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의 한 벽돌 공장에서 발생한 이주 노동자에 대한 가혹 행위가 일파만파다. 사람을 비닐로 칭칭 감아 지게차 화물과 함께 공중에 매단 행위가 보도되자 지역 사회가 분노로 들끓고 있다. 눈을 의심케 한 인권 침해 행위에 “사람이 할 짓이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영상에 비쳐진 외국인 노동자의 모습은 인간성에 대한 모독이었다. 결박당한 남성이 하늘 높이 매달려 움직일 수조차 없었지만 누구 하나 말리는 사람이 없었다. 오히려 그 모습을 보며 “잘못 했어, 잘못 했어 해야지”라며 낄낄대는 동료들을 보며 나라 망신 제대로 시킨다는 한탄이 절로 나왔다. 참으로 한심한 딴 세상 모습이었다.
가혹 행위를 당한 노동자는 스리랑카 국적의 30대 청년 K 씨로 알려졌다. 한국에 온지 채 반년도 안 된 그도 누군가의 아버지요, 형제일 것이다. 돈 벌겠다고 한국에 들어온 가난한 이웃에게 가한 가혹행위는 패륜 그 자체였다. 비록 나주시 한 켠 벽돌 공장에서 일어난 일이라지만 우리의 인권 수준을 되돌아 보게 하는 충격적 장면이었다.
그동안 지역에서 이주 노동자에 대한 인권 침해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농촌에는 임금을 떼먹는 브로커들이 활개 친다는 소문도 심상치 않다. 지난 2월 22일 전남 영암의 한 축산회사에서 일하던 이주노동자가 사장과 팀장의 지속적인 괴롭힘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은 일도 벌어졌다. 문제가 된 나주 벽돌 공장에는 이주 노동자 5명을 포함해 21명이 근무하고 있었지만 위험천만한 가혹행위에도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않았다. 이런 가혹행위가 빙산의 일각일지 모른다는 강한 의구심도 든다.
우리도 한 때는 돈을 찾아 청년들이 해외를 떠돌던 나라였다. 그런 나라에서 먹고 살만하다고 외국인 근로자를 대놓고 학대하는 것은 개구리 올챙이 시절 잊어버린 격이다. 이주 노동자도 우리 경제 한축을 담당하는 파트너다. 그런 그들을 금수처럼 취급하는 나라가 온존할 리 없다. 언제부터 우리가 이런 나라가 됐는지 참으로 개탄스러운 세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