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만 ‘광역연합’ 지자체 법인·별도 의회
공동사무 처리 거대 경제·생활권 형성 메가시티 추구
별도 의회 구성 특별지자체장 선출…궁극적 행정통합
광주시와 전남도가 27일 나주시청 대회의실에서 특별지방자치단체(가칭 광주·전남특별광역연합) 추진 선포식을 열었다.
국가 균형성장을 위해 광주와 전남이 손을 맞잡은 특별지자체는 이재명 정부의 수도권 일극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한 ‘5극 3특’의 핵심 행정체제다.
5극 3특은 수도권(서울경기인천)·동남권(부울경)·대구경북권·충청권(세종 대전)·호남권(광주 전남)의 5극, 제주·강원·전북 3개의 특별자치도를 국토 발전 중심축으로 삼는 국가전략이다.
개별적 자치 형태인 특자도와 달리 5극은 광역연합을 구성해 공동사무를 보는 방식으로 지방자치법 제199조에 규정돼 있다.
다시 말해 두 개 이상의 광역지자체가 하나의 특별지자체를 구성해 궁극적으로 행정통합까지 실현해간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특별지자체와 관련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지자체 외청인 현재의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두 개 시도에 걸친 지자체 형태로 특정의 공동사무를 처리해간다”고 설명했다.
특별지자체장 광주시장·전남지사 번갈아 맡아
이정록 전남대 명예교수(전 대한지리학회장)는 상법상 특수목적법인(SPC)과 유사한 기관으로 비유한다.
이 교수는 지역 언론에 “지자체가 공동으로 광역적 사무를 처리할 필요가 있을 때 (특별지자체를) 설치할 수 있다”며 “국내에는 2024년 12월 출범한 충청광역연합이 유일하고, 대표적인 외국 모델은 일본 간사이광역연합을 꼽는다”고 밝혔다.
특별지자체는 기존 지자체와 의회를 유지한 채 특정한 업무 영역을 다루기 위해 구성하는 지자체 법인이며 의회를 별도로 둔다. 의원직은 기존 의원들이 겸하는 방식이며 선출하지 않는다.
특별지자체장은 특별지자체 의회에서 선출하게 되며, 광주·전남의 경우 광주시장과 전남지사가 번갈아 맡는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이중적 행정체제로 조직이 축소되기보다는 확대될 수 있고 비효율적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어 일각에선 곧바로 행정통합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낸다.
특별지자체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지방의회의 의결과 행정안전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명칭은 지자체 간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특별지자체는 거대한 경제 및 생활권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메가시티 형성과 연결돼 있다.
이를테면 광주(140만 명)와 전남(180만 명) 인구 320만 명이 하나의 권역으로 묶어져 광역경제권을 이루게 되며 수도권에 대응하는 힘을 키우게 된다.
하지만 국내 메가시티 개념은 광역경제권, 광역도시권 형태로 인구 500만 명 안팎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또 일반적으로 일컬어지는 단일 대도시(인구 1000만 명) 개념과도 다르다.
합동추진단 구성 연말 출범 목표
광주시와 전남도는 이번 특별지자체 공동사무 1호로 최근 정부 예비타당성조사에서 탈락한 광주~나주 광역철도를 선정했다.
두 지자체는 나주시와 함께 다음 달까지 노선 합의를 완료하고 올해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년) 반영을 목표로 국토교통부와의 협의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공동사무는 산업·교통·관광 등을 대상으로 협의해 추진하며 시도의 공동 이익과 시급한 현안사업을 우선적으로 선정하기로 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올 연말까지 특별지자체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합동추진단을 구성해 특별지자체 운영(조직·재정·연차별 업무계획), 초광역 공동사무와 국가이양사무 발굴, 의회 설치, 규약 제정 등 특별지자체 설립을 위한 사전 준비를 해나갈 예정이다.
또 특별지자체 설치 계획 수립, 국고 지원, 재정기반 구축, 정부 정책 수립 및 입법과정 대응에 필요한 사항을 긴밀히 협력하며 행정통합 방안을 강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은 이와 관련 “이번 광주·전남 특별지자체 선포는 단순히 두 지역의 협력을 선언하는 자리가 아니라 대한민국 균형성장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12월 출범까지 적극 지원해 국가 균형발전의 성과가 실질적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진탄 기자 chchtan@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