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잇소] (1) 김태진 광주청년센터장
광주서 고군분투 청년들 지면 통해 소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에서 8000명 가량의 인구가 타지역으로 유출되었고, 그 중 청년(만19세~만39세)은 5800명 가량으로 70%가 넘는 상황이다.
또 전국적으로 바라보면 ‘그냥 쉰다’는 청년 인구가 전국에 120만 명이 넘어서고 있고, 집에서 나오지 않는 은둔형 외톨이는 50만 명이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더 심각한 건 이러한 현상들이 나아지기는커녕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는 데에 있다.
숫자로 추측되는 지역의 청년들의 어려움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겠으나 우리는 조금 시선을 바꿔 긍정적인 측면을 최대한 들여다보기로 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역에서 살아가며 끊임없이 고민하고, 새로운 일에 뛰어들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년들이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을 향한 새로운 시선과 다양한 문제의 해법을 찾는 작은 힌트라도 갖게 되길 바라며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주)
‘청년잇소’ 첫번째 주인공은 김태진 광주청년센터장이다. 문답 형식으로 정리한다.
-“예전에 광주드림 ‘열전 광주 청년들’ 1호 인터뷰이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와 비슷한 시리즈인 ‘청년 잇소’ 연재를 시작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맞습니다. 10년 전인 2015년에 ‘열전 광주 청년들’ 코너가 시작되면서 첫 번째로 인터뷰를 했었는데요. 그때 지역사회의 너무 많은 관심과 도움을 받으며 청년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고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새롭게 무언가 시작하는 청년, 열심히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청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청년 잇소’라는 연재 기사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청년 잇소’는 ‘청년이 여기 존재한다’의 의미인 ‘있다’와 ‘청년을 연결한다’는 의미의 ‘잇다’의 중의적인 표현으로 지역의 청년들을 발굴하고 지역에 소개하고 연결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동안의 활동과 지금 하는 일 좀 소개해주세요.”
△2015년 7000만 원의 대출을 받아 청년공간 ‘동네줌인’을 만들며 청년활동을 시작했었는데요. 그 이후 3만 명이 넘는 청년·청소년들을 만나며 다양한 활동들을 해왔습니다. 수백 개의 프로젝트와 행사들을 기획하기도 했고, 여러 청년 정책을 만들기도 하고 전국을 뛰어다니며 다양한 역할을 해오기도 했습니다. 직업이 10개 정도 되는 ‘N잡러’이자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사업가로 살아오다가 올해부터는 광주청년센터장으로 새로운 시작을 했답니다.
-“‘조금 다르게 살면 어때’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하고 남들과 다르게 살아온 걸로 알려졌던데요. 왜 그렇게 살아왔나요?”
△결국 제가 행복하기 위해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학생 때는 막연하게 대기업에 들어가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막상 대기업에 들어가보니 행복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퇴사 후 커피트럭을 만들어 전국일주도 해보고 무일푼으로 나가 30개국을 여행하기도 하다 보니 저란 사람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행복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거죠. 대출받아서 청년공간을 만들고, 어르신들 장수사진을 1000분 넘게 찍어서 선물로 드리고, 영구임대아파트 공실에 입주해서 50명의 청년들과 함께 생활하고, 자립준비청년들을 무작정 돕겠다고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하고…. 이 모든 건 그냥 제가 하고 싶어서 한 일들이었거든요. 하고 싶은 일들을 향해 살아오다 보니 누군가의 기준에선 조금 다르게 살아가고 있다고 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선택들을 하는 게 현실적으로 쉬워 보이지만은 않은데 혹시 돈이 많나요?”
△오히려 가진 게 없어서 그런 선택들을 하기 수월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 졸업 때까지 기초수급자로서 수십 가지 일들을 하며 학교를 다녔었거든요. 가진 게 없어서 딱히 포기할 것이 없으니 오히려 하고 싶은 일들을 선택하기 쉬웠던 게 아닌가 싶어요. 아무래도 손에 쥐고 있는 걸 내려놓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지금도 대기업을 그만둔 선택이 가장 어려운 선택이자 가장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대기업 사원이라는 게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손에 쥐고 있었던 거였으니까요.
-“올해부터 센터장을 맡게 되었는데 광주청년센터가 지역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된다고 생각하나요?”
△단순히 시의 청년정책을 수행하는 일만으로는 청년센터의 존재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공무원이 직접 수행하면 되는 일이 되어버리는 순간 행정 하부조직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저는 ‘연결’이 청년센터의 주요 역할이라고 주장하는데요. 광주광역시에 존재하는 유일한 청년 중간지원조직이다보니 청년 관련된 모든 자원들을 연결하고 소개하는 일들을 해야만 센터의 고유 업무들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일에 도전하려는 한 청년이 청년센터의 문을 두드렸을 때 관련된 지역 내의 네트워크, 유관기관, 활용 가능한 정책 등을 연결해줄 수만 있게 된다면 청년이 느끼는 광주의 청년 관련 시스템이 아주 잘 작동하고 있다고 느끼게 될 거잖아요. 그 역할은 광주청년센터만이 할 수 있는 아주 고유하고, 또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추가로 실험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게 활동가 양성의 역할까지 하게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청년 잇소’ 소개로 마무리 부탁합니다”
△벌써 마무리인가요? 제 이야기는 얼마 안 한 것 같은데요. 하하. 앞으로 매주 활동가 및 청년단체, 청년사업 담당자들의 이야기를 ‘청년 잇소’ 코너를 통해 소개하려 합니다. 지역 내에서 아주 멋지게 활동하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들을 통해 청년 생태계가 다시 활성화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소식 전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청년들의 에너지와 아이디어들로 새로운 흐름을 만들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광주청년센터도 ‘청년 잇소’를 비롯해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광주 지역 내의 플랫폼 역할을 하려 열심히 뛰어보겠습니다. 우리 모두는 행복해야만 합니다.
광주청년센터 교류협력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