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잇소] (26) 광주청년센터 이양현 씨

이양현 씨.

 -안녕하세요.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광주청년센터’에서 청년정책팀 주임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양현입니다. 제 일을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조금 어려운데요. 다양한 분야에서 청년들을 지원하는 곳이기에 폭넓은 업무를 함께 고민하고 실행하면서 동료들과 지혜와 힘을 모아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는 직장과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광주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리턴 청년’이기도 한데요. 청년 유출이 심해지는 현실 속에서 지역으로의 ‘리턴’이 청년에게 또 다른 행복의 선택지가 될 수 있도록 광주에서의 삶을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현재 직업을 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시나요?

 △ 저는 고등학생 시절 전교 학생회장, 군 복무 시절에는 부대 상담 병사, 사회생활에서는 대학교 교육 조교, 아동보호전문기관 사례관리 상담사, 청소년 수련관 청소년지도사 등 항상 누군가의 소리를 들어주고 도우며 살아왔습니다. 항상 경청하던 저는 광주를 떠나 타지에서 일을 하던 중 ‘내 이야기는 누가 들어주지?’라는 생각에 번아웃이 오기 시작하였습니다. 결국 일을 그만두고 광주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하고 무작정 짐을 싸서 다시 광주로 왔습니다. 청년으로서 내 이야기를 누군가가 들어줄 수 있을까 하며 알아보다 광주청년센터를 알게 되었고 센터에서 일을 하면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것을 다른 청년들과 공유하며 옳은 일을 하고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막상 입사한 뒤 많은 일들에 치여 정신이 없었지만, 청년들을 위해 같은 광주 청년으로서 대변하여 소리를 내주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광주청년정책포럼 진행을 맡고있는 이양현 씨.

 타지서 ‘번아웃’ 광주로 리턴

 -광주청년센터에서 어떤 업무를 하나요?

 △ 제가 속한 청년정책팀은 청년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정책 생태계를 설계하고 실행하는 전략적인 부서입니다. 단순히 만들어진 정책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의 현실과 청년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새로운 정책 방향을 제시하며 지속가능한 청년정책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 중 저는 청년들의 심리적 어려움을 덜기 위해 전문상담기관과 연계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음건강상담소’, 광주 청년이 직면한 현실과 욕구를 조사하여 향후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는 ‘청년정책연구실’, 그리고 행정·전문가·청년단체 및 활동가 등 다양한 주체들이 모여 청년정책의 과제를 논의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광주청년정책포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센터 개소 10주년을 맞아 청년들이 인식하는 ‘청년센터’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고민해보는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올해 포럼은 오는 10월 28일(화)에 진행될 예정입니다.

 -10월 28일(화)이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관심있는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광주청년정책포럼’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주세요!

 △ 이번 ‘광주청년정책포럼’은 ‘우리는 왜 청년을 위해 뭉칠 수 없는가?’라는 주제로 진행됩니다. 현재 광주에는 여러 청년 유관기관이 운영되고 있지만 각 기관의 역할과 여건이 달라 협력이 원활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요. 이런 기관 간의 단절은 결국 청년 지원의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포럼을 통해 서울시와 광주시의 사례를 함께 살펴보며 현실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하려 합니다. 전문가와 실무자 그리고 청년 당사자가 함께 참여하는 자리인 만큼 다양한 시각의 의견이 오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청년 여러분의 목소리가 정책 대안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광주 청년들을 위한 이런 정책도 있으면 한다! 하는 정책이 있을까요?

 △ 지역에 애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청년들이 떠나지 않도록 삶을 보듬어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센터에서 2년째 청년 실태조사 및 설문조사를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청년들이 가장 크게 고민하는 부분이 여전히 ‘직장’과 ‘주거’ 문제라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모든 청년에게 맞춤형 일자리나 주거 공간을 제공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작은 시도부터 시작하면 희망이 보이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첫 직장 생활을 시작한 청년, 경력단절여성청년을 위한 지원과 같은 대상별 세심한 정책은 청년 개인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광주로 새로 전입한 청년들에게도 정착 웰컴 키트를 제공하거나, 지역 청년과 전입 청년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커뮤니티(공간)를 제공해 주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런 작은 정책들이 모여 청년들의 생활에 스며들었을 때 청년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립준비청년 정책상담 중인 이양현 씨.

 ‘우리는 왜 청년을 위해 뭉칠 수 없는가?

 -앞으로의 계획이 어떻게 되나요?

 △ 직업적으로는 경험과 전문성을 겸비한 ‘올 라운더’으로 거듭나는 것이 계획입니다. 올해부터 복지정책 관련 대학원을 다니고 있지만 여유가 된다면 관련 자격증까지도 1년에 1개 이상은 취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제 삶을 담아낸 짧은 산문집을 5년 안에 출간하는 것이 계획입니다. 2018년에 ‘시시때때’라는 짧은 시집을 출간했었던 경험이 있고 2023년에는 작은 문예지 신인문학상에 등단하기도 했는데요. 사실은 어디 가서 작가라고 저를 소개하지는 않지만, 최근에 문학 작품보다 사업계획서를 더 많이 쓰다 보니 다시 제 생각을 담은 글을 써보고 싶고 글을 모아 책으로 만들어 세상에 다시 펼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청년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 사실 제가 광주로 ‘리턴’하게 된 이유는 단순합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제 삶의 뿌리가 모두 이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청년센터에 근무하며 ‘지역’과 ‘청년’을 이야기하는 것도, 제가 어떤 ‘전문가’이기 이전에 제가 자란 이 지역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보고 계신 여러분도 각자의 자리에서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을 거라 믿습니다. 우리 모두가 ‘바로 지금, 여기’에서 행복할 수 있도록, 한 발짝 더 나아가고, 한 번 더 용기내는 광주 청년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광주청년센터 교류협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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