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원호 건축사
추원호 건축사

1991년 첫 삽을 뜬 새만금 사업은 34년의 긴 세월 동안 전북도민들의 간절한 인내와 기다림 속에서 진행되어 왔다.

2006년이 되어서야 방조제가 간신히 완공되었고, 2024년에 들어서야 비로소 도로가 개통되며 바닷속에 묻혀 있던 땅이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 사이 수많은 정부가 바뀌고 정책이 뒤바뀌는 동안, 전북도민들은 오로지 새만금의 완성을 통한 지역 발전과 국가 균형 발전만을 바라보며 묵묵히 견뎌왔다.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새만금 개발 사업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도민들의 가슴은 오랜만에 설렘과 희망으로 뛰기 시작했다. 특히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은 단순한 교통 인프라를 넘어, 새만금을 국제 경제의 관문으로 만들고 세계와 연결하는 핵심 동력이다.

새만금에 조성될 미래 산업단지, 수출입 물류 기지, 관광산업은 모두 공항 건설 없이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새만금 국제공항은 단순한 공항이 아니라 2036 하계올림픽유치 국내 후보지역으로 선정되었고, 전북 경제를 다시 일으키고 국가의 남북 균형 발전을 실현할 마지막 기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법원이 새만금 국제공항 기본계획 취소 판결을 내린 데 이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까지 제기되었다는 소식은 그야말로 날벼락 같은 충격이었다.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 사유가 ‘조류 충돌 위험’이라는 점이다.

조류 충돌은 전 세계 모든 공항에서 공통적으로 관리하는 사안이다. 인천국제공항 역시 매립지에 세워졌지만, 첨단 탐지 레이더와 음향 장비, 조류 서식지 관리 시스템을 통해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다. 김

해국제공항, 군산공항 등 국내의 다른 공항들도 동일한 문제를 기술적으로 극복하며 수십 년간 안전 운항을 이어오고 있다.

조류 충돌 가능성을 이유로 국가 핵심 인프라 건설을 멈추자는 것은 균형을 잃은 판단이다. 이는 마치 자동차 사고 위험이 있으니 도로를 없애자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

새만금 국제공항 또한 사업 초기부터 철저히 이 문제를 검토하였고, 최신 장비와 관리 체계를 갖추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류 충돌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업을 중단시킨다면, 이는 도민들의 염원과 국가적 비전을 가볍게 짓밟는 행위이다.

이번 집행정지 가처분이 인용된다면 그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하다. 새만금 개발 사업은 이미 수십 년간 지체되어 왔으며, 그 과정에서 수많은 투자와 기업 유치가 좌절되었다.

이제야 겨우 첫걸음을 내딛으려는 시점에서 공항 건설이 또다시 중단된다면, 새만금에 대한 국내외 투자 신뢰는 완전히 무너질 것이고, 전북은 다시금 낙후와 소외의 늪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국가가 추진 중인 전략산업, 신재생에너지 허브, 글로벌 물류 중심지 계획 또한 연쇄적으로 무너져,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 자체가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법원은 단순히 한 지역의 이해관계를 넘어, 국가 전체의 공익과 균형 발전을 바라보아야 한다.

조류 충돌 위험은 과학적 관리와 체계적 대비로 충분히 해결 가능한 사안이다. 하지만 사업이 중단되면 되돌릴 수 없는 경제적, 사회적 손실이 발생하며, 이는 전북도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 국민에게 큰 피해로 돌아올 것이다.

전북도민들은 지난 34년 동안 수없이 기다리고 또 기다려왔다. 그 기다림 속에는 희망이 있었고, 때로는 절망도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시간을 견디며 도민들은 새만금이 반드시 완성될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법원이 만약 이번에도 사업의 발목을 잡는다면, 도민들의 마음은 다시 산산조각 나고 말 것이다.

조류 한 마리의 충돌 가능성이 사람들의 미래와 국가의 발전보다 우선일 수는 없다.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은 단순한 지역사업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대역사이다.

법원은 이번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반드시 기각함으로써, 산업화에 소외되어 낙후의 길을 걸어온 전북이 다시일어설 수 있도록 하여 주시고, 새만금 개발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현명하고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것이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정의로운 판단이며, 34년을 기다려온 전북도민들의 염원에 응답하는 길이다.
추원호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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