업을 준비 중이다.

 광주와 직접 접촉면이 작은 김 지사의 호남대망론이 광주에선 다소 생소하게 다가올 수 있다.

 최근 김 지사의 도민 제일주의 정책으로 광주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밀려나는 감을 받는다.

 대표적 예가 ‘전라남특별자치도’ 추진으로 광주와의 실질적 통합은 멀어지는 느낌이다.

 또 광주와 전남이 통합하더라도 ‘통합시’보다는 독일식 ‘통합주’로 가야 한다고 김 지사가 주장, 광주가 통합의 중심에서 벗어나는 인상을 준다.

 전남 도정과 광주 시정이 같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가 가능하지만, 이제 대선 출마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선 다른 면모도 보여줄 필요가 있을 것이다.

 도청 공무원 정례조회에서 밝힌 대로 스네이크 센스와 도전 정신을 어떻게 발휘할지, 광주시민의 마음을 휘어잡아야만 하는 시점에 놓였다. 김 지사의 역량이 아닐 수 없다.

정진탄 전남본부장 겸 선임기자.
정진탄 전남본부장 겸 선임기자.

 정진탄 전남본부장 겸 선임기자 chchta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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