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 흥양의병부대 발자취 새롭게 조명
고흥군(군수 공영민)은 ‘고흥 만경암 항일 의병 전적’이 전라남도 기념물로 지정됐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지정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전라남도가 추진한 국가유산 지정 사업의 일환으로, 도내 항일독립유산을 보존·관리하고 민족의 얼이 담긴 소중한 자산을 체계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이뤄졌다.
‘만경암 항일 의병 전적’은 고흥 팔영산 기슭 흔들바위 인근 능가사 산내 암자 터에 위치한다. 험준한 지형과 은폐·방어에 유리한 조건으로, 1909년 한말 전남지역 의병부대의 주둔지이자 전투지로 활용됐다. 특히 흥양 의병부대가 일본군과 치열하게 맞섰던 전투 상황이 문헌에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어, 당시 항일 무장투쟁의 실체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중요한 사료로 평가된다.
1905년 을사늑약 이후 전국적으로 항일 의병이 봉기하던 시기, 고흥 지역에서도 팔영산을 중심으로 무장투쟁이 전개됐다. 당시 신성구 의병대장은 120여 명의 의병을 조직해 만경암에 주둔하며 항일 활동을 이어갔다.
1909년 7월 7일 오후 6시 일본군 토벌대가 기습 공격을 감행하면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고, 이 격전은 다음 날 오후 8시까지 26시간가량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16명의 의병이 전사했으며, 만경암은 고흥 항일 의병 투쟁의 상징적 현장으로 남았다.
고흥군 관계자는 “항일 의병 전적지의 보존과 정비를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의병자료 수집과 전투 기록 확보 등 역사적 실체를 규명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흥 팔영산 만경암에서 산화한 항일 의병 16인을 추모하는 위령제가 오는 29일 오전 10시 점암면 능가사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고훈석 기자 a01099928212@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