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통령 한국사회 새로운 비전·가치 창출 책무

12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청사 외벽에 제21대 대통령선거 투표참여 홍보를 위한 대형 현수막이 게시되고 있다.  뉴스1
12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청사 외벽에 제21대 대통령선거 투표참여 홍보를 위한 대형 현수막이 게시되고 있다.  뉴스1

 헌법재판소가 20대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확정, 6월 3일 화요일을 정부가 21대 대통령 선거일로 지정하였다. 지금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개혁신당의 이준석 후보 등이 대선 레이스를 시작하였다.

 필자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인해 미래를 예측하기 매우 힘든 세계적인 대 혼란의 시기에 한국 사회는 새로운 미래 비전을 모색할 시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한국이 추구해온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모델을 넘어 ‘창업국가’ 모델을 통해 규제를 혁파하고 경제적·사회적 역동성을 강화하여 새로운 가치 창출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창업국가 개념은 혁신경제론(경제 성장과 발전의 핵심요인이 혁신이라고 생각하는 이론)과 기업가정신 이론(Drucker(1985)으로 단순히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 자원을 새로운 가치로 전환하는 과정을 기업가정신으로 정의함)을 기반으로 한다. 슘페터(Schumpeter)의 창조적 파괴 이론(1911년)은 창업과 혁신이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요소임을 강조하고 있고, 커즈니(Kirzner)의 기회탐색이론(1973)은 창업국가가 시장의 비효율성을 발견하고 이를 기회로 전환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나이트(Knight)의 불확실성 이론(1921·기업가는 예측할 수 없는 미래의 불확실성을 감수하는 존재라고 설명함)도 창업국가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스라엘 창업 생태계 학습해야 

 전 세계적으로 창업 생태계가 가장 발달한 국가 중 하나가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인구 920만 명, 면적은 한국의 경상남북도를 합친 정도인 약 2만 2145㎢이다. 하지만, 실패를 수용하고 이를 통해 배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즉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강력한 창업 지원 시스템을 바탕으로 본글로벌 창업(창업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지향하는 창업모델)을 목표로하며, 많은 대학들이 창업을 위해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등 창업중심 교육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또한 질문과 토론을 권장하는 교육 문화와 ‘8200부대’와 ‘탈피오트’부대를 중심으로 군대가 창업의 시험장이 되고 있다. 그 결과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수에서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구 대비 유니콘 기업 수에서는 단연 세계 1위이다. 그리고 미국 나스닥 상장 기업순위가 미국·캐나다·중국 다음으로 세계 4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사이버보안, 의료 기술 등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을 배출하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 정부에는 경제 성장을 지속적으로 이끄는데 필요한 혁신을 관리하는 혁신청이라는 독특한 조직이 있다. 혁신청은 4가지 역할을 수행하는데 ①스타트업의 차별화된 기술에 투자하여 혁신기술 기반 창업생태계를 조성하는 역할 ②미래에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미래기술 예를 들면 양자컴퓨팅·바이오엔지니어링 등에 투자하는 역할 ③혁신적인 신기술에 재정 지원을 통해 신기술테스트를 할 수 있게 도와주고, 정부 규제기관의 규제절차를 해결해주는 역할 ④연구소와 대학의 기술이전센터를 지원하고 협업하여 연구개발 결과가 상용화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스라엘 혁신청은 기술을 상용화하는데 예산의 100%가 아닌 50%만 지원한다. 혁신청은 과학기술부 산하이지만 대표는 정부가 아닌 독립법인 소속으로 되어있어 정치적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연구개발 성과 ‘기술 상용화’ 가장 중요 

 한국이 창업국가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

 첫째, 지방에 파격적인 규모의 진정한 규제철폐 특구를 개설해야 한다. 이러한 특구에서는 신기술을 마음껏 테스트하고 상업화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지방에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어 청년들이 지방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

 둘째, ‘코리아 R&D 패러독스’현상(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 규모가 크고, 연구과제 성공률도 매우 높지만, 기술상용화가 잘 안되는 현상)을 제거해야 한다. 연구과제 평가방법과 선정방식을 개선하고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고 인용률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술 상용화가 가능한 연구가 되도록 인센티브 시스템을 재조정해야 한다.

 셋째, 창업교육을 강화하고 혁신 생태계가 조성되도록 교육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

 넷째, 이스라엘의 ‘탈피오트’부대를 벤치마킹하여 선택형 모병제를 도입하고, 한국군대가 창업의 산실로 작용되도록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

 다섯째, 스타트업을 위한 정부 혁신기금을 대규모로 조성하고, 민간 벤처 투자 활성화를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여섯째, 정부 내에 이스라엘처럼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혁신청을 신설하되 이를 독립적인 기구로 만들어 자율성을 갖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또한 과학기술 분야의 규제혁파 뿐만 아니라 한국의 핵심 이슈인 인구감소 문제 등을 혁신적으로 다루도록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 스타트업이 본글로벌을 추구하도록 해외진출 컨설팅 프로그램을 확대하여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

 현재 한국의 많은 난제들을 원만하고 슬기롭게 조속히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 청년들에게 미래 희망의 사다리를 제공할 수 있는 실사구시형 민주 정권이 이번 선거에서 탄생하길 기대해 본다.

 박현재 <전남대학교 경영대 교수& 디지털서비스 대학원 교수·지속가능 디자이너 (Sustainability Desig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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