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부터 최고령 시민까지 가족과 함께 염원

27일 제2회 백만평 광주숲 조성 걷기 대회에 참여해 걷고 있는 광주 시민들.
27일 제2회 백만평 광주숲 조성 걷기 대회에 참여해 걷고 있는 광주 시민들.

 군공항 이전 부지에 백만평 숲을 만들자는 시민적 염원을 담은 걷기대회 현장은 웃음과 땀, 그리고 희망으로 가득했다.

 지난 27일 열린 ‘제2차 백만평 광주숲 조성 걷기대회’에는 청소년부터 동호인, 어르신까지 다양한 시민들이 참여해 서창동 영산강변 코스를 걸었다. 군공항 이전 부지 250만 평 가운데 100만 평을 숲으로 조성하자는 취지에 공감하며, 시민들은 각자만의 방식으로 숲의 미래를 그려보았다.

 행사장에는 부모님 손에 이끌려 나온 어린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박준영(8) 군은 땀에 젖은 얼굴로 “원래는 1등으로 들어오고 싶었는데 조금 늦어서 아쉽다”며 웃었다. 이어 “엄마가 가자고 해서 처음엔 싫었는데, 막상 걸으니까 힘들면서도 숲이 생기면 진짜 멋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 군의 아버지 박진우 씨는 “온 가족이 함께 걸으니 힘든 줄 모르겠다”며 “군공항 부지가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지만 꼭 숲이 조성돼서 우리 아이들 세대가 마음껏 뛰놀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부모님과 함께 나온 서아랑(12) 양은 “아침부터 걸어서 힘들었지만 끝까지 완주하니 보람이 있었다”며 “이곳에 숲이 생기면 제가 좋아하는 그네가 있었으면 좋겠다. 다음에도 또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27일 닐리리만보 걷기 동호인들이 백만평 광주숲을 염원하며 걷고 있다.

 걷기를 생활화한 ‘닐리리만보’ 동호회원들도 단체로 참가했다. 이들은 하루 1만 보를 목표로 매일 인증하고, 한 달에 한 번은 모여 함께 걷는 ‘걷기 마니아’들이다.

 윤지숙 대표는 “광주에 숲이 많지 않은데, 백만평 숲이 만들어지면 시민들이 가장 먼저 찾는 명소가 될 것”이라며 “천변은 걷기 좋았지만 일부 구간은 자전거와 섞여 다녀 조금 위험했다. 앞으로는 숲길에서 안전하게, 여유롭게 걸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 보를 걸으면 건강도 좋아지지만 기분이 확 좋아진다”며 “내년 걷기대회에는 더 많은 시민이 함께했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회원 송모 씨도 “광주는 도심에 숲이 부족하다. 아이들과 함께 쉴 수 있는 공간이 꼭 필요하다”며 “백만평 숲이 조성되면 시민들의 자랑거리가 될 것으로 아이들도 너무 좋아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최고령 참가자의 의지도 빛났다. 이강자(81) 씨는 지친 기색 없이 “나는 더 멀리도 걸을 수 있다”며 “숲이 생기면 편하게 걸으면서 건강을 챙길 수 있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현아 기자 haha@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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