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투어패스, 철도 할인과 체험 결합
청년문화예술패스, 만 19세 청년 연 15만 원 지원
정부도 ‘패스’라는 이름의 상품을 도입하며 국민의 문화와 지역 체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교통·관광·문화의 접점을 연결해 이용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동시에 지역사회 활성화와 청년 세대의 문화 향유를 넓히겠다는 취지다. 최근 주목받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농촌투어패스와 청년문화예술패스다.
4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농촌투어패스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지자체와 협력해 마련한 지역 관광형 상품이다. 단순히 철도 이동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농촌 현장의 체험과 관광을 한데 묶어내 ‘여행 패키지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전라권과 경상권, 충청권, 강원권 지역에서 운영 중이다. 운영 방식은 간단하다. 1만 7900원의 농촌투어패스를 구매하면 지정된 먹거리·즐길거리·체험 업체에 24시간 동안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다. 또한 철도 할인도 50%가 적용된다. 예컨대 서울 용산에서 익산까지의 KTX 왕복이 정가 6만 4000원이지만, 농촌투어패스를 활용하면 4만 99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철도 할인 혜택만으로도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다.
이 상품의 특징은 철도 이동 외에도 농촌 현장에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전북 김제에서는 바느질 공방 같은 체험을 할 수 있고, 전북 익산에서는 쌀 쿠키 만들기 같은 농가 체험이 준비돼 있다.
관광지 입장 혜택도 함께 제공된다. 보석박물관이나 왕궁 포레스트와 같은 명소를 무료 혹은 할인된 가격에 즐길 수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음료 서비스까지 포함돼 있다. 이는 단순한 철도 할인권을 넘어 농촌 문화와 체험을 실질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농촌 관광 수요가 늘고, 농가의 새로운 활로가 필요하다는 정책적 배경 속에서 탄생한 이 패스는 ‘지역경제와 관광, 교통을 하나로 묶은 모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농촌투어패스가 지역을 무대로 한 관광 활성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면, 청년문화예술패스는 청년 세대에게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해 매년 지자체들이 시행하는 사업으로, 만 19세가 되는 청년을 대상으로 문화소비를 지원한다.
지원 내용은 구체적이다. 국비 10만 원과 지방비 5만 원을 더해 1인당 최대 15만 원의 포인트를 제공한다. 해당 연령대 청년은 청년문화예술패스 전용 홈페이지에서 본인 인증을 거쳐 신청할 수 있으며, YES24·인터파크·NOL 티켓 등 주요 예매처에서 공연·전시 관람 티켓을 구매할 때 사용할 수 있다.
청년문화예술패스는 단순한 할인권이 아닌 청년층이 스스로 문화생활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문화이용권’ 성격을 가진다. 예매처를 통한 공연·전시를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 패스가 청년의 첫 독립적인 문화소비 경험을 제도적으로 지원한다는 데 있다. 학생 할인에 의존하던 청년들이 이제는 정부가 제공하는 포인트를 활용해 원하는 공연이나 전시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정부가 청년 세대를 문화의 적극적 소비자로 인정하고 뒷받침한다는 정책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정부 주도의 패스형 상품이 갖는 의미는 단순히 비용을 낮추는 데 있지 않다. 농촌투어패스는 철도와 농촌 체험을 결합해 지역 관광을 살리고, 청년문화예술패스는 청년층의 문화 접근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한다. 각각의 대상과 목적은 다르지만, 국민 누구나 생활 속에서 문화와 체험을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길을 넓히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또한 두 패스 모두 지역과 세대라는 특정한 영역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농촌투어패스는 수도권 중심의 관광 패턴을 지역으로 분산시키는 효과를 노리고, 청년문화예술패스는 문화 향유의 세대 불균형을 완화하는 목적을 가진다. 결국 이들 제도는 균형 있는 문화 접근성을 구현하기 위한 정책적 장치로 추진되고 있다.
전경훈 기자 hun@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