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철 광주경영자총협회 전무이사.
박삼철 광주경영자총협회 전무이사.

 지역산업 육성을 위한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활용 방안을 두 차례에 걸쳐 제시하고자 한다.

 탄소중립은 지역경제 발전과 미래를 위해서 꼭 만들어가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강력한 지원 정책을 만들고 지자체는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지역 산업계와 민간 등 모든 주체의 참여와 협력을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 탄소중립은 배출한 탄소와 흡수한 탄소의 양의 균형을 맞춰 실질적 탄소배출량을 ‘0’에 이르게 하는 것으로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100개가 넘는 국가에서 2050년 탄소중립 참여를 선언한 바 있다. 그동안 인류는 산업혁명이 가져다 준 과학기술로 더 편안한 삶을 살고 있지만, 지구는 지표기온 상승과 온실가스 증가, 해수면 상승, 대기오염 등의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EU, 미국, 영국 등의 선진국들은 탄소국경세(CBAM), 청정경쟁법(CCA)을 통해 환경 규제 즉 탄소규제 시행을 앞두고 있어 기업 부담이 커지고 있다.

 “RE100 미동참시 최대 40% 수출 감소”

 이렇듯 탄소규제가 중요한 이슈가 된 가운데 기업 생산전력 100%를 태양광, 풍력, 수력 등 재생에너지로 대체하자는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 이니셔티브가 주목을 받고 있다.

 2003년 영국 런던에 설립된 국제 비영리단체인 더 클라이밋 그룹은 전 세계 탄소중립을 목표로 다양한 이니셔티브를 추진 중에 있으며, 이중 하나인 RE100에는 올해 1월 말 기준 439개 기업이 가입했다. 가입 국가 순위는 미국이 96개사로 1위, 일본(89개사)과 영국(49개사) 그리고 한국이 36개사로 4위에 랭크돼 있다.

 RE100 참여는 기업 생존과 성장 핵심요소로 인식되면서 자발적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탈탄소화를 실천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RE100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각 산업분야에서 최대 40%까지 수출액이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 놓은 바 있다.

 국내 RE100 참여 동향은 삼성전자, SK그룹, 현대·기아자동차그룹, LG전자, LG이노텍, 네이버, 카카오 등 자동차, 가전, 서비스 대기업이다.

 향후 이들 협력사 참여가 예상되는 가운데 머지않은 시기 지역 중소기업에서도 RE100 가입 업체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2023년도 재생에너지 비율은 8.5%이며, 이는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비율 30%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치이다.

 다행인 점은 국회에서 RE100 대응 정책을 마련 중이며, 전국 지자체도 탄소중립을 위한 구체적인 비전과 추진전략을 수립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 전북, 울산 등 여러 곳이 있으나 가장 적극적이고 돋보이는 지역은 전남이다.

 전남은 풍부한 일조량과 넓은 평야, 긴 해안선을 보유한 천혜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2023년 기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은 6GW로 전국 설비용량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한 해 동안 생산되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전남 전력 소비량의 1.7배에 달한다.

 이렇게 전력이 초과 생산될 경우 한전은 대규모 정전 사태를 우려해 출력을 제한하고 있고, 정부는 남아도는 전남 발전력을 2036년까지 서해안에 초고압직류송전(HVDC)을 깔아 수도권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수도권 전력이송은 8조 원에 달하는 구축비용과 유지비가 필요하고, 송배전 손실과 전력망 설치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민들과의 갈등 등 여러 가지 문제로 비효율적이다.(2019년부터 5년간 송배전 평균 손실률 : 3.54%, 손실량 : 1만 9373GWh, 연간 손실 금액 : 약 1.7조 원)

 지역 생산 전기 지역에서 활용 위해선

 이러한 문제가 우려되기에 전남에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의 효율적인 활용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전남의 석유화학·철강·조선 산업과 광주 자동차·가전·반도체 산업에 RE100을 지원해 지역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또한 에너지산단과 빛그린산단 등 새로 구성하는 산단 기업은 저탄소 공장으로 운영되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지역에서 생산된 전기가 지역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전기 충전소 설치, 에너지저장장치 개발과 운영이 시급하게 추진돼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전기 소모가 많은 데이터 센터와 반도체 공장 유치도 도전해 볼만하다. 특히 초소형 전기차, UAM 등의 유·무인 드론항공산업도 추진해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민간 영역에서도 저탄소 건물을 만들고 일상에서부터 재활용과 재사용을 생활화해 친환경 에너지 도시를 만드는 데 동참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사업을 추진해야 할 이유가 지역에 일거리를 만들고 장기적으로 탄소중립과 기후위기 대응에 있다.

 물론 나열한 사업이 실현되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예산이 수반돼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나 인구 유출과 산업 부진으로 지역이 소멸해 가는 상황을 목전에 둔 마당에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더 늦기 전에 정부와 국회 그리고 지자체와 민간 등 모든 주체가 합심해 탄소 중립을 혁신의 계기로 삼고 미래 세대를 위해 지속 가능한 발전기반을 만들어 줘야 할 때이다.

박삼철 광주경영자총협회 전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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