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 제수용품 사러 문전성시
떡·육고기 값 올라 상인들도 소비자도 울상
온누리상품권·민생쿠폰 교차사용 혜택 누려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광주 서구 양동시장에 시민들이 북적이고 있다.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광주 서구 양동시장에 시민들이 북적이고 있다.

 최장 10일간의 추석 연휴가 다가오며 재래시장도 일찌감치 활기를 띄며 분주해지고 있다. 제수용품에 올릴 조기와 색이 뚜렷한 제철 과일, 송편부터 가족 친지와 나눠먹을 LA갈비까지.

 보기에도 눈이 즐거운 추석 음식을 장바구니에 한가득 담을 때마다 상인들은 더할 나위 없다. 장바구니 물가가 여전히 높다고들 하지만,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와 민생회복 소비쿠폰까지 더해 조금은 주민들이 한시름 놓는다. 한가위 명절을 앞두고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광주 최대 전통시장인 양동시장의 풍경이다.

 “밀감 1Kg에 1만 원!, 싸고 다디 단감 맛보세요!”

 1일 서구 양동시장 중앙로 한 구석. 리어카 가득 귤을 담은 채 시장을 오가는 김상태 상인이 목청껏 외친다. 추석 대목을 놓칠새라 김 씨는 시장 빼곡히 들어선 사람들을 비집고 부단히 귤을 홍보했다.

 김 씨는 “추석 연휴가 곧인데, 아침부터 일찍 나와 장사하고 있다”며 “요즘 대부분 간편하게 온라인몰로 주문하다 보니, 예전만큼은 벌지 못하지만 열심히 팔면 저도 모르게 웃지 않을까”라며 추석 대목의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전집 상인이 추석 제사상에 올릴 전을 진열하고 있다.
전집 상인이 추석 제사상에 올릴 전을 진열하고 있다.

 추석 제사상에 올릴 제수용 음식 점포를 중심으로 활기를 띄지만, 정육점 상인들은 다소 걱정이 많다. 육고기 값이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대명식육점 직원인 조모 씨도 최근 상승한 육고기 값이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다. 그럼에도 “온누리상품권 덕에 조금은 숨통이 트였다”고 말한다.

 조 씨는 “추석을 앞두고 앞다리살이나 삼겹살, LA갈비를 주로 많이 찾는다. 원래 돼지고기는 1kg 기준 6000원대였는데, 최근 7000원으로 올랐다. 100g당 300~500원 수준으로 오른 셈”이라면서 “그나마 결제액의 최대 20%까지 온누리상품권 환급이 이뤄지다 보니, 추석 앞두고 육고기를 많이 사러 온다”고 말했다.

 추석 대표 음식인 제사떡, 시루떡, 절편에 들어갈 멥쌀가루 가격도 많이 올랐다고 떡집 가게들은 한목소리로 말한다.

 30년간 무등산떡집을 운영하는 최효복 씨는 “예전같으면 멥쌀 한 포(20kg 기준)에 5만 1000원대였다면, 지금은 6만 원이 훌쩍 넘어간다”며 “특히 예전처럼 친지들이 다 모이지 않아 추석 떡 주문이나 사는 분이 전보다는 줄었다. 예전에는 밤하늘 별 바라보며 들어갈 만큼 대목이었는데, 시대에 따라 추석 문화도 많이 변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올해 반찬가게를 개업한 이정자 상인이 오늘 만든 배추김치를 손보고 있다. 
올해 반찬가게를 개업한 이정자 상인이 오늘 만든 배추김치를 손보고 있다. 

 그나마 가정집에서도 많이 사먹는 반찬가게는 물가 상승 여파에서 비껴나 있는 모습이다.

 일등반찬가게에서 장사하는 이정자 씨는 “오는 고객에게 질 안 좋은 김치를 드릴 수는 없다 보니, 맛 좋은 월동배추를 권할 수밖에 없다”며 “그렇다고 반찬가격을 무작정 올릴 수는 없으니, 약간 중량을 줄여 판매하다가 다시 가격이 안정되면 원래대로 반찬거리를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동복개상가에서 30년 넘게 커텐과 이부자리 판매하다 최근 업종을 바꿔 반찬가게를 개업했다”며 “추석 앞두고 더 깨끗하고 맛 좋은 반찬거리를 매일 만들고 있으니 많이들 찾았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양동시장을 찾는 지역민들은 온누리상품권과 민생쿠폰을 교차로 요긴하게 사용하며 혜택을 누리고 있었다.

 실제로 이날, 양동시장 게이트 2번 인근 온누리상품권 환급처에는 수백 미터에 달할 만큼 긴 줄이 생겨 환급을 받으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대다수 지역민들은 점포에서 결제한 영수증을 꼭 지참한 채 ‘내 차례가 언제 오나’ 앞자리 줄을 향해 고개를 내민 채 오랜 기다림을 견뎠다.

 이날 양동시장이 준비한 환금액에 쓸 예산이 5000만 원인데, 이중 3000만 원 이미 소진됐을 만큼 인기가 높다.

 환급처에서 만난 김옥순(70) 씨는 “오늘 삼겹살은 민생쿠폰으로 사고, 과일은 온누리상품권을 구매해 환급금을 받으려 왔다”며 “혜택이 큰 만큼 당분간 자주 양동시장에 올 참”이라고 말했다.

 최문석 기자 m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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