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와 전남에서 학생과 학교가 동시에 사라지고 있다. 광주시는 사상 최초로 초등 신입생 1만 명(9969명)선이 무너지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고 전남은 1만 명(1만 109명)선을 유지했으나 전국 최대 규모 학교 폐교지(10곳)라는 불명예를 떠안게 됐다.
신입생 감소는 이미 수년 전부터 진행돼 왔다. 그러나 명색이 광역시인 광주시에서 초등 신입생 1만 명대가 무너진 것은 충격이다. 전국 지표도 따라가지 못하는 가히 충격적 현실이다. 이 상태로 4~5년 지나면 학령인구 절벽에 의한 지방 교육은 돌이킬 수 없는 파탄 지경이라는 경고가 무섭다.
전남의 현실은 더 참혹하다. 올해 초등 신입생 1만 명선을 간신히 유지했으나 신입생이 1명도 없는 학교가 32곳에 달한다. 특히 올해 폐교 예정인 전국 초중고 학교 49곳 중 전남이 20%가 넘는 10곳이 몰려 있다. 이쯤되면 지방 교육 전체가 학령인구 감소로 붕괴 직전이다. 이제는 더 이상 손쓸 방법조차 사라졌다는 자괴감이 들 정도다.
학교가 없으면 공동체가 무너진다는 것은 상식이다. 학생이 없어 학교가 사라지고 학교가 없으니 젊은이들이 빠져나간다. 고약한 악순환이다. 학교가 사라진다는 것은 사람 살만한 곳이 아니다는 반증이다. 무슨 대책이 나와도 더는 백약이 무효다. “신입생 감소는 저출산이 지속되면서 학령 인구가 줄었기 때문이다”라는 간단한 말로 포장하는 분위기다.
이제 지방 교육 황폐화는 광주시교육청과 전남도교육청 차원의 노력만으로는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지방 소멸이라는 문제와 직결돼 있기 때문에 교육만 따로 떼서 논할 단계가 지났다. 국가가 나서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는 한 길은 없다. 지금이라도 말뿐인 노력은 그만하고 대책을 찾아야 한다. 일단 학교를 폐교하고 보는 식의 해결책은 악순환만 부추길 뿐이다. 서울대를 각 지방으로 쪼개는 것 같은 특단의 방식을 택하지 않는 한 해결책은 없다. 학생과 학교가 없는 각종 지방 교육 활성화 대책은 고맙지만 더는 들을 사람이 없다. 모두 허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