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회 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 ‘섬진강별곡’
‘관음미소路 자연미술관’ 잇따라 개막
전남 곡성군이 올가을,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지는 무대로 거듭난다. 실험예술과 자연미술을 잇는 두 개의 문화 프로젝트가 연이어 열리며 곡성의 가을 풍경을 예술적 서사로 채운다.
19일 곡성군에 따르면 오는 10월 23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제23회 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SIEAF 2025)는 올해 주제를 ‘섬진강별곡’이로 정했다. 압록유원지, 도깨비마을, 동화정원, 관음사 숲 등 곡성 곳곳이 공연장이 되며, 한국을 비롯해 뉴질랜드, 노르웨이, 레바논, 일본, 태국, 프랑스 등 7개국 예술가들이 참여한다.
축제의 문을 여는 개막공연 〈섬진강 두꺼비 & 도깨비 잔치〉는 섬진강에 전해 내려오는 설화를 창극·굿·불쇼·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장르로 재해석한다.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의례적 굿판, 도깨비가 되어 즐기는 퍼레이드 형식의 무대는 축제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 될 전망이다.
또한 서울 용산역에서 곡성까지 이동 자체가 하나의 퍼포먼스가 되는 〈화이트몹 퍼포먼스〉, 강을 따라 쓰레기를 수거하며 펼치는 〈섬진강 플로깅 퍼포먼스〉는 ‘정화·재생·연결’이라는 메시지를 담아낸다.
이밖에도 관음사 숲길에서 명상춤과 시 낭송이 어우러지는 〈숲에서 만나는 관음미소〉,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도깨비 낮장〉과 〈동화정원의 동화세상〉, 지난해의 기록을 전시하는 아카이브전, 국제 워크숍과 세미나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한편 곡성 오산에서는 축제에 앞서 9월 19일, 숲을 활용한 새로운 문화예술 프로젝트 ‘숲에서 만나는 자연미술관 – 관음미소路’가 문을 연다. 전라남도와 전남문화재단이 후원하고, 관음마을과 관음사가 함께 준비한 이번 전시는 강희준, 김석환, 김치준 등 국내 작가와 인도네시아 작가 Andi Ramdani, Wisnu Ajitama가 참여했다.
대나무·돌·흙 등 자연 재료를 활용한 대형 설치작품 5점이 숲길에 자리 잡아, 곡성 오산을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변모시켰다.
개막 당일에는 숲속에서 열리는 음악·퍼포먼스 축하공연이 더해져 지역민과 방문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로 꾸며진다. 전시는 상설 운영돼 곡성의 새로운 문화자원으로 자리 잡을 예정이다.
김백기 예술감독은 “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와 관음미소路는 예술을 매개로 지역 공동체와 자연이 연결되는 장”이라며 “곡성이 예술과 생태문화관광의 중심지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훈석 기자 a01099928212@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