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당선 후 첫 공식 일정으로 호남 지역 수해 현장을 찾아 “호남에 표시나게 보답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끈다. 정 대표의 발언은 오랜 시간 호남 지역민들이 느껴왔던 ‘홀대론’에 대한 깊은 이해와 새로운 국민 주권 시대를 맞아 호남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는 발언이어서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호남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성지로 떠받들어져 왔다. 5·18 민주화운동등은 우리 현대사의 아픈 상처이자 민주주의를 향한 숭고한 정신을 상징하고 있다.
그럼에도 호남은 사회, 경제, 문화 등 다방면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이른바 ‘호남 홀대론’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책사업 배제, 인사상 불이익, 상대적으로 더딘 지역 발전 속도는 이런 인식을 더욱 고착화 시키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호남 홀대는 단순히 경제적 낙후를 넘어 지역 소멸위기 까지 겹치면서 지역민의 자긍심에도 깊은 상처를 주고 있다. 정치인들은 때 되면 “민주화의 성지” 운운하지만 정치적 행사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지역 발전은 뒷전으로 밀려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치인 약속은 믿을 것이 못 된다”는 인식도 팽배해 있다.
그동안 정치권은 수많은 지역 발전을 약속 해왔다. 그런 수많은 정치적 약속들이 공허한 메아리로 끝나면서 호남 민주주화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용당하고 있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적지 않다.
이제라도 정치가 제구실을 하려면 지역 발전 약속을 함부로 하지 말고 하나라도 제대로 챙겨 주어야 한다. 그래야 정치에 대한 신뢰도 생기고 효능감도 갖게 될 것이다.
정청래 대표의 “호남 발전을 표시나게 돕겠다”는 발언은 당대표의 무게감 때문에 큰 기대를 갖게 한다. 정 대표의 발언을 계기로 군 공항 이전과 국립의대 설립등 해묵은 과제들이 당정 협조로 조금씩 진전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엇보다 법사위원장과 탄핵을 이끄는 과정에서 보여준 정대표 특유의 돌파력도 지역 발전에 큰 기대를 모은다. 정청래 대표의 활약을 지역민과 함께 면밀히 지켜보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