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 도전’ 이끄는 ‘슈퍼 히어로’
“청소년 참여 어떻게?” 지도자들 머리 맞대
경험·고민 공유하며 `참여’의 본질 탐구

 누구에게나 ‘처음’은 낯설고 ‘도전’은 두렵다. 하지만 그 과정을 지나온 이들은 진짜 ‘나’를 만나게 된다. 청소년 활동은 끊임없는 시도와 실천의 연속이다. 처음의 설렘, 또 다시 도전, 그리고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과정까지. 광주의 청소년들과 이들을 곁에서 응원하는 지도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도전하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며 성장의 궤적을 그리고 있다. 도전의 방향은 달라도, 그 안에는 각자의 성장과 변화가 있다. 본보는 ‘도전’, ‘재도전’, ‘도전 중’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청소년 활동 현장의 다양한 움직임을 따라가고자 한다. 편집자주

청소년지도사 동아리 참참참(참여하는 참된 청소년지도자들) 정기모임. 사진=광주광역시청소년활동진흥센터 제공.
청소년지도사 동아리 참참참(참여하는 참된 청소년지도자들) 정기모임. 사진=광주광역시청소년활동진흥센터 제공.

 청소년들의 ‘도전’을 이야기할 때, 그들을 곁에서 지켜보고 이끌어주는 청소년지도자들의 도전도 빼놓을 수 없다. 청소년들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지도자들 스스로도 끊임없는 학습과 성찰이 필요하다. 광주지역 청소년지도자들이 모여 만든 학습동아리 ‘참참참’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참참참’은 ‘참여하는 참된 청소년지도자들’의 줄임말이다. 이름처럼 청소년들의 ‘참여’란 무엇인지, 또 이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지 고민하고 학습하는 장으로 자리 잡았다.

 ‘참참참’ 동아리에는 총 8명의 청소년지도자가 참여하고 있다. 손찬영(광주북구청소년수련관), 김채정(서구청소년문화의집 시소센터), 김지영(광주청소년활동진흥센터), 심상희(광주광역시청소년수련원), 이승서(광주광역시원당산청소년문화의집), 장소정(광주광역시화정청소년문화의집), 정홍규·윤수영(광산구청소년수련관) 등 기관도 직급도 제각각이다.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모여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처럼 서로 다른 현장의 지도자들이 ‘참여’라는 같은 고민을 나누며 학습하는 장이 바로 ‘참참참’이다.

 이들은 정기모임을 통해 청소년 주도 학습형 참여기법을 배우고, 다양한 사례를 견학하며 현장 적용 방안도 공유하고 있다. 사례 발표와 논의를 거치면서 청소년 참여활동의 본질을 탐구하고 학습해, 청소년들의 주도적인 참여를 이끌고 조력자·지도자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청소년지도사 동아리 참참참(참여하는 참된 청소년지도자들) 정기모임. 사진=광주광역시청소년활동진흥센터 제공.
청소년지도사 동아리 참참참(참여하는 참된 청소년지도자들) 정기모임. 사진=광주광역시청소년활동진흥센터 제공.

 김지영 광주청소년활동진흥센터 지도자는 지난해 청소년참여위원회 운영을 맡으며 근본적인 고민에 직면했다고 한다. 그는 “청소년 참여란 무엇인가, 왜 청소년들은 참여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며 “지도자들이 각자 현장에서 혼자 고민은 하지만 이를 풀어내고 공유하는 자리는 없었다. ‘참참참’은 그런 갈증을 풀어낼 수 있는 장이었다”고 말했다.

 청소년참여위원회와 청소년운영위원회는 운영 목적과 방식은 달라도 ‘참여’라는 관점에서는 공통된 목표를 지닌다.

 김 지도자는 “청소년 참여는 거창한 것만이 아니다. 일상에서 작은 변화를 발견하고, 그것을 말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며 “이 과정을 교육으로 명시하지 않더라도 청소년의 자립적이고 주체적인 성장을 위한 교육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참참참’은 바로 이런 고민을 나누기 위해 만들어졌다. 정답을 찾기보다는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적용해 보는 자리다. 김 지도자는 “지도자들은 모두 다른 방법을 갖고 있고 맞고 틀림이 없다기보다 다 다를 뿐”이라며 “이곳에서는 각자의 고민을 꺼내놓고 서로 배우며 적용해 보는 일종의 ‘대나무 숲’이 된다”고 설명했다.

 ‘참참참’은 2025년 4월부터 12월까지 8회차 정기 모임을 계획하고 있다. 지금까지 세 차례의 만남이 이뤄졌다. 첫 모임에서는 활동 계획을 세우고 청소년 참여 관련 도서를 선정했다. 백수연(꿈쌤) 저자의 ‘우리가 만드는 변화의 시작 10대를 위한 사회참여 이야기’를 함께 읽고, 각자 현장에서 겪었던 어려움과 고민을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청소년지도사 동아리 참참참(참여하는 참된 청소년지도자들) 정기모임. 사진=광주광역시청소년활동진흥센터 제공.
청소년지도사 동아리 참참참(참여하는 참된 청소년지도자들) 정기모임. 사진=광주광역시청소년활동진흥센터 제공.

 김 지도자는 “책을 읽고 나눈 대화에서 서로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가장 인상 깊었다”며 “겉으로 드러내지 않아도, 청소년들의 참여 동기를 끌어내는 게 쉽지 않다는 점에서 모두가 공감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참여자들은 기관마다, 맡은 사업마다 조건이 다르지만 청소년 참여를 어떻게 촉진할 것인가라는 고민만큼은 같았다. 그래서 이 모임은 자연스럽게 ‘공감의 장’이 되고 있다.

 김 지도자는 청소년 참여의 본질을 묻는 질문에 “참석과 참여의 차이를 아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참석은 단순히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고, 참여는 활동에 임하는 적극적 자세를 뜻한다”며 “청소년 활동도 프로그램에 따라 참여의 정도가 다르지만, 중요한 건 그 경험을 스스로 회고하고 의미를 찾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참참참’은 지도자들에게도 도전이다. 바쁜 일정 속에서 일정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참여자 모두 학습동아리의 의미를 공유하며 시간을 냈다. 김 지도자는 “큰 변화는 아니더라도 같은 고민을 가진 동료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힘이 된다”며 “혼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다시 청소년들을 더 들여다보게 됐다”고 밝혔다.

 지도자로서 배운 점도 있었다. 그는 “사무나 사업에 밀려 청소년 개개인보다 일에 치우칠 때가 많다”며 “하지만 청소년 한 명 한 명에 대한 관심으로 함께하는 선생님들을 봤다. 관심에서부터 발견이 온다는 말에 공감하며, 작은 말과 사소한 변화를 더 잘 살피는 지도자가 돼야겠다고 다짐했다”고 강조했다.

청소년지도사 동아리 참참참(참여하는 참된 청소년지도자들) 정기모임. 사진=광주광역시청소년활동진흥센터 제공.
청소년지도사 동아리 참참참(참여하는 참된 청소년지도자들) 정기모임. 사진=광주광역시청소년활동진흥센터 제공.

 또 “도전은 나의 무기”라고 정의했다.

 그는 “성공과 실패라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힘들다면 그것은 아직 과정일 뿐이다. 이 과정을 무기 삼아 끝까지 살아내는 것이 도전의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목표도 분명하다. 청소년참여위원회가 매년 발굴하는 정책 제안 과제가 단순히 아이디어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제도로 반영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김 지도자는 “청소년들이 낸 목소리가 지역에 퍼지고 제도로 이어지게 하는 것은 지도자들의 몫”이라며 “청소년 참여위원회의 정책 제안이 실현될 수 있도록 체계를 만드는 게 앞으로의 도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경험이 너도 성장하고, 나도 성장하는 동반성장의 과정이 큰 힘이 될 것 같다”며 “앞으로도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청소년들의 도전 뒤에는 같은 고민을 나누며 길을 닦아가는 지도자들의 도전이 있다. ‘참참참’은 그 사실을 다시금 보여주고 있었다.

 박현아 기자 haha@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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