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래 현 군수 맞서 유근기·박웅두 거론
곡성군 부실 행정 감사 결과 등도 선거 변수
내년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선거가 9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지금, 각 선거구에서는 다양한 후보군이 출마 채비를 서두르는 등 열기가 서서히 고조되고 있다. 본보는 광주·전남지역 각 선거구별 입지자와 선거 구도를 점검하는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내년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전남 곡성군수는 현직과 전직, 제3지대 후보까지 거론되며 복잡한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 재선거를 통해 당선된 조상래 군수가 연임에 나설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유근기 전 군수와 박웅두 조국혁신당 지역위원장 등 도전자들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국민의힘 재도전 여부와 최근 감사 결과에서 드러난 전임 군수 시절의 부실 행정 문제까지 겹치며, 선거판에 적지 않은 변수가 생길 전망이다.
조상래 현 군수는 지난해 10월 치러진 재선거에서 55.26%(8706표)를 얻어 세 번째 도전 끝에 당선됐다. 이후 혼란에 빠져 있던 군정을 안정시키며 현직 프리미엄을 쌓아왔다.
그는 △군민 버스 무료화 △군민 기본소득 지급 △농가 퇴비 무상 지원 △공공형 계절근로사업 확대 △농번기 마을급식 지원 △24시간 어린이집 돌봄제 시행 등 생활 밀착형 정책을 추진하며 체감 성과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고향사랑기부제를 활용해 소아과 전문 인력이 곡성에 상주할 수 있도록 한 점은 의료 사각지대 해소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다만, 군정 전반에 대한 재정 부담과 행정 신뢰 제고는 풀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민선 6·7기 군정을 이끌었던 유근기 전 군수도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 불출마, 2024년 총선 도전 무산을 거치며 정치 일선에서 한 발 물러나 있었지만, 지역에선 여전히 가장 큰 대항마로 분류된다.
8년간의 군수 경험과 행정력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그는 “중단 없는 발전”을 강조하며 출마 명분을 다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감사원이 곡성군을 상대로 실시한 감사에서 전임 군수 시절의 행정 부실과 위법 사례가 다수 드러나면서, 과거 행정 운영에 대한 평가와 책임론이 향후 선거 과정에서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재선거에서 35.85%(5648표)로 2위를 기록한 박웅두 조국혁신당 지역위원장도 다시 출마가 예상된다. 귀농 후 농민회 활동, 교육·시민사회 운동 등을 이어온 그는 꾸준히 “농민과 서민의 정치”를 강조해왔다.
다만 선거비용 초과 지출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80만 원)을 선고받아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행보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총선과 재선거에서 보여준 성과는 민주당 일강(一强) 구도의 곡성에서 의미 있는 변수로 평가된다.
보수 정당이 취약한 곡성에서 국민의힘이 다시 후보를 낼지도 관심사다. 지난해 재선거에서 최봉의 후보가 3.48%에 머물며 ‘호남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중앙당 차원의 지원이 강화될 경우 돌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지역에서는 이외에도 새로운 출마자가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돼, 군수 선거 구도는 당분간 유동적일 것으로 보인다.
곡성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다. 그러나 최근 조국혁신당의 약진, 전임 행정 부실에 대한 피로감, 생활 현안을 둘러싼 주민 불만 등이 겹치며, 민심이 정당보다는 인물 중심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현아 기자 haha@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