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만', 죽순은 오르고 대숲은 숨을 고른다… '죽추(竹秋)'의 계절

[포토뉴스] 절기 ‘소만’, 죽순은 오르고 대숲은 숨을 고른다
[포토뉴스] 절기 ‘소만’, 죽순은 오르고 대숲은 숨을 고른다
[포토뉴스] 절기 ‘소만’, 죽순은 오르고 대숲은 숨을 고른다

절기상 소만(小滿)을 맞아 대자연이 다시 생명의 기운으로 가득 찬다. 소만은 입하(立夏)와 망종(芒種) 사이에 들어 있으며, 햇살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성장하여 ‘작지만 가득 찬다’는 의미를 지닌다.

들녘에서는 모내기가 한창이고, 전남 담양의 대숲에서는 땅을 뚫고 솟아오르는 죽순이 계절의 변화를 알린다. 하루에도 몇 센티미터씩 자라는 죽순은 놀라운 생명력으로 대지를 밀어올리며 봄과 여름의 경계를 장식한다.

죽순이 자라나는 이 시기, 대숲을 걷다 보면 기존의 대나무들이 누렇게 변해가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죽순에게 양분을 내어주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이다. 옛사람들은 이러한 현상을 ‘죽추(竹秋)’, 즉 ‘대나무의 가을’이라 불렀다.

한여름을 앞둔 5월의 대숲에 가을의 기운이 스미는 듯한 풍경은 절기 속 자연의 역설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죽순은 이 시기 특유의 담백하면서도 구수한 맛으로 제철 별미로 손꼽히며, 지역 주민들과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계절은 쉼 없이 흐르지만, 대숲은 지금 잠시 숨을 고르며 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죽순의 계절, 소만의 풍경은 그렇게 우리 곁에 조용히 도달해 있다.

한정길기자 jeonggil610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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